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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리하리 Feb 24. 2024

경력과 신입, 큰 차이가 있을까

동일한 본질, 깊이있는 고민은 필수

지난 회차에서는 신입 지원자를 중심으로 자신을 리뷰하는 실용적 방법에 대한 글을 적어 봤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서 저는 하나 의문을 제기하고자 합니다.

과연


경력은 자기 리뷰를 안 해도 될까?


자소서를 쓰는 많은 재직자들이 시간이 없다면서 자기의 커리어를 대강 나열하고, 신입 자소서에서나 볼 법한 분석력, 소통 역량을 쓰는 게 맞는지 항상 되묻고 싶었습니다(물론 소통, 분석이란 단어 자체는 죄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 소통, 분석에 대한 자신들만의 정의 규명도 안 돼 있는 채로 단어를 남발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제기하는 문제입니다. 근데 사실 이 단어들의 의미는 저처럼 이런 걸 업으로 삼으면서 관심을 갖거나 세상을 남다른 비판의식으로 바라보는 이가 아니라면 쉬이 고민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력자들은 자기소개서를 경력기술서 쓰듯이 씁니다(하물며 신입은 더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회사가 그나마 관심을 가질 만한 경력도 없으면서 자신이 해 왔던 프로젝트/서포터즈 활동 나열은 금물입니다). 그런데 자기소개서를 삼성에서는 essay라고 부릅니다. essay의 우리 말 뜻이 뭔가요? 수필입니다. 기본적으로 소소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그 과정에서 본인이 느낀 것, 이로 인해 변한 본인의 가치관 등을 주관적으로 풀어내는 글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경력 자체만으로 어필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그러려면 여러분들의 경력이 지원한 산업/회사/사업부/직무와 완벽히 맞아 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신입도 그 경험 자체가 가치를 가지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무팀에 지원하는 분들은 법학 수업을 들으며 쌓은 지식 자체를 어필할 수 있고요. 인사팀의 경우에도 맡게 될 업무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인사 지식을 공부한 과정이 연결될 수 있습니다. 물론, 학부생의 경우에는 연관 지식의 개론을 배우다 보니 밀접한 연결이 안 될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인사업무라고 하더라도 공장에서 근로자를 상대하는 인사 담당자와 판교 등지에서 IT개발자를 상대하는 인사 담당자는 업의 성격이 다를 수밖에 없지요)


다소 논지를 틀어서 경력공고에 지원하는 재직자들이 자신들의 회사업무를 어떻게 리뷰해야 될지도 설명해 보겠습니다.


-. 업무를 회사에서 맡기는 근거가 됐던 본인의 기존 강점(역량)

-. 그 업무를 맡기며 조직에서 무엇을 기대했을까?

-. 그 업무를 내가 어느 정도나 해낼 지 나름의 목표를 세울 수 있겠죠? (조직이 기대하는 것 이상을 해내겠다고 의지를 다지면 더 좋습니다. 원래 자소서는 자기를 파는 글이라 최대한 뻥을 치는 건 국룰입니다. 물론, 구라를 쳐도 됩니다. 다만, 구라를 치더라도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쳐야 합니다.) 그 목표를 세운 과정, 내가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을 갖게 만든 근거가 된 역량에 대한 재점검

-. 주어진 업무에 적응해 간 과정 / 전임자에게 업무 교육을 받았다면, 그 교육 받은 걸 조금이라도 빨리 숙지하기 위해서 추가로 내가 노력한 것도 언급할 수 있을 겁니다.

-. 본격적으로 실무에 투입되며 부딪힌 어려움, 그 어려움 극복을 위해서 내가 노력한 과정 / 적응 및 실행 과정에서 더 잘 하기 위해 내가 회사에서 한 노력으로 세미나, 사내 스터디 조직 및 운영, 회사 매뉴얼 꼼꼼하게 읽어보기, 경쟁사 자료 및 현황/추이 등 자발적 서칭과 같은 내용들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이것 역시 거짓말을 해도 되지만, 감당할 수 있는 거짓말만 해야 된다는 것, 계속 말씀드립니다.)

-. 그렇게 해서 내가 낸 성과(정량/정성지표 두루 돌아봐야겠죠? 대부분 회사에서는 모든 일이 계량/정량화돼 있기 때문에 수치로 표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계량/정량에 목숨 걸 필요 없습니다. 실제 기억도 안 나는 걸 억지로 끄집어 낼 필요 없습니다.) / 그 성과는 조직에서 어느 정도나 인정을 받았는지(조직에서 기대한 만큼의 결과였는지)?

-. 이 업무를 맡아서 적응하고 실행하고 결과를 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발전된 나의 역량 혹은 변화된 나의 가치관 등 + 이게 지원한 산업/회사/사업부/직무 담당자로서 공고에 나와있는 업무를 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까지 체크해야 합니다. 같은 소재, 같은 플로우라고 하더라도 지원하는 산업/회사/사업부/직무가 달라지면 당연하게도 둘 간 고리를 달리 가져가야 됩니다.


반도체 밸류체인 내에 속해 있는 회사에 재직한 사람이 종합 반도체 회사에 이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요새 보자면, HBM이냐 파운드리냐 시스템 반도체냐 등에 따라서 다를 수 있습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율주행 분야냐, 전기차(혹은 수소전기차)냐 등에 따라서 다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국을 책임지는 주요 전략산업들만 보더라도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그 고리는 여러분들이 본인의 커리어를 어떻게 바라보느냐, 어디에 지원하느냐에 따라 수억 가지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고로,


취업엔 정답이 없습니다. 취업에 정답이 있는 것처럼 떠드는 사람들을 피하셔야 됩니다. 사기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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