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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리하리 May 24. 2018

첫 맛의 달콤함을 오래 지속하기를..

칼정장을 입은 신입사원을 바라보며

어제 오전부터 일정이 있어서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다람쥐처럼 서울 시내를 누비고 다녔습니다. 오전 10시에 종로 플랜티 어학원 담당자님과의 미팅이 있었습니다. 하반기에 하리하리와 플랜티어학원의 의미 있는 협업을 기대하게 만드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도 좋았던 것은 역시 동묘앞역부터 종각역까지 걸어가던 청계천 골목이었습니다.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천변이라 그런지 바람도 시원하고 미팅도 잘 돼서 기분이 날라갈 것 같았습니다. 미팅이 끝나고 오래간만에 LG 광화문 빌딩을 찾아갔습니다. 연수원 동기인 생활건강에 다니는 동기를 만나기 위해서였죠.

구도는 달랐지만, 같은 감동, 같은 시원함을 주는 청계천

동기와 오래간만에 광화문 동화면세점 근처의 오양회참치에서 회덮밥을 먹고 짧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사실 그 아이도 진로에 고민이 많은 상태였습니다. 외국계 마케팅부터 노무사, 회계사 그리고 사업까지 폭넓은 진로의 선택지를 앞에 두고 장고를 거듭하는 것을 보니 다시금 제가 글이란 재능을 찾아 그걸로 밀고 나가겠노라고 마음 먹은 게 얼마나 행운아였는지 알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출처: 대한민국 구석구석/오양회참치의 회덮밥 (글의 맥락관 큰 상관 없습니다!)

그렇게 커피를 물고 걷다가 칼정장을 입은 3명의 친구들을 만났어요. 한눈에 봐도 회사에 막 입사한 신입 사원임이 느껴졌습니다. 눈빛에 나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득했고, 걸음걸이 하나에도 사회를 향해 내가 간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같았어요. 당연히 그런 위치에 있다가 그 위치를 스스로 박차고 나온 만큼 부럽다기보다는 나 역시도 그럴 때가 있었지..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해 보았습니다. 만약에 제가 소위 말하는 신입 때의 초심(初心), 즉 'LG뽕'을 계속 유지했더라면 관두지 않고 좀 더 다니지 않았을까?


사실 저의 퇴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두 가지로 갈리는 거 같습니다. 첫째, 응원하고 부러워하는 이들입니다. 그들도 퇴사하고 싶지만 용기를 내지 못해 주저하는 경우이거나 나에게 가슴 뛰는 일을 찾기 위해 오늘도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친구들입니다. 둘째, 저를 아니꼽게 보는 이들입니다. 자신들은 회사에 잘 다니고 있는데 회사에 다니는 것을 정체된 것마냥 바라보는 것을 못마땅해 하고 제가 얼마나 성공할지를 지켜 보는 이들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출처: MBC 무한도전

지금 이 글을 보며 퇴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오늘의 메시지는, '초심을 생각해 보라'는 것입니다. 그 초심의 찌릿함이 여전히 유효하다면 당신은 아직 퇴사하기에는 이릅니다. 초심을 상기시키고 회사에서 보내는 하루하루의 가치를 되새김질한다면 저처럼 이른 퇴사를 결정하지는 않을 겁니다. 초심을 떠올리기 전엔 덧없이 흘러가던 하루 하루가 다시금 의미 있는 매일로 바뀔 거에요.


언제나 말하지만, 퇴사가 무조건적으로 옳은 결정이라고만 보진 않습니다. 제 매거진의 주제가 퇴사일기기 때문에 퇴사하고나서의 하루하루를 기록하는 겁니다. 퇴사를 좋게만 말씀 드릴 수는 없다고 봅니다. 모든 사람들의 생각은 다 다르니까요.

물론 저는 매우 좋습니다. 아직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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