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와 영혼불멸

과학의 한계

by 구대은

이기적 유전자에 따르면 우리 개체는 유전자를 보존하고, 운반하고, 전송하는 기계라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태어난 이유도 이 유전자를 보전하기 위한 것이고,

살아가는 이유도 유전자를 보전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은 무엇일까?


또 이기적 유전자에 따르면 우리가 자식을 낳게 되어 유전자를 전송했다면

우리가 죽는 건 죽는 것이 아닌 게 된다.

왜냐하면 우리의 존재 자체는 유전자를 담은 단지 기계일 뿐이고

유전자가 잘 전송되었기 때문에 우리 자신도 계속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자식 없이 죽었다면 우리의 존재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 때문일까... 자식을 낳고 싶어하고, 자식을 위해 목숨도 바칠 수 있는 것이...


그럼 이제 이기적 유전자를 전제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자.


'영혼'이란 내 유전자에 담긴 정보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정보는 스스로 살아 있는 실체가 아니다. 성경에서 영혼은 하나님의 생기에 의해 육체가 살아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영혼은 생명 그 자체가 아니라, 생명이 이 세계에서 작동하는 방식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유전자는 생명을 만들어내는 주체가 아니라, 하나님의 생기가 이 땅에서 지속되도록 선택된 형식이다.


유전자는 살아 있지 않다. 그러나 생명을 담는다. 영혼이 스스로 생존하지 않지만 육체를 살아 있게 하듯, 유전자 역시 스스로 살지 않지만 생명이 머물고 전승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한다. 하나님의 생기는 직접 개체를 반복하지 않는다. 대신 유전자라는 질서를 통해 생명이 이어지게 한다.


그래서 유전자는 우연한 화학물질의 집합이 아니라, 창조가 반복 가능하도록 허락된 언어다. 생기는 하나님에게서 오고, 유전자는 그 생기가 이 세계에서 읽히는 방식이다. 인간의 탄생은 생물학적 사건이지만, 그 안에 담긴 정보가 생명으로 작동하는 순간, 그것은 창조의 질서 안으로 들어간다.


이렇게 보면 영혼은 유전자로 환원되지 않는다. 오히려 유전자는 영혼이 이 세계에서 작동하기 위한 조건이다. 생명은 물질에서 나오지 않고, 정보는 스스로 의미를 만들지 않는다. 그 시작은 여전히 하나님의 생기에 있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아직도 과학은 생명체의 구조와 구성물질은 알아냈지만 왜 그것이 생명체가 되었는지는 알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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