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사직받은 억대 연봉자의 사업 도전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2018년 3월, 태어나 처음으로 미국에 갔다.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 첫 3년 여의 직장 생활 동안 이따금씩 독일, 덴마크 등을 다니며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도시를 찾자'는 것이 당시 30대 초반으로서 내가 꽂힌 과제였다. 당시 재직 중이던 지멘스의 글로벌 채용 시스템에 매일 같이 접속하여 유럽 여러 국가에 위치한 사무소들에 나를 채용해 달라고 여러 차례 지원했으나, 해외 경험이 전무하고 현지 언어를 전혀 구사하지 못하는 직장 초년생을 뽑아줄 회사는 없었다. (심지어 서류 전형조차도 통과해 본 적이 없었다.)
1순위였던 유럽 이직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꼭 그룹 내부 이동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기준을 낮췄다. KOTRA에 연락하여 해외취업에 관한 정보를 얻었고 마침 지원하고 싶은 회사가 생겨 지원을 했다. 서류 평가 이후 온라인으로 면접을 거쳐 강남역 스벅에서 직접 대표님을 뵙고 대면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했다.
이렇게 2018년 3월 나는 처음으로 미국에 갔다. 이직한 뒤, 주변 직원들로부터 대표님의 dream maker, enabler라는 평가를 받으며 팀을 꾸리고 대체로 만족스럽게, 즐겁게 회사를 다녔다. 당시 대표님께서 나와 직원들에게 책 한 권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며 책을 사주셨는데, 그 책이 바로 오늘 나누고픈 <왜 일하는가>였다.
당시 나는 이 책을 모두 읽기는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다. 책을 읽어내는 것에 목표를 두었다 보니 사실 별로 와닿는 책 내용은 없었고, 그저 다 읽었다는 사실만 기억한다. 대표님께서 추천해 주신 책이었다 보니, 다 읽고 뭔가 감동을 받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받은 감동과 통찰, 내 나름의 결단을 멋지게 공유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지 싶다. 그러나 정작 책의 내용은 너무나 뻔하디 뻔한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7년도 더 지난 지금의 나는 이 책에 감명을 받는다. 뻔하디 뻔한 문장들이 지금 나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조언이라고 느낀다. 권고사직 후 스스로 자리를 잡기 위한 현재의 과정 중에 기억해야 할 좋은 문장들을 노트에 옮겨가며 이 책을 읽었다. 가장 의미 있게 와닿은 내용은 '몰입'은 어디에서 오는가에 관한 내용이다.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 나는 내가 접근하고 있는 이 방법이 맞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되물었다. "이게 정말 내 것이 맞나?"하는 반복적인 물음이 들었다. AI Agent를 배워, 어떻게 자리를 잡고, 이후에는 어떤 단계들을 밟아갈지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은 있었지만, 계속되는 학습의 과정 속에서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계속 들었던 것이다.
책이 소개하는 저자의 스토리를 조금 옮겨보자면, 당시 이나모리 가즈오는 지방대를 졸업하고 지역 인근에 있는 쇼후공업이라는 중소기업에 입사했다. 함께 일했던 많은 직원들은 회사의 상황과 적은 연구 예산 등 회사로부터의 부족한 지원에 대해 불만을 쏟았다고 한다. 그리고 눈치 빠른 유능한 직원들부터 퇴사를 시작하고 더 나은 조건을 찾아 떠났다고 한다. 저자도 퇴사를 고민했다. 그러나 그는 퇴사를 당장 실행에 옮기기 전에 이 일을 '나의 일'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일에 몰두해 보자는 결심을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조언에는 아랑곳 않고 매일매일의 삶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간다. 그렇게 마음과 뜻을 다하다 보니, 자신의 연구 자체를 매우 진중하게 바라보는 관점이 생겼고, 업계 내에서 불가능하다고 평가하는 다양한 과제들을 마주하며, 이것도 해낼 수 있다는 마음의 태도를 갖추어 나갔다. 그리고 그는 단계마다 불가능을 가능한 것으로 바꾸어 냈다. 교토 세라믹(이후 교세라가 됨)을 창업한 후에도 쇼후공업에서 갖춘 이러한 태도가 빛을 발했다. 유수한 회사들, 박사급 인재를 두루 보유한 연구소에서도 개발할 수 없다고 손을 내저었던 'u 칼시마' 제품을 마침내 개발하여 대기업에 납품하기도 하고, 매년 단가를 낮추는 대기업의 압박에 못 이겨 많은 협력사들이 떨어져 나갈 때에도 그는 불평 대신 "이것이 우리 교세라를 더 단단하게 만들 연단의 과정이 될 것이다"라고 여기며 그 높은 기준을 맞출 수 있도록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며, 회사의 역량을 키워 냈다. 그 결과, 교세라는 일본을 넘어 미국의 주요 기업들로부터 파인세라믹 부품에 관해서는 1순위 협력사로 선택될 만큼 품질과 비용 면에서 경쟁력 있는 회사가 되었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경영자 세 명 중 한 명이다. 그는 교세라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불교에 귀의하여 승려가 되었으나, 77세에 일본 총리의 제안을 받고 당시 경영위기에 있던 JAL(일본항공)의 회장을 무보수로 맡아, 8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시키는 등 엄청난 업적을 많이 달성했다.)
