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자기소개서에 쓰일 자기자신을 리뷰한다는 것
신입도, 경력도 취업이 어려운 건 매한가지입니다.
결국, 각자의 과거를 촘촘하게 분석해서 각자만의 스타일대로 표현해야 됩니다. 자기소개서란 자기를 소개하는 글입니다. 그리고 이 자기소개서는 취업에 쓰일 글입니다. 독자가 정해져 있죠? 지원할 기업의 인사팀 혹은 지원할 사업부/직무의 현직자입니다. 본인의 미주알고주알, 진짜 본인의 모습을 세세하게 전파할 필요 없습니다. 그들도 함께 일할 사람을 뽑고자 하는 것이고, 같이 일할 동료로서 궁합이 맞을지 그리고 월급을 받게 될 당위성이 되어 줄 공고에 나온 일을 얼마나 잘 할 수 있을지를 주로 보게 됩니다. 즉, 그 글을 읽으려는 목적도 분명하고, 지원자 모두가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지도 분명합니다.
그렇다고 나를 아예 거짓말로 채울 수는 없습니다. 금세 탄로가 납니다. 제 고객 중에 기아로 이직을 한 롯데그룹 내 계열사의 재직자가 있었습니다. 이전 회사의 동료에게 자기소개서를 공유해 주니 그 동료가 어이없어 했다고 합니다. "분명 한 일이 맞는데, 이걸 이렇게 표현한다고?" 그 동료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저는 특히 이런 반응을 들으면 직업적으로 큰 성취감을 얻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기본적으로 내가 거쳐 온 사실로 자기소개서를 채워야 됩니다. 다만, 그 사실을 적당히 변주하는 게 포인트인 거죠(저는 이걸 팩션이라고 부릅니다. 팩트+픽션 / 이 픽션의 근거는 위에서 말한 대로 공고 속 업무 내용, 현직자나 인사담당자가 기대하는 바 등이 되겠습니다).
모든 경력자에게도 다 처음은 있었습니다. 일단 신입 지원자의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리뷰를 먼저 얘기해 보자면, 역시 공부입니다. 즉, 고졸이나 전문대졸이라고 하더라도 그 학교에서 배웠던 수업이 있고, 대졸자는 뭐 말할 나위없고요. 왜 공부한 게 제일 중요하냐, 특히 학교에서. 꽤 심플합니다. 우리가 취업준비생이 되기까지 가장 많은 시간을 공부하는 데 쓰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공부가 최우선순위로 고려돼야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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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자 기준) 학교공부 리뷰의 시작은 역시 그 전공을 왜 골랐냐?입니다. 대부분 우리나라는 성적 맞춰 가거나, 취업 잘 될 것 같아서 가거나, 부모님이 가라고 해서 가거나입니다. 아주 간혹 고등학교 때, 고유한 신념이 있어서 전공을 고르는 경우가 있습니다(지금도 이런 분들께 자주 말씀드리는 거지만, 매우 리스펙하면서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말씀 드립니다. 이런 경우 천편일률적인 문화가 만연해 있는 우리나라에서 엄청 드문 케이스입니다). 뭐가 됐던지 상관없습니다. 솔직하게 자기가 전공을 왜 그걸로 정했는지부터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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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경우, 그렇게 고른 전공이 본인과 안 맞습니다. 혹은 운 좋게 맞기도 하고요(이것도 매우 다행입니다). 설사 고등학교 때, 나만의 신념을 갖고 전공을 골랐더라도 고등학교 때 내가 알던(기대하던) 전공과 대학에서 공부한 전공의 모습이 달라 그로 인해 방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자기만의 불길을 걷죠. 하지만, 모두에게 공통되는 건 하나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자기 삶을 대충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거죠. 자기만의 돌파구를 모색합니다. 그 돌파구를 학교 내에서 발견할 수도 있고 / 학교 밖에서 찾을 수도 있습니다. (학교 내: CC, 학회, 동아리, 이중/복수전공 등 / 학교 밖: 공무원, 치/의전원, 편입, 반수, 대외활동, 창업 등)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가 중요합니다. 모든 선택엔 당시의 본인들만의 치열한 고민이 수반되기 마련이죠. 그냥 별 생각 없이 했다고 한다면 그 때부터는 저도 어떻게 대응해야 될 지 모르겠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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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전공별 홈페이지가 있고, 그 홈페이지를 들여다 보면 12학년 때는 개론, 34학년 때는 개론에서 가지를 뻗쳐서 심화를 배웁니다. (제가 전공한 경영학으로 예를 들어 보자면, 마케팅/재무회계/조직이론/오퍼레이션/전략 등으로 나뉘어집니다. 이 중 저를 사로잡았던 건 마케팅이었습니다.) 개론에서 왜 특정심화 파트에 꽂혔는지 자신만의 이유가 있습니다. 개별 수업도 그 수업을 왜 골랐는가? 강의계획서를 보며 뭘 기대했는가? 수업을 배우며 어떤 단원/이론이 가장 어려웠는가(흥미로웠는가)? 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or 흥미가 생긴 그 이론을 심화학습하기 위해서 본인은 어떤 노력을 추가로 했는가(논문 찾아보기, 세미나 참여, 이과의 경우에는 대학원 선배에게 부탁해 그 선배가 몸담고 있는 실험실에서 실험을 해 볼 수도 있겠죠)?
