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없이 글써라, 명작이 만들어지니

디파지트 글쓰기 클럽 2회 강의

by 하리하리

난생 처음 해 보는 홀로서기. 그 문을 처음 여는 감동적인 순간이었지만, 옆집 자명종 소리가 자꾸만 신경에 거슬렸다.


요시다 슈이치 <요노스케 이야기> 中


3주 전 난생 처음으로 자기소개서가 아닌 일반 글쓰기에 대해 나의 생각을 전하는 강의를 했다. 우연한 기회에 디파지트란 큐레이션 서점의 마케팅이나 곁가지 일을 돕는 팀원 중 한 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내가 이 일을 맡게 된 것은 전적으로 글쓰기 말고 책읽기를 강제할 만한 나만의 수단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장영학 대표님이 따뜻하게 잘 대해 주셔서 내 집처럼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 내가 여기서 원래 하기로 한 역할은 북클럽지기였다. 그러나 책읽기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다 보니 읽는 속도가 빠르지 않았다. 궁여지책으로 글쓰기에 대한 나의 생각을 공유해 보면 어떨까 싶었다. 다행히 평소 내 글쓰기 속도에 대해 흠모해 왔던 주변 분들의 추천과 격려로 글쓰기 강의(클럽/살롱)를 열었다.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았다.


바야흐로 글쓰기 전성시대다. 사람들은 자기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한다. 그것은 SNS를 통해 개인 브랜딩이 보편화된 시대를 우리가 지나가고 있기 때문이라 추측한다. 확실히 매력적 글은 글을 쓴 상대를 궁금하게 만들고, 매력을 극대화 시킨다. (자랑은 아니지만, 자랑이구나) 나 역시 브런치/글이란 수단을 통해 이쁜 여자 친구와의 인연을 만들었다. 내가 외모가 뭐 대단히 뛰어난 것도 아닌 이상 결국 글의 힘이 컸다고 생각한다. 글은 이렇게 사랑을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사람을 죽이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최치원이 토황소격문 한 장으로 황소 장군의 숨통을 끊어놨다. 글은 이 정도로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 무시했다가는 큰 코 다친다.


저번 수업에서는 강사가 귀차니즘에 시달렸던 바, 지인들 위주의 영업을 해서 강의를 열었다. 대부분 이 강의를 통해서 나의 글쓰기 능력(혹은 속도)을 빼앗고 싶어했다. 그러나 글이란 것이 어찌 단 1시간 반에서 2시간만의 강의로 완성될 수 있겠는가? 물론 그런 목적이 아니고 그냥 학생을 모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내 모습이 애잔해서 강의를 들으러 와 준 의리파 친구들도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지윤이와 효정이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을 전한다.) 3주나 되는 시간이 주어졌지만(이것도 원래 지난 주에 했어야 했는데 지인 위주로 때우려다가 최소 인원을 채우지 못해 미뤘다.)결국 지인 영업으로 대체될 위기다. 이 글을 쓰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바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이 강의를 통해 머리에 뭘 맞은 듯이 단번에 글쓰기 능력이 올라가리란 기대는 애초에 갖지 않는 게 좋다. 그리고 세상 일이란 게 급히 먹으려고 그러면 체한다. 내가 오히려 이 강의를 통해 여러분들에게 말해 주고자 하는 것은, 글에는 정답이 없고 매일 그리고 꾸준히 다양한 주제로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천재가 아닌 둔재들이라면, 매일 5시간 이상씩 글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이 정도 시간은 자신과 같은 소설가 지망생들에게 해당되는 것이다. 우리 같이 에세이 쓰는 사람들은 그렇게 오랫동안 글이란 영역에 에너지를 쏟을 필요는 없다.


나는 소설가는 아니지만 글로 생계를 유지하겠노라 선언한 사람이다. 5시간까지는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시간을 글쓰기에 투자해야 한다. 특별한 글쓰기 노하우, 책쓰기 노하우를 단번에 풀어내는 것보다는 같이 글을 쓰고 같이 고민하는 시간을 통해 글쓰기가 재미있고 매일 3끼 먹듯이 해야 함을 알려 주려고 한다. 그리고 하나의 소재에 대해서 각자 생각하는 바가 워낙 다채로워 그것을 듣는 재미가 있단 사실도 가르쳐 준다. 일례로 지난 수업 시간에 골목길이란 소재를 갖고 4명의 학생들과 생각을 나누었다. 각자의 성장 배경이나 가치관 등이 반영된 골목길은 그 모습이 정말 제각각이었다. 이런 경험을 우리 수업에서는 할 수 있다. 사람이 부족하면 나도 같이 글을 쓰고 얼개를 잡으면서 여러분들과 즐거운 생각 나누기를 할 참이다.


이번 수업 이후에는 프립이나 2교시, 탈잉, 크몽, 숨고 그리고 온오프믹스까지 갖가지 재능 공유 플랫폼에 이 강의를 올릴 참이다.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이 강의를 알리려고 시도하다 보면 지금보다 좀 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내 강의에 함께 해 줄 거란 기대가 든다. 서점 회의실 대관을 하고 진행하는 강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약간의 돈이 든다. 1인당 2만원이다. 여러분들에게 2만원 그 이상의 값어치를 돌려 드리도록 하겠다. 생각하고 글쓰는 일을 거르지 마라. 그 꾸준함이 결국 위대함을 만드는 기반이 된다. 나라고 여러분과 달랐겠는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30년째 달리기를 거르지 않듯이 여러분들도 글쓰기 혹은 생각 나누기를 지속적으로 해내기를 바란다.



장소가 어디냐고 그래서 제목에 적었다고 했지만, 주소까지 박아 두겠습니다

문의는 hori1017 제 개인 카톡 부탁 드립니다. 일시는 8월29일 수요일 8시부터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디파지트 글쓰기 클럽 첫 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