'몰입'은 결코 환경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었다. 몰입의 상태는 내 마음의 결단으로부터 시작한다. 일에 대한 진정성과 몰입의 상태를 갖추었다면 그 이후에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것은 바로 '꾸준함'이다. 감정과 상황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하게 내 안의 기준에 맞춰 살아가는 것, 하루하루는 더디고 다른 누군가에겐 영리하지 못하게 산다는 평가를 받을지언정 그 안에 답이 있다는 믿음으로 살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며 놀랄만한 성취를 이뤄내는 것, 이것이 내가 이 책을 통해 깨달은 것이고 지금 나의 삶에 우선적으로 적용하려는 부분이다.
다음 글의 주제는 <왜 일하는가>의 마지막 페이지에 있는 '세 가지의 질문'으로 잡았다. 다소 뻔한 질문이지만 저자의 마지막 질문을 진중하게 고민해보고 답해보려 한다.
오늘도 습관처럼 출근하는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은 어떤 일을 하는가? 그 일을 통해 당신은 무엇이 되길 꿈꾸는가? 당신이 꿈꾸는 일과 삶의 미래는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는가? 미래를 짊어져야 하는 이 땅의 모든 일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을 끝으로 이 책을 마칠까 한다.
- 이나모리 가즈오 <왜 일하는가> 마지막 페이지 -
2025년 6월 25일(수) 일과를 나눕니다.
- 며칠간 새로 산 중고차 점검과 정비로 많은 시간을 들였는데, 오늘은 지금 아내가 타고 있는 차량의 보증수리 문제로 차량 점검을 한 날이었습니다. 운전석 뒷문의 고스트도어 엑츄에이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고치려 보증수리 예약을 해놓았는데, 웬걸 수리점으로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테스트를 해보니 이번에는 잘 작동하더라고요. 그래서 예약을 취소하고 그냥 타기로 했습니다.
- 최근 뉴스기사를 통해 지자체에서 '조상 땅 찾기' 서비스가 생겼다는 얘기를 듣고, 구청을 찾아갔습니다. (계획에 없던, 순전히 호기심에 의한 방문이었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은 더 소요되었지만 흥미로운 소득이 있었는데, 증조할아버지와 고조할아버지의 성함과 정보를 얻었다는 것입니다. 증조할아버지는 1889년 9월 22일 생으로 성함은 박수영이시고, 고조할아버지는 생년월일은 알 수 없지만 성함이 박치호였다고 하시네요. 고조할아버지부터 할아버지까지 대대로 밀양시 고법리, 한 동네에 사셨다는 점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그렇게 보면 부산을 거쳐, 서울로 오신 아버지 덕분에 저는 조금은 더 넓은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연히 "그렇다면 나는 내 아이에게는 얼마나 더 넓은 세상을 물려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싶은 물음이 생겼습니다.
(아, 땅 찾기 결과는 증조, 고조할아버지의 소소한 땅들은 찾았지만, 대부분은 아버지를 비롯한 여러 분들께 잘(?) 상속이 된 상태이고, 새로이 찾은 수십평 수준의 땅들도 증손자, 고손자(?)인 제가 권리 주장을 하기에는 요원해 보여, 다음 단계는 전혀 알아볼 생각이 없고 그냥 재미난 정보를 알았는 사실에 의의를 두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