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서하는밴드
좋아서하는밴드 [저기 우리가 있을까]
이 글을 쓰려고 좋아서하는밴드의 정규 2집 발매까지 기다렸다.
가영 씨가 '안녕하신가영'으로 독립한 이후에 나온 정규 앨범이라 어떤 느낌일지 더 궁금했다. 오늘 12시 출시된 정규 2집 "저기 우리가 있을까"는 옆자리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듯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멤버 각각이 만든 곡을 솔로곡으로 부르는 것도 좋지만, 서로의 목소리가 섞여서 멋진 화음을 만들어낼 때가 더 짜릿하다. 그리고 이들의 목소리를 더 빛나게 만드는 여러 가지 악기 소리가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끊임없이 말을 걸어온다.
복진 씨의 촉촉한 감성이 딱딱해진 내 심장을 말랑하게 만들어주고, 준호 씨의 노랫소리가 내 심장을 쿵쾅쿵쾅 뛰게 만든다. 연애세포 활성화라는 지인들의 성화에도 꿈쩍 않던 내가 준호 씨 목소리에 바로 연애세포 활성화 버튼이 자동으로 켜졌다. 마지막으로 현 씨 특유의 귀여운 발음에 미소를 짓다가도 그가 진지하게 읊조리며 써 내려간 그의 노랫말(특히 '우린 서로를 모른 채')에 따뜻한 위로를 받는다.
지나간 사랑을 떠올려보며 추억과 서로 주고받았던 상처를 떠올리며 흘려보내는 가을의 끝자락. 오늘 밤은 인공위성 불빛인지, 밤하늘 별인지 알 수 없지만 별이라고 우겨가며 11곡이 다 끝날 때까지 차가운 밤공기 맞으며 다시 앨범 전체를 재생해 들어야겠다.
개인적으로는 좋아서하는밴드가 시작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일관성 있는 디자인이 좋다. 이번 앨범의 많은 사진 중에서 '우리가 함께 하면', '지도에 없는 곳', '나의 주인공'이 좋아서 스마트폰 사진첩에 저장해서 보고 또 보며 다음 공연을 기대해본다. (Art work + Design 안민진 / Photograper 장지선)
뽀너스 콘서트 "뜻밖의 즐거움"
2013년 12월 25일 6시 올림픽홀 뮤즈 라이브.
좋아서하는밴드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는 동식물, 사물에게까지 의인화하여 대화하는 가사가 유쾌하고 네 사람이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
이번 콘서트는 정규 1집을 마무리하는 의미라 초심으로 돌아간 그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차분하게 정리되는 느낌. 토닥토닥 올해도 잘 지냈구나 스스로를 다독이게 해 준 고마운 공연.
올 겨울 시린 마음을 후끈후끈 데워주고 어루만져주는 좋아서하는밴드♡ 천체사진처럼 천천히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해가는 팀으로 오래오래 우리 곁에 남아주기를!
훌쩍!
첫 번째 정규앨범 첫 번째 단독 공연 "우리가 계절이라면"
2013년 3월 30일(토) KT&G 상상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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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커 본능을 숨기고 사는 가영 씨
깃털처럼 가벼운 그녀 복진 씨
무표정 사내 현씨
달콤 섹시 준호 씨
가영 씨와 복진 씨의 맑고 고운 목소리가 서로 겹치고 이어지며 내 마음을 울리고.
어느 때보다 들떠 보이던 현씨의 진심 어린 사랑고백도 귀엽고.
시원스레 내지르며 내 맘도 뻥 뚫어주고, 달콤하게 때론 섹시하게 속삭이며 설렘을 주는 준호 씨가 더더더 사랑스럽고.
주책 맞게 눈물 나네.
좋아서 나는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