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로 인하여 여러 가지 행사는 없었지만 지나온 기간 동안 가을 행사 종목별 하나씩 기억나는 내용을 떠올려 보려고 합니다. 2010년 가을부터 준비하여 겨울 학예회-카드섹션 2010년 동학년 선생님들과 의논을 하였다. 학년에서 2개의 공연만 하게 되어서 공연에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하기 위해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카드섹션 공연을 계획했다. 그 당시 7개 학반이 동시에 모이기 어렵기 때문에 학급당 3줄을 책임지고 각반에서 연습을 한 후 전체 연습 때 합쳐보는 활동을 하였다. 그 당시에는 엄하게 지도하는 경향도 있었고 학생들이 교사의 권위에 잘 따라주었기 때문에 100명이 넘는 학생들을 하나의 공연으로 뭉칠 수 있었지 않았을까? 카드섹션 공연의 마지막은 태극기 장면이었다. 8절 도화지를 100개 넘게 펼쳐서 태극기를 구성한 동학년 선배 선생님의 작업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누구보다도 미술에 열의가 가득하시고 예술을 사랑한 선생님은 긴 복도에서 불편한 자세로 하루 종일 태극기를 조각조각 구성한다고 고생을 많이 하셨다. 카드섹션 공연을 한 후 우리는 뿌듯해했지만 공연에 올라간 학생들은 자신의 공연 결과를 정확히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아쉬워했다. 그나마 마지막 태극기 함성으로 인하여 뿌듯했으리라 생각한다. 교직경력 7년 차의 학예회는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고 준비과정에서 한두 명이 참여하지 않았는데 그 아이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았기를! 다행히 관중석에서 카드섹션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잘 봐주었기를! 그 당시 마음에 여유가 있었다면 관중석의 아이들과 대화라도 하는 건데. 아쉬움이 남아있다.
2013년 가을 운동회-부채춤 나의 세 번째 학교에서 2년 차 되었을 때 전통식 가을 운동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전통식 운동회는 사실 학생들의 참여 종목은 많지 않았으나 본부에서 봤을 때 다채로운 행사가 선보이는 운동회였다. 홀수 학년은 가을 운동회 때 무용을 선보이는 중간 공연이 있었다. 5학년 소속으로 부채춤을 한 달가량 교실에서 연습을 시켰다. 주중에 한두 번 운동장에서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을 배정받으면 운동장에서 6개의 학반이 음악에 맞추어 연습 과정을 점검한다. 그 당시 부채춤을 학년에 막내 선생님이 진행하였다. 유튜브 자료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운동장이 공연 무대임을 가만하여 부채춤 안무를 직접 짜야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후배 선생님께서 부장님의 요청에 거절하지 않고 잘 감당해 준 것이 참 감사하다. 갈수록 어렵거나 도전적인 업무는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기 마련이지만 동학년 구성에서 서로 협력이 잘 되었다. 단, 한 가지 공연 후 지금까지 생각하는 것 딱 하나는 최종 무대에서 우리 반 학생 한 명이 체육복 위에 형광 잠바를 두른 것이다. 학교 건물 3층에서 전체 공연을 동영상으로 남기고 싶어 입장을 시키기 전에 나 혼자 교실로 들어오게 되었던 상황에서 아이의 복장 지도를 놓친 것이다. 아이들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동영상 찍은 나만 기억하고 있다.
2017년 가을 현장체험학습-업무담당자로서의 준비 2017년은 막내가 3개월 되었을 때 네 번째 학교로 부임하여 원하는 업무를 선택하지 못하였다. 바로 전입한 교사는 업무 선택에서 제한적이다. 교내 인사규정에 의해 배정 점수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주어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시기였다. 현장체험학습 업무를 처음 맞게 되어 작년의 업무시스템 자료를 파악하고 업무파악이 급한 상황이었다. 새 학교 적응도 해야 했고 어린 막내의 하원을 위해 육아시간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3월 첫 주부터 바로 업무추진을 해야 하는 현장체험학습은 나에게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소풍의 환상을 다 없애준 업무였다. 현장체험학습 1회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업무를 챙겨야 한다. 차량 임차 기안 예상 경비 계산, 인솔교사 모두 포함 n분의 1 계산 6개 학년 업체 사전 통화 및 예약 답사 일정 조율 및 답사 진행 현장학습 안내장 발송 안내장 참가 희망서 취합 참가자 확인 후 다시 인솔교사 모두 포함 n분의 1 계산 참가자 수익자 경비 징수 기안 여행자 보험 가입 차량 출발 시간 조율 현장 참가비 지출 품의 경찰서 협조 공문 보내기 현장학습 당일 운전기사 음주 측정 현장학습 후 만족도 조사 정산 불참자 반환 기안 만족도 조사, 정산결과 결재 후 홈피 탑재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가을 현장학습 출발하는 날 어느 학년 부장 선생님이 갑자기 병가를 낼 수밖에 없어서 인솔교사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였다. 그 당시 아프신 부장 선생님이 학교카드를 사전에 수령해서 퇴근했는데 다음날 출근 못하는 상황이 생겼다. 현장체험학습 장소가 멀어서 가장 먼저 출발해야 하는 학년인데 순간 담당자로서 무척 당황했었다. 인솔교사 문제는 교무부장님께서 그반을 책임지시기로 하여 해결이 되었다. 그러나 학교 카드 1장 모자란 상황은 행정실 직원의 수고 덕분에 해결할 수 있었다. 가장 빨리 도착한 학년의 학교카드를 수령하여 행정실 직원이 창원 현장학습 장소로 직접 출장 가서 참가비를 결제하였다. 창원으로 간 학년은 학교 카드 없이 그냥 출발한 셈이다. 학교에서는 누구든지 어려운 업무이든 쉬운 업무이든 협의하고 잘 나누어해야 한다. 나에게 현장체험학습 업무의 경험 덕분에 이후 선배나 후배가 이 업무를 맡게 되었을 때 더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