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Tap the Bigger World!

<권고사직받은 억대 연봉자의 사업 도전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by 투워즈

나: "지멘스 글로벌 CEO가 되겠습니다."

???: "???"

첫 직장에서의 3년 3개월 동안 나는 회사 안팎으로 여러 분들께 이렇게 외치고 다녔다. 함께 일했던 인턴 직원으로부터, 한국 지멘스 회장님과 독일 지멘스 그룹 회장님에게까지 한결같이 말했다.


1) 지멘스 CEO로부터 받은 편지

아래 이메일은 당시 지멘스 그룹 회장이었던 Joe Kaeser 회장님에게 쓴 나의 이메일에 대한 답장이다. 첫 문장에서 "Joe 회장님이 출장 일정이 많으신 관계로 이메일을 대신 보냅니다."라고 되어 있기에, 나는 Joe 회장님의 비서로부터 회신이 왔나 싶었다.

이메일을 주~욱 읽고 난 후에야 이메일의 발신자가 독일 지멘스 사업부의 CEO라는 것을 알았다. 틀림없이 수많은 일들을 소화하고 있었을 그였을 테지만, 먼 나라 한국의 작은 연구소에서 일하는 말단 사원의 큰 꿈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충분히 많은 고민과 함께 '글로벌 CEO, 이사회 멤버가 되기 위한 네 가지의 선행조건'에 대해 조언해 주셨다. 당시 말단직원인 나로서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글로벌 기업의 경영진이 나의 꿈에 관심을 갖고 조언해 준다는 것이 너무도 소중하게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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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멘스 현 회장님과의 만남

위와 비슷한 느낌은, 당시 지멘스 그룹 부회장이었던 Roland Busch와의 만남에서도 동일하게 이어졌다. SIBAC이라는 한국국제경제자문단 미팅 참석차 서울을 찾았던 그를 만나기 위해, 나는 연차를 쓰고 아침 일찍 회의 장소로 향했다. 마침 엘리베이터를 타고 미팅장소로 올라가는데, 한국 지멘스 김종갑 회장님과 함께 Roland Busch 부회장님이 함께 타셨다. 나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하고 당신을 만나기 위해 왔다고 말씀드렸더니 옅은 미소로 웃으며 반겨주셨다. 곧 시작하는 회의 일정으로 인해 간단한 인사만 나누고 헤어졌다. 회의장은 마치 오케스트라 공연이 펼쳐질 것 같은 강당이었다. 큰 원탁을 놓고 유수의 글로벌 기업 회장, 부회장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울의 발전 방향에 대해 제언하는 자리였다. 나는 2층 어딘가에 앉아 기자분들과 함께 미팅 내용을 들었다. 한 시간쯤 흘렀을까. 첫 번째 쉬는 시간이 되었다. 나는 서둘러 1층으로 가서 부회장님을 찾았다. 마침 화장실에서 나오는 그를 만났다. 키가 2m가 훌쩍 넘는 그가 허리를 숙여 나의 질문에 귀 기울였다.


jensen-huang-roland-busch.jpg 엔비디아 젠슨 황과, 내가 만나 뵈었던 지멘스의 롤랜드 부쉬 (출처: 엔비디아 공식 홈페이지) 키가 정말 크시다..


나는 당시 독일 지멘스가 시리아 난민들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에 대해 언급하고 이러한 류의 프로그램이 향후 북한과의 통일 이후 우리나라에도 도입될 수 있을지.. 등의 질문을 드렸다. 그리고 한 가지 질문을 더 드려도 될지 여쭙고는 이렇게 질문했다. "If you meet a young Korean guy who dreams of being a Siemens Global CEO, what advice would you give to him?"

그는 짧게 대답했다. "Let me think for a few minutes." 그리고 정말로, 회의장 문 앞에 서서 적어도 2분 이상은 깊게 고민했다. 장내에서는 미팅 시작을 알리는 사회자의 목소리가 스피커 너머로 들렸다. 서둘러 돌아와 달라는 재촉이었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 않고 나에게만 집중했다. 최선의 대답을 하기 위해 누가 봐도 깊이 고민한 후에 그는 입을 떼었다. "글로벌 CEO가 되기까지 여러 단계가 이어질 텐데 지금 이 단계에서 길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지금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멘스 CEO가 되겠다고 현업을 뒤로하고 그를 찾은 나에게, 그리고 그 당시 나에게 꼭 필요한 얘기였다. 어쩌면 지금도 새겨들어야 할 조언이다.)


3) 덴마크 Kolding에 위치한 Brande 풍력발전소 공장 견학

지난 포스팅을 통해 얘기했던 덴마크 공장 견학 때도 비슷한 인상을 받았는데, 지멘스의 경영진들은 하나같이 나의 이야기에 깊이 귀를 기울여주었고 그들의 위치에서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조언과 도움을 주었다. 왜 그들은 바쁜 일과 속에서 너무나도 낮은 직급의 직원이 지닌 말도 안 되는 꿈 이야기에 온 힘을 다해 응대해 주었던 것일까. 아직 그 마음을 다 알지 못하겠다.


