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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 Min Park Nov 05. 2015

미안해.

서울시향의 슈트라우스와 오보에의 밤

서울시향의 슈트라우스와 오보에의 밤, 휴 울프 지휘

2014년 5월 9일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휴 울프 지휘(사진 출처 : 서울시립교향악단)


앙코르로 연주된 엘가의 님로드가 맴돌고.. 툭 건드려진 마음이 자꾸만 눈물을 떨구게 한다.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마지막 호흡까지 쏟아낸 후 지휘자가 팔을 내리자 관객들은 기다리다 박수를 보냈다.

서울시향은 이제 믿고 볼 수 있어 정말 고마운 오케스트라로 발전했으니 행복한 밤이었는데 내 마음에 슬픔이 숨어있었나 보다. 지지직거리긴 하지만 번스타인 연주로 다시 들어본다.



살아가는 것이 기적 같은 나날.

지금 이 순간 숨을 쉬고 있어 감사합니다 하며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데 힘들다고 인상 쓰고 있는 나.

누군가에게는 그토록 염원하며 갖고 싶던 시간이었음을 잊지 말아야지.   

악몽이 아니길.. 2014.4.17 



공감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내 가족에게 이런 일이 생겼다면... 나는.... 어땠을지 누구보다 자기 자신이 더 잘 알 것이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의 피해자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듯 써 내려간 기사들은 정말 꼴불견이다. 오보 그리고 미성숙한 댓글을 다는 네티즌.. 모두 밉다. 너무 밉다.  

안산 단원고 학생들은 맞벌이 가정에서 자란 경우가 많고, 부모님은 품 안에 많이 품어줄 수 없어 늘 미안한 나의 아들, 딸이었을 거다. 한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아픈 손가락.. 이었다고.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떠난 희생자가 몇 명인지 이제 셀 수도 없다.  

물론, 나는 내 인생을 평상시처럼 살아가는 것이 맞다.

희생자는 추모하고 아직 소식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기다려주자.  

하루 종일 배에 승선했던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의 생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가슴을 치는 가족들을 이해할 수 없더라도 그들을 욕하지는 말자. 제발.   201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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