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받은 부케만 다섯)
아는 언니의 결혼식에서 처음 부케를 받은 지 언 7년이 훌쩍 지났다. 그 후로도 여러 번, 친구들의 부케를 받았고 나는 언제나 그렇듯 당시 옆에 있던 남자와 결혼을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다양한 이유와 핑계로 인해 나의 결혼은 현실이 되지 않았고 그렇게 ‘옛다 모르겠다’ 하는 마음으로 현재를 살고 있었다.
그런 내가 지금 내 청첩장에 들어갈 문구를 쓰고 있는 것이다. 글 좀 쓴다 하며 우쭐했던 나인데, 그래서 친구의 이력서나 연애편지, 청첩장은 물 흐르듯 써 내려갔던 나인데, 내 청첩장에 들어갈 서너 줄 문구를 적는 데는 족히 하루 반나절이 걸렸다. 막연하게만 꿈꿔온 나의 결혼이 현실이 되는 지금 이 순간이 뭔가 모르게 설레면서도 괜히 낯설기도 하고 그렇다.
그 어느 때보다 신경 써서 만든 나의 청첩장이 배송된 그날 밤, 나는 350장의 청첩장과 100장의 감사장을 앉은 그 자리에서 모두 접었다. 나의 청첩장이란 사실 하나 만으로도 전혀 힘들지도 지루하지도 않을 이유가 됐기에. 배송이 되자마자 개인 SNS에 올린 것도 나만큼이나 나의 결혼을 기다려온 나의 친구들에게 알리는 의미도 됐지만, 그냥 나도 결혼한다고 대중에게 자랑하고 싶었던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내가 애지중지 하는 나의 공간, 블로그에도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언젠가 내가 결혼을 하게 된다면, 그때 만들고 싶었던 카테고리, '나의 웨딩', 드디어 나에게도 그런 날이 온 것이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나는 ‘나의 결혼식’을 위해 준비 중이다. 이 시간조차 행복한 거 보면, 진즉 나는 결혼을 했어야 했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지금이라도 해서 천만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