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좋은 여행이란 무엇인가 (1/2)

<권고사직받은 억대 연봉자의 사업 도전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by 투워즈

"이번 여행은 너무 좋았어. 내가 무엇에 설레하는지, 무엇에 더 집중해야하는지 알게 된 여행이었어."

- 2025년 4월 초, 4박 5일의 일본 여행을 마치고 인천공항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내가 해준 말 -


"이번 여행은 많이 아쉬웠어. 이렇다할 쉼도 없었고 새로운 것을 느낀 것도 부족했어."

- 2025년 6월 중순, 3박 4일의 평창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내와 함께 나눈 말 -


겉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았던 두 번의 가족여행은 사실 너무도 달랐다. 좋은 여행의 가치를 느껴본 사람이라면 늘 일상 속에서 여행을 꿈꾼다. 지난 4월의 여행이 우리 가족 모두에게 너무 좋았다보니 분기별로 한번씩은 꼭 여행을 떠나자는 다짐을 했다. 그렇게 떠난 이번 6월 중순 여행이었다. 그러나 여행은 여행이었으되, 좋은 여행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아내와 나는 우리 가족이 여행의 어떤 요소에 좋고 나쁜 감정을 느끼는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사실 무엇이 '좋은' 여행인가에 관해서는,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 음식, 냄새, 옷, 사람의 선호가 모두 다르듯, 모두에게 각기 다른 정의가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만의 '좋은 여행'에 대해 한 차례 짚어 보고싶다.


우리는 때때로 무엇에 대해 '좋다', '싫다'는 감정을 느끼지만, 정확히 무엇 때문에 좋은 것인지, 싫은 것인지를 인지하지 못할 때가 많다. 그 좋고 싫은 대상이 내 인생에 큰 의미가 없는 것이라면, 그저 감정의 자취만 남기고 지나가도 내 삶을 사는데 하등의 문제가 없다. 그러나 그 대상이 삶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내게 중요한 무언가가 대체 '무엇' 때문에 좋고, 또 다른 '무엇' 때문에 싫은가를 아는 것은 앞으로 더 좋은 것들로 삶을 채워가는데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필수적이기까지 하다. (예를 들어, 아직 결혼하지 않은 사람에게 있어서 '좋은 아내/ 남편'이란 각자의 삶에 얼마나 중요하고 필수적인 부분인가.)


좋고 싫은 감정은 어떤 사건이 발행한 후에 떠오르는 것이고 스스로 어찌해볼 도리없이 그저 떠오르는 것이지만, 좋고 싫은 선택은 어떤 사건의 방향을 결정하도록 이끄는 것이기에 감정에 선행하고 주도적으로 쟁취할 수 있는 것이다.
좋고 싫은 감정에는 기준과 앎이 필요하지 않지만, 좋고 싫은 선택을 위해서는 나만의 기준이 있어야 하고, 그 기준을 만드는 정보가 필요하다.


여행과 쉼은 내 삶에 너무나 중요하다.


내 삶의 핵심가치 3가지를 꼽으라면 첫째는 신앙, 둘째는 가족, 셋째는 성장이다. 일상에 여행과 쉼을 적절히 배분할 수만 있다면, 여행과 쉼은 세 가지 핵심가치 모두에 대해 각기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고, 때로는 창의적인 전환을 만든다. 그렇기에 나에게 좋은 여행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은 '좋은 삶'을 만드는데 필수적이다.


나와 우리가족이 느끼는 '좋은 여행'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첫째, 일상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환경이 필요하다.

둘째, 그저 그런 경험으로는 결코 좋은 여행을 만들 수 없다.

셋째, 세 명의 가족 구성원 각각이 '오로지 자기만 고려하는 일정'을 확보하고, 그때만큼은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하며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 외 자잘한 요소들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여행 전날까지 모든 준비를 마치고 첫째날 아침에는 분주하지 않아야한다. 라든지,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집을 매우 깔끔하게 정돈해놓고 떠난다. 라는 등등 여행의 시작과 끝을 보다 가치있게 해주는 사소한 부분들이 있다. 이번 글은 중요한 3가지에만 집중하여 정리한다.)



첫째, 일상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환경이 필요하다.