실험 등 팀 프로젝트를 할 수도 있습니다. 주제는 어떻게 해서 그걸로 정해졌는가? 그 때는 팀에서 본인이 무슨 역할을 맡았는가? 주로 리더인가, 팔로워인가? 리더라고 한다면 본인은 어떤 리더십의 소유자인가? 팔로워라면, 어떤 식으로 팀원들을 꼼꼼하게 챙겨서 팀원들에게 감동을 주는가? 팀내에서 갈등이 생기면 본인이 어떻게 갈등 해결을 위해 나서는가 (갈등도 중재자일 수도 있고, 갈등의 한축인 경우에는 상대방을 어떻게 설득하는가)?
성적을 보통은 잘 받을 겁니다(요새가 성적 인플레의 시대라/다들 열심히 하잖아요). 그 성적을 어떻게 해서 잘 받았는지? 보통 성적을 잘 받으면 그 성적을 받은 수업에서 배운 주요 지식에 흥미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에 따라 내가 이어서 들은 전공심화 수업이나 자격증 취득에 도전한 경험 등은 뭐가 있는지도 생각해 보기를 바랍니다. cf. 물론 성적을 못 받을 수도 있습니다. 성적을 못 받은 수업임에도 왜 본인의 커리어에 의미있는 기억으로 남았는지? 그 수업이 본인의 커리어/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에 대한 고민도 뒤이어 해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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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전공을 공부한 여러분들 중 대다수가 인턴이나 공모전, 학회 등으로 넘어갑니다. 전공에서 배운 이론을 실무적 성격을 지닌 활동에 적용합니다. 근데 그 이론이 내가 공부한 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 고민이 나와야 됩니다. 그 차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그 차이를 메우는 과정에서 내가 더욱더 발전된 역량은 무엇인지?도 필요합니다.
인턴으로 근무했던 회사나 학회는 일종의 조직입니다. 조직에서 본인에게 준 역할이 있고, 그 역할을 왜 줬는지가 나와야 됩니다(이게 일종의 기대치). 하지만, 여러분들은 그 기대치를 뛰어넘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자 보통은 열정을 바칩니다. 그 과정에서 성장한 역량이 무엇인지 언급하는 것도 의미있어 보입니다. 경력자 분들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면 된다고 봅니다. 다만, 경력자들에게는 이런 식의 신입스러운 퍼포먼스를 기대하는 건 아닐 겁니다. 어차피 TO 1명의 자리에 바로 배치해서 성과를 내는 모습을 기대할 것이므로 거기에 맞춰서 여러분들의 최대한 실무적인 색깔을 지닌 성과/강점을 보여줘야 됩니다.
뭐든지 항상 '구체적'인 게 제일 중요합니다. 각자를 리뷰하면서 어떤 역량을 드러낸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예를 들면, 분석력이라고 해 볼까요? 분석력도 미시적-, 거시적-, 데이터-, 남들은 보지 못하는 지점에 주목해서 그걸 집요하게 파고들어 의미있는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능력 등 각자만의 정의를 할 수 있습니다. 최대한 자기 자신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분석하신 뒤, 이를 자소서에 녹여내는 게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