(아래는 덴마크 공항 견학 시에 찍은 사진들이다. 당시 나는 공장 견학을 위해 함부르크에 위치한 에너지사업부 CEO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역시나 지멘스 글로벌 CEO가 꿈이라고 했다.) 그는 에너지사업부 HR 부사장과 나를 연결해 주었다. HR 부사장의 비서가, 부사장과의 화상미팅 일정을 잡아주었다. 약 40분 간의 화상미팅을 통해 나는 덴마크 공장 견학을 승인받을 수 있었고, 이후 아래 사진에 있는 여성 분 (PMO 조직에 계신 현업직원)이 공장장님의 비서분과 함께 나의 공장 견학 일정과 루트를 모두 구성해 주었다. 이로써 총 6시간가량 풍력발전소의 터빈과 블레이드가 만들어지는 공장 전체를 견학할 수 있었다.

아래 사진에 등장하는 어린 남자(?)는 전 여자친구의 남동생이자, 현 처남이다. 당시 고3이었던 그를 설득해서, 약 1주일가량의 덴마크 여행을 함께했다.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던 친구라서 덴마크라는 나라와 함께 덴마크에 있는 여러 디자인스쿨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2025-07-24_14-39-33.png 당시 여자친구의 남동생과 함께 찾았던 덴마크 Kolding의 풍력발전소. 당시 공장장과 덴마크식 점심만찬을 나누었다.
20170503_194932.jpg 전 세계의 풍력발전소들의 현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첨단 통제실 옆에서 찍은 사진이다.
20170503_200446.jpg 7천 명 규모의 덴마크 공장에서, 우리의 방문을 위해 '태극기'를 걸어주었다. 눈물이 핑 돌았다. 감동의 눈물이었다. 많은 직원들이 무슨 나라 국기냐고 물었다고 한다.
덴마크 방문 이메일_1.png 위 일정으로 덴마크 공장을 견학했다. 다시 보니 일정 상으로 4시간 30분으로 되어 있는데 총 6시간 정도를 둘러봤다.




이번 포스팅을 통해 위 이야기들 이외에도 재미난 에피소드들을 추억할 수 있어 좋았다. 한 번은 닭강정 만들기에 꽂히는 바람에, 이마트에서 닭강정 만들 재료를 한 6만 원어치 (케쳡, 올리브오일 등등 다 합쳐서..) 사서 부서 사람들을 초대해서 다 같이 먹었던 기억. 회식 이후 사무실에서 잠든 모 수석님을 댁으로 무사히 귀가시키기 위한 사명으로 택시를 부르고, 택시까지 모시고 가려 고군분투했던 일. 전무님으로부터 그날 끝내기에는 너무나 많은 일을 받고는 Raul 책임님과 인턴 분과 함께 밤새기로 해놓고는 이런저런 반항(?) 끝에 책임님으로부터 "그런 마음으로 밤샐 거면 윤수 씨는 먼저 가."라는 말을 듣고 진짜 퇴근을 해서,, 아직까지 두고두고 죄송한 마음으로 반성하며 살고 있는 일 등등...


좌충우돌, 부족한 것 투성이었던 첫 직장에서의 이야기들은 이번 포스팅을 일단락 짓고, 다음 포스팅을 통해 첫 직장의 기억을 통해 지금 마음속에 담아야 할 무언가가 있는지 정리해보려 한다. (첫 직장에 관한 글들을 쓰는 과정에서 하나의 관통하는 키워드가 떠오른다. 조금 더 고민해 보며 정리해 봐야겠다.)



7월 18일(금), 21일(월), 22일(화), 23일(수)의 일상을 공유합니다.

- 처음으로 주 30시간 이상 사무실에 있었고, 주 26시간 동안 집중했다. 아침, 점심을 사무실에서 먹으며 집중모드를 유지하려고 노력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특히 금요일의 경우, n8n 셀프호스팅 등 목표한 주된 작업들을 모두 완수해서 무척 뿌듯하다. 하루하루 이렇게만 집중할 수 있다면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이상적으로 하루 7시간 집중한다면 주 49시간을 집중할 수 있다. 수요일 아내와 데이트 시간 약 4시간 정도를 제외하더라도 주 45시간의 집중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집중시간으로 45시간을 확보한다는 것은 매우 커다란 변화와 성취를 만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 최근 딸아이가 자는 시간대인 저녁 7시 30분~8시 30분 사이에 나도, 아내도 같이 잠드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늦어도 저녁 8시 30분에 취침하다 보니 새벽 4시경에 일어나는데도 큰 부담이 없다. 잠을 잘 자고 나서 새벽에 F45 운동을 하니 운동으로부터 오는 활력을 더 잘 느끼게 된다. 또한 저녁 시간에 피곤한 몸과 정신으로 휴대폰으로 쓸모없는 시간낭비를 하는 습관이 자연히 사라졌다. 때문에 아침일정도 훨씬 개운하고 하루 일과를 보내면서 좋은 생각들, 사업과 삶에 관한 아이디어가 생기는 것을 느낀다.

- 첫 번째 Toy Project "세컨브레인"을 시도 중이다. 당장의 수익화 또는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서비스는 아니다. 일정관리, 메모관리, 리마인더 기능 등 일반적인 AI비서 기능을 넘어서, 나의 생각을 더 구체화하고 견고하게 만들어줄 각 분야(재정관리, 사업기획, 투자관리, 커리어관리, 가정 및 관계관리 등)의 멘토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직접적으로 사업이 구체화될지는 모르겠지만, 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세컨브레인"의 초기 기획에 관한 생각메모는 https://www.6figures.kr/2025/07/30-1.html 와 같이 6figures라는 개인 블로그에 남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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