여행의 커다란 가치 중 하나는 (1)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2) 함께하는 사람의 새로운 모습, 그리고 (3) 서로 안에서 생기는 새로운 다이나믹을 발견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에 상당히 큰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완전히 새로운 환경이다. 완전히 새로운 환경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외로 갈 필요는 없다. 그러나 만일 여건만 허락한다면 해외여행은 매우 낯선 언어, 공간의 낯선 풍경들, 낯선 사람들의 낯선 행동과 문화를 접하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1) 낯선 환경은 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데 커다란 도움을 준다.

익숙한 환경에서는 너무나 당연해서 생각 회로를 거칠 필요조차 없던 일들조차 새롭게 받아들이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하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내린 선택의 즉각적인 결과를 통해 과정을 반추할 수 있다는 점도 새로운 나를 발견하기에 무척 좋은 과정이다.


일례로 내 인생 가장 처음 경험했던 독일 여행을 떠올려 본다. 나에게는 첫번째 해외여행이었고, 사회생활을 갓 시작한 27살에 떠난 여행이었으며, 혼자 떠난 여행이었다. 또한 당시 여행의 유일한 목적은 내가 일했던 독일계 회사(지멘스)의 본사를 탐방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지멘스 본사 방문일정과 인근 숙소, 첫째날 에어비앤비만 예약하고 나머지 루트, 숙소, 교통편은 하나도 예약하지 않은 채 떠났다. 루트도 생각하지 않고 떠난 여행인만큼 독일의 문화에 대한 정보도 전혀 없었다. 열 몇시간 비행 후,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내려서부터 나는 완전히 압도 당했다. 나를 둘러싼 모든 문구들을 하나도 읽을 수 없는 경험은 난생 처음해본 경험이었다. 어디로 나가야하는지, 어떤 지하철을 타고 다음 행선지로 가야하는지, 지하철 표는 어떻게 끊어야 하는지 등등 정말로 아는게 하나도 없었다. (잠시 숨을 돌리고 하나씩 살펴보니 중요한 안내문구들에는 영어가 병기되어 있었지만, 한 눈에 보기에는 죄다 독일어 뿐인 것처럼 느껴졌다.) 결국 공항 지하철 발권기 앞에서 가장 친절해보이는 아주머니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해서 겨우 에어비앤비까지 갔었다.


(아래 사진은 2016년 독일 여행 당시 찍은 사진이다. 다른 몇몇 사진들을 블로그 하단에 첨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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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낯선 환경에서는 새로운 나를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함께 여행하는 사람(아내, 딸)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아내는 이런 공간, 경험을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반대로 이런 상황일 때는 매우 힘들어 하는구나, 나에겐 힘든 이러저러한 것들을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무척 잘 감내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걸 자연히 발견하게 된다. 일례로 아내는 숙소에 들어갈 때도 나갈 때도 짐을 굉장히 잘 정리하는 편이다. 또 여행에 앞서서 또는 밤에 다음 일정들을 머리로 상상하고 필요한 준비를 미리 마친다. 이런 준비성은 P성향인 나에게는 무척 힘든데 나로서는 무척 고맙고 때론 신기하다.

부모로서 자녀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것 역시 너무나 즐거운 경험이다. 무척 인상적이었던 '택시 탑승'에 대한 경험이 있다. 현재 25개월이 된 딸 아이는 한국에서 택시를 타는 것을 무척 무서워한다. 몇 차례 택시를 같이 탄 경험이 있었는데 그 때마다 자지러지게 울곤 했다. 아마도 아빠가 아닌 낯선 사람이 운전하는 차에서, 낯선 공간에서 이동하는 것이 어색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정말 정말 신기하게도 일본에서는 택시 타는 걸 정말 좋아했다. 그냥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빠 품 안에서 춤도 추고, "택시 아저씨"라고 말도 하고, 가르쳐준 "아리가또", "곤니찌와"도 곧잘 따라하며 택시 기사님께 말까지 걸었다. 아마도 우리가 여행했던 후쿠오카의 일본 택시 뒷좌석이 아래 사진처럼 매우 깔끔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택시를 타고 내릴 때마다 직접 기사님이 차에서 내려 친절하게 인사를 건내고 유아차를 트렁크에 직접 넣어주시는 등 친절을 베풀었기 때문일 것이다.

2025-06-23_13-43-46.png 출처: @쇼니효니죠 님의 네이버 블로그
KakaoTalk_Photo_2025-06-23-15-09-31.jpeg 한국이든, 일본이든 모래가 있는 놀이터가 너무나 행복한 우리 딸.

