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예시를 통해 살펴 본 '차별화를 만드는 구글링'
이제 하반기 취업 시즌도 어느 정도 종국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많은 취준생 분들이 울고 웃었고, 이미 최종 합격을 한 구독자 분들에게는 축하를 보내고 아직 진행 중인 건들이 있는 분들은 좀 더 힘내라는 말씀 드립니다. 오늘은 내일 면접을 앞두고 있는 한국콜마(제약)_생산관리/영업 지원자 친구를 위해 바칩니다. 이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것 중 하나가 구글링을 기가 막히게 하는 방법입니다. 사실 이 구글링은 지원동기나 입사 후 포부를 쓸 때, 중요한 skill입니다. 일단 저는 구글링 검색 전에 뭔가 찾아야겠다는 타깃을 분명히 정하고 하지 않습니다. 최대한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서칭을 합니다. 다만 회사+산업군+경쟁사+국내+세계 동향 정도의 범위는 지정하고 구글링을 합니다. 일례를 들어 보겠습니다. 삼양식품 경영기획 직무에 지원하는 친구의 자기소개서를 쓰게 되면 저는 '삼양식품 신사업'과 같은 키워드를 답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회사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라면 회사 이름만 치고 빠르게 구글에서 검색되는 주요 뉴스들을 훑어 봅니다. 그런 결과, 나왔던 기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정리하면 삼양식품이 갖고 있는 대관령 목장 내 연수원을 대관하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올 초 '교육/서비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고 하는 것이 기사의 골자입니다. 대개 삼양식품 하면 불닭볶음면에만 치우쳐서 구글링하고, 그것의 확산 효과를 자기소개서에 녹이는 데에 집중할 거라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짐작 가능합니다. 확실히 직무와 회사를 동시에 고려한 구글링은 내 자기소개서에 차별화를 만들어 줍니다. 자, 그렇다면 이제 한국콜마(제약)에 포커싱된 구글링을 해 보고, 그 기사에 맞춰 회사의 내용을 재구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생산관리라 하면 기본적으로 한국콜마 제약 공장을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콜마의 제약 공장은 본래 CJ그룹 산하였던 씨제이헬스케어의 소유물이었는데 한국콜마로 소유주가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이 정도는 웬만한 면접자들도 준비되어 있을 것입니다. 한 발짝 더 나가야 합니다. 기사를 하나 보여드리죠.
기사 제목은 별 게 없어 보이지만, 내용에 알짜배기들이 많습니다. 특히 한국콜마 생산본부장의 인터뷰가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얼마 전, 대웅제약 향남공장에 대해 찾아보면서 그 공장 내 기계들의 생산성이 워낙 우수해 다른 외국계 제약사에게 수탁을 주고 있다는 내용을 봤습니다. 한국콜마 세종공장의 포인트는 다릅니다. 바로 '밀폐'입니다. 애초에 외부에서 유입될 만한 오염원을 차단해 처음 원료의 느낌을 고스란히 살려 약으로 내놓는다는 것이 이들이 강조하는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제된 약은 포장과 유통을 거쳐 약국, 병원으로 가고 그것이 환자들의 입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오염원이 하나라도 들어가면 안 됩니다. 혹여라도 약을 먹은 환자에게 문제가 발생하고 난 뒤에는 이미 늦습니다. 약은 사람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먹는 것이지, 약을 먹고 건강이 상하면 안 될 일이기 때문이지요.
특히 이런 설비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일본, 미국, 독일 등에서 우수 장비들을 수입해 오는 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즉,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었다는 얘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겁먹지 않았습니다. 장기적 비전을 보고 투자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돌이켜 보면 제약 업계의 공식이기도 합니다. 대웅제약에서 내놓은 나보타 역시 보톡스의 유력한 대체재로 세간의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냉정히 말해 아직 매출로 극대화되지 못했습니다. 그 가능성을 많이 내포하고 있다 뿐이지요. 제약 업계에서 이런 투자에 몸을 사린다면 지금과 같은 발전을 이룩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약은 개발, 임상까지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설사 그것이 통과되었다 치더라도 대량 생산이 가능한 여건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제약업계로의 진입 장벽은 높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 인수를 통해 그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다고 보입니다.
사실 한국콜마가 대단한 것은 제약과 화장품의 퓨전 테크놀로지를 지향한다는 점입니다. 회사를 세운 분은 대웅제약 출신이시지만, 'K-뷰티'의 바람을 타고 화장품 OEM/ODM 전문 업체로서 사세를 키웠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 제약업계에 있으며 몸에 밴 철저한 품질 제일주의가 깔려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화장품 업계에서 최초로 제약 제품들이 주로 받는 인증인 GMP를 받아 cGMP라는 이름까지 붙기도 했지요. 특히 현재 화장품 분야에서 글로벌 진출 경험이 탄탄한 한국콜마의 강점을 십분 활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기사만 봐도 내년 씨제이헬스케어에서 국내에 발매할 예정인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케이캡정은 올해 국내 식약처의 인증을 받은 상태입니다. 이 상황에서 글로벌 인증 문턱이 높지 않은 다른 나라에서 함께 출시해 시너지를 도모한다면 제약 부문의 매출 규모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라갈 것입니다. 게다가 시장의 호재라 할 것 같으면, 역시 FDA의 승인 절차가 이전에 비해 덜 까다롭다는 것입니다.
미국 내에서도 신속한 신약 승인을 위해 절차를 간소화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언제 바뀔 지 모릅니다. 이럴 때,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업무 속도에 박차를 가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의약/바이오 시장을 주도하는 회사들이 더 많이 나오기를 고대합니다. 역시 그 중심에 제 구독자들이 지원한 한국콜마가 있으면 좋겠고, 그 콜마의 중심에 제 구독자들이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