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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산여자김작가 Nov 05. 2021

너를 낳고

(feat. 밥만 잘 먹더라)


40시간 금식을 한 후 드디어 첫 식사를 할 수 있었어. 흰 죽과 미역국이 전부였지만 세상 행복하게 먹은 한 끼였던 것 같아. 국물까지 싹싹 긁어먹고 병원 복도를 걸으러 나갔어. 복도 한편에 체중계가 있길래 얼마나 빠졌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딱 올라갔는데,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네. 우리 딱풀이를 출산했음에도 엄마의 몸무게는 줄어든 게 아니라 더 늘어났다는 거야. 첫 식사에 설레는 중이었는데 동시에 충격을 먹은 날이기도 해. 다시 임신 전 몸무게로 돌아갈 수 있겠지? 이 날 만큼은 우리 딸 얼굴을 못 봐 집중치료실 앞을 서성이던 슬픔보다 몸무게 충격이 더 커서 한동안 우울감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거 같아. 그냥 울적한 하루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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