(3) 마지막 세번째로 낯선 환경에서는 가족 사이의 새로운 다이나믹을 발견할 수 있다.

일상 속에서는 이미 규칙처럼 자리잡은 역할이 있고 패턴화된 서로의 행동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보니 서로 간에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지 예측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예측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 많은 경우 예측하려고 한다.) 이렇듯 습관화된 예측이 불러오는 문제 중 하나는 일상 속에서 서로의 합이 맞지 않게 되면 이것을 '서로의 새로운 케미'를 확인하는 긍정적인 재료로 인식하기 보다는, 갈등과 불화의 씨앗으로 삼게 될 때가 많다는 것이다. 서로에게 익숙한 환경에서 각자에게 기대한 행동 및 결과가 분명해서 '서로 합이 맞지 않는 순간'에 화가 나는 것이다. 반면에 슬프게도 이런 부분에서는 '서로의 합이 굉장히 잘 맞는구나'하는 걸 느끼거나 감탄하는 순간은 많지 않다.

그러나 여행이라는 특별한 시간 동안 낯선 환경에 놓이게 되면,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하지 않았던 나와 가족들 사이의 새로운 합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예를 들어, 후쿠오카의 호빵맨 어린이 박물관에서 내가 딸을 보는 동안 아내가 백화점 등을 구경하도록 조금 배려했는데 이러한 '약간의 배려가 아내에게는 내 생각보다 더 큰 경험과 휴식이 될 수 있고, 이러한 시간을 통해 어떤 깨달음을 느끼게끔 지원 할 수도 있구나'하는 것, 나아가 '이렇게 행복해하는 아내가 다시 우리 가족으로 합류했을 때, 그 행복감이 나와 아이에게도 전달되어 더 행복한 우리를 만드는구나'하는 류의 새로운 경험이다.


P.S. 좋은 여행에 관한 내용이 많이 길어지고 있다. 오늘의 글쓰기는 여기까지하고, '좋은 여행'에 관한 남은 두 가지 이야기,


둘째, 그저 그런 경험으로는 결코 좋은 여행을 만들 수 없다.

셋째, 세 명의 가족 구성원 각각이 '오로지 자기만 고려하는 일정'을 확보하고, 그때만큼은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하며 시간을 보내야 한다.


에 관해서는 다음에 이어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2025년 6월 20일(금)의 일상 나눔

- 개인간 거래로 중고차를 사려고 알아보고 있다. 근처에 위치한 카센터에서 차주 분과 차량을 함께 점검하고 구매하기 위해 정비소를 다녀왔다. 결과적으로는 구매했을 때 들어갈 수리 비용이 꽤나 크다는 걸 알게 되어서 큰 폭의 네고 요청을 했다가 거절 당해, 구매하지 않게 되었다.

- 금요일마다 문화센터 일정을 보내고 있다. 두 개의 수업을 듣고 있고 첫번째 수업은 아빠인 내가 같이 딸과 함께 들어가고, 두번째 수업은 엄마와 딸이 들어간다. 수업 당 시간이 40분 정도로 길지 않아, 이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는 것이 꽤나 어렵다.

- 현재 교회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인 '아바스쿨(아버지학교)' 강의를 듣고 있다. 약 5~6시간 되는 시간동안 강의를 듣고 조별 나눔을 하면서 가정에 대한 생각을 폭넓게 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언제 한번 글로 정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교회 일정이 계속 늘어가면서 조금씩 부담이 된다. 영아부에서 찬양팀과 함께 말씀맨이라는 역할을 맡고 있고, 이번 영아부 여름 성경학교를 위해 동극을 준비 중(대사 녹음 + 연습)에 있다. 그리고 매주 1회씩 5~6시간 진행하는 아바스쿨 및 주차별 과제들도 많이 있다보니, 조금 버겁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 아바스쿨을 마치게 되면 한동안 여러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나의 신앙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2016년 당시 독일에서 찍은 사진들

- 낯설었던 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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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공도에서 마주친 낯선 조형물, 유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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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생 처음 본 스케일의 건물(퀼른 대성당)과 새로웠던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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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처럼 즐기는 마라톤, 지금봐도 신기한 점핑 놀이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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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쨋날 방문했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내가 외국인, 동양인이라는 것을 몸소 체감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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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서나 봤던 베를린 장벽 (장벽은 꽤 길었고 매우 다양한 날 것의 그림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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