야구 경기가 시작하기 하루 전 양 팀의 선발투수가 공개된다. 보통 한 팀당 5명의 선발투수 라인업으로 로테이션을 도는데 (물론 팀 by팀으로 외인 1,2 선발을 제외하고 제대로 된 라인업도 없는 경우도 있고 선발 자원이 넘쳐나서 6 선발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A팀의 에이스와 B팀의 신인선수가 맞붙는 일정을 본다면 높은 확률로 A팀의 승리를 예측한다. 그렇지만 야구가 재밌는 건 그 높은 확률을 무참히 깨트리는 반전을 품고 있다는 점이다.
야구를 보면서 재밌는 점은 팀도 같고 선수 라인업도 똑같은데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경기가 진행되다 보니 선수 개인 개인의 컨디션에 따라서 그 퍼포먼스 또한 달라진다는 점이다. 한 달, 한 시즌으로 놓고 보면 평균적인 수치로 기량이 평가되는데 매일매일의 결과는 평균적인 그것과는 다른 법이니까.(바로 이게 통계의 미학 아니겠나.) 늘 3할을 치는 타자라고 해도 어느 날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무안타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무안타면 다행이게? 병살, 병살, 땅볼로 선행주자 죽이고 본인은 세잎. 이렇게 3타수를 채워버리면 환장하는 거다. 믿는 도끼에 발등이 제대로 찍히는 ….)
사람들은 때론 확실함을 원하고 그 확실함 속에 숨어있는 불확실성을 즐긴다. 시즌이 끝나도 이 선수는 3할을 칠 거라는, 이 선수는 10승은 넘길 거라는 확신과 내가 볼 우리 팀의 오늘 경기는 승리할 거라는 불확실성 그 모든 반전을 떠안고 있는 야구라는 스포츠.
내가 보는 경기가 사이클링 히트를 치고도 승리하지 못하는 유일한 경기가 될 수도 있고, 상대 투수의 17 탈삼진 기록의 희생양이 되는 경기가 될 수도 있다. 또 어떤 때는 야수가 포수 마스크를 쓰면서도 이기는 기묘한 경기를 보게 될 수도 있고 잊지 못할 영화 같은 끝내기로 승리하게 되는 수많은 경기를 보게 된다. 야구를 보는 모든 팬들은 내가 보는 우리 팀의 경기가 이런 반전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가시적으로 보이는 수치와 기록 선수들의 기량 외에 야구라는 스포츠가 갖고 있는 그 반전의 매력에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가 없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