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바꿀 선택은 작은 차이에서 나온다.
요새 한국 프로야구를 강타하는 가장 핫한 팀, 한화 이글스입니다. 만년 하위권이던 한화 이글스가 연일 승전보를 올리면서 그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이 관심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 배경은 차치하고 제가 주목한 부분은 다른 곳에 있어요. 승리에 익숙해지면서 이기는 습관이 몸에 배였고, 승리 DNA가 팀 전체에 퍼졌습니다. 그것을 저는 팀의 분위기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한화 한용덕 감독은 이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요량입니다. 한화가 더 이상 약팀이 아니고 강팀이란 인식이 생기면 상대 팀도 한화를 상대할 때, 좀 더 긴장하게 될 겁니다. 상대의 두려움을 유발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포인트 같습니다.
여기 분위기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분야가 하나 더 있어요. 정치적 견해를 던지는 사람이 아님을 미리 말씀 드립니다. 팩트만 갖고 얘기합니다. 바로 이번에 서울시장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입니다. 안철수 후보가 박원순 현 시장에게 양보할 당시만 해도 이런 상황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겠죠? 그 분이 시장 선거 후보를 양보할 때만 해도 전국민적으로 안철수 님에게 갖고 있던 인식이 좋았죠. 그 분위기를 타고 안철수 현 시장 후보님은 더 큰 꿈을 꾸셨을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그 분위기가 국민적인 지지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어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분위기 다른 말로 운이라고 볼 수 있는데, 대운을 받을 준비가 덜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한화 이글스는 분위기를 타고 계속 올라가기 위해 비시즌에 치열한 준비를 했기에 그 분위기를 자신들이 소화했습니다. 안철수 후보님은 분위기를 타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그 성공을 바탕으로 더 큰 환경을 조성하는 데까지는 실패했다고 생각해요.
이처럼 분위기는 무지무지 중요한 거 같아요. 정치나 스포츠 같이 대중적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영역에서만 분위기란 요인이 중요할까요? 아니요. 저는 한 개인의 인생을 결정짓는 것도 분위기가 큰 몫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퇴사란 과감한 결정을 한 것의 배경도 분위기입니다. 회사 내적으로, 외적으로 퇴사의 분위기가 물씬 조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아직 제 인생의 길이 덜 또렷함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결정을 내려 버렸어요.
당시 회사 외적으로는 제가 아프리카TV BJ 기획사인 Freec과 계약을 하면서 개인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자기소개서를 라이브로 써 주는 방송인데, 원래 글을 빨리 쓰는 재능을 활용해 기업 공채 자기소개서를 그 자리에서 써서 보여 주는 거죠. 제 경험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그런데 인터넷 방송은 얼굴을 공개하는 게 확산성이 좋다는 프릭 대표님의 추천이 있었습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팀에 신입사원이 들어 왔습니다. 신입사원의 출현 이후, 팀에서는 이 친구가 무슨 Role을 맡으면 좋을지 논의를 합니다. 그런 논의 기간, 즉 과도기에 빠른 결정으로 퇴사를 하고 제 공백을 이 친구가 메우면 되겠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회사란 곳에서 오래 다니겠단 생각을 한 것도 아니었고 언젠가는 관두겠다고 생각했던 만큼 이 때 관둔다면 팀의 혼란도 최소화시킬 수 있고,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팀에서 계륵의 입장이었기 때문에 언제 이별해도 이상할 건 없었던 상황이었지만...
이처럼 저 역시도 회사 대내외적으로 퇴사를 위한 환경이 받쳐 줬습니다. 퇴사를 처음 팀장에게 말한 날, 그 날 저녁 제가 본 영화는 "그 날의 분위기"였습니다. 이 분위기가 퇴사란 말을 던지게끔 만들었습니다. 미래가 어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분위기를 타고 멋진 신세계를 만들어 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