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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리하리 Oct 22. 2018

인성면접의 시작과 끝, 1분 자기소개

엄청난 노하우는 애초에 없다, 결국 네가 답이다


이 글은 한창 면접을 진행 중인 제 구독자 분들이 면접을 잘 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고 썼습니다. 여러 유형의 면접이 있고, 그것들을 통해 취업 준비생들을 다면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제가 나름대로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는 ‘인성 면접’에 대한 나름의 생각과 공략법을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사실 인성 면접에 대한 노하우를 던진다고는 하지만, 자기소개서에 비해 확신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첫째, 취업 준비생들과 자기소개서 정리를 위한 기초 인터뷰를 하면 소름 돋게 말을 잘 합니다. 자기들이 했던 것에 대한 정리도 확실히 되어 있고, 가치관도 뚜렷한 편입니다. (다만 그것을 논리적 글로 풀어내지 못할 뿐) 둘째, 이미 시중에서 활동하는 면접 전문가 분들에 비한 차이점이 있냐고 하면 쉽게 답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셋째, 자기소개서에 비해 제가 관할할 수 있는 범위에 한계가 있습니다. 면접장에서 친구가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제가 속속들이 알 수가 없으니까 말입니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면접까지도 오지 못한 수천 명의 다른 취업 준비생들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실 면접 조언이 자신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소개서에서 인성 평가까지 저를 믿고 함께 해 준 친구들을 위해 면접 전략 역시 감히 몇 자 적어 보려 합니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1분 자기소개입니다. 1분이라는 한정된 시간 동안 자기를 가장 매력적으로 표현하는 게 1분 자기소개입니다. 제가 말투가 아주 조금 빠른 편인데, 400자에서 450자 정도로 대본을 짰을 때 50초 가량이 나옵니다. 이 정도 글자 수를 염두에 둔 채 대본을 만들면 1분 자기소개의 완성도가 올라갑니다. 여기서 잠깐! 1분 자기소개에 대해서 대본을 만들어야 하느냐 마냐로 사람들마다 생각이 조금씩 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뭐든지 극단은 좋지 않습니다. 대본을 써 두고 미리 숙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막상 실전에 가서 구체적 내용들이 떠오르지 않는다 해서 굳이 무리하면서 그 내용을 머릿속에서 끄집어 낼 필요는 없습니다. 말 그대로 우리가 준비한 자기소개 대본이 면접관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100%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취업 준비에 확실한 정답이 없고, 불안감에 사로잡히는 우리가 뭔가 기댈 언덕이라도 두고 싶어서 마련한 ‘허상의 모범 답안’입니다.


자기소개서도 그렇고, 면접도 그렇고 모범 답안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합격의 영광을 안은 친구가 한 경험과 생각은 우리의 것과 분명히 다른 데도 불구하고 불안한 우리들은 그 친구의 후기나 가이드들에 나와있는 그대로 해야지만 합격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헛된 노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1분 자기소개 대본을 달달 외우고, 대본대로 하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내 모습이 이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 정답은 여러분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어깨 힘 풀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면접관 분들에게 알려 드려야 합니다.


물론 인재상과 맞으면 좋습니다. 그런데 인재상에 억지로 맞추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또한 인재상에 대해서 각 회사 사이트에 소상히 적어 두었기 때문에 그 세부 내용과 제가 맞아 떨어져야 합니다. 일례로 25일까지 마감하는 대한항공 객실승무원 문항에서는 아예 대한항공의 인재상 중 하나인 Team player가 되기 위한 당신의 자질을 물어봅니다. 대한항공이 말하는 팀 플레이어란 ‘같이 일하는 동료의 의견을 경청하고 화합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팀을 위하는 마음으로 일한다고 해서 대한항공의 팀 플레이어가 아니란 의미입니다. 얼마나 상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지, 그 이야기 속에서 너와 나의 공통점을 찾고 이를 시너지로 극대화하기 위한 자세를 갖고 있는지 등이 팀 플레이어를 지향하는 지원자로 1분 자기소개를 구성하고 싶다면 들어가야 하는 내용들입니다.


애석하게도 모든 사람들이 이런 성향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경청을 안 하지는 않겠지만,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이 어색한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대신 나의 이야기를 더 많이 하며 대화나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리더형 인재일 수 있습니다. 굳이 화합을 도모하려고 하기보다 처음부터 팀 빌딩을 할 때, 나와 성향이 맞는 사람들만으로 팀을 구성해 업무에 속도를 높이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일하는 이가 대한항공 객실승무원이 되겠다고 억지로 팀플레이어의 자질을 말한다면 어색할 확률이 높습니다. 자기소개서 쓸 때에는 어떻게 해서라도 팀 플레이어로서의 내 잠재력을 글에 구현하는 것이 옳겠죠? 문항에 애당초 이 회사를 지원하는 당신은 팀 플레이어라는 것을 전제로 깔고 있으니까요.




1분 자기소개는 정말 잘 해야 합니다. (사실 최종 합격을 하는 그 날까지 모든 관문에 있어 소홀해야 할 것은 없죠…) 인성 면접이란 테두리 내에서 주로 1분 자기소개를 시키는데, 인성 면접이 극히 이례적 경우가 아니라면 다대다 면접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조당 면접 시간은 그리 오래 주어지지 않습니다. 한 30분 정도? 인당 질문 2-3개씩 하면 그 시간은 훌쩍 지나갑니다. 따라서 첫 단추면서 모든 면접관들이 자기 얘기에 집중하는 1분 자기소개는 면접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중요하다고 해서 작위적으로 자기 얘기를 늘어놓으면 역효과입니다. 중요한 관문 앞에 놓여 있을수록 부담감을 덜어 내고 자기 얘기를 조금이라도 솔직 담백하게 하는 데 집중하세요. 자기소개서도 그렇고, 인성 평가나 면접도 그렇고 이렇게 말은 하지만 여러분의 합격을 제가 100% 보장해 드릴 수 없다는 사실이 저를 괴롭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들의 가치관이나 색깔을 잃지 마시길 항상 추천 드립니다. 그래야 지금의 취업 관문을 통과하고 나서도 여러분 삶이 후회스럽지 않으니까요. 기억하세요! 저는 여러분들의 조언자일 뿐 이 조언을 듣고 반영하는 것도 여러분이고, 선택에 대해 결과를 책임지는 것도 죄송하지만 여러분 자신이라는 것을. 이 험한 세상에서 믿을 것은 결국 본인 자신만이라는 것을. 다만 여러분들의 힘든 여정에 제가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 드리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것만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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