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지윤 Jul 24. 2017

꿈에서


어디 단체로 여행 같은 곳을 갔다. 외국이었다. 꿈이라서 그런진 몰라도 중간중간 게임처럼 지도를 열어서 위치를 보는 장면이 있었던 것 같다. 유원지 같은 곳. 기념품 파는 곳이 있고, 여기저기 섹션이 나누어져 있었다. 팔던 기념품 중에서 화이트 노이즈 발생기가 있었는데, 벌이라고 적어놓고 죄다 파리처럼 생긴 것들이었다. 홍보 영상 속에서 그 조그만 기계를 시연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영락없이 파리가 날아다니는 소리처럼 들렸다. 아무 쓸모 없는 선물.

사람들은 각기 테마가 다른 섹션으로 가서 놀고 있었고, 개중에는 디자인으로 유명한 곳도 있었다. 뭔가 입시미술 학원이 생각나는 기념품들을 사람들이 사서 돌아왔다.

나는 정말 허접한 롤러코스터를 탔다. 일행 중 엄청 예쁘게 생긴 사람이 별로 무섭지도 않은 구간에서, 즐거운 표정으로 비명을 지르며 내게 안겼다. 기분이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갑자기 집. 고향 집. 꿈 속에서 그 공간은 내 고향 집과는 전혀 다르게 생겼지만, 바로 그 집인걸 알 수 있었다. 지금은 가족들이 근처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갔지만, 아마 내게 그 집에서 산 기간이 더 길어서, 그리고 좀 집다운 집이었기 때문에 그 집으로 공간이 설정된 게 아닌가 싶다. 유럽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어머니에게 돌 소금을 드렸던 그 때가 떠오른다. 여튼 그 장면 속에서 나는 이가 빠진 칼을 도마에 문지르고 있었다. 아니 나무로 된 숫돌이었다. 칼은 이가 빠지고 이리저리 날이 휘어 있어서 상태가 안 좋았다. 나는 집에 있는 칼갈이로 이 칼을 다시 갈아놓을까 생각했지만(우습게도 그 칼갈이는 고향 집이 아니라 자취방에 있는 물건이다.) 어머니가 날카로운 칼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나는 그만두기로 했다. 꿈 속에서 나는 칼을 한참이고 들여다 보고 있었다. 이걸로 요리가 될까....


별 의미 없는 꿈들. 이따 어머니에게 전화해서 이야기 드리기 위해 기록해 둔다.

작가의 이전글 일상 되찾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