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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리하리 Nov 22. 2018

진심이 외치는 소리에 돌아보길

그 소리에 응답하는 것, 취업이란 실타래를 푸는 것의 출발점

결핍은 결점이 아니다. 가능성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세계는 불완전한 그대로, 불완전하기 때문에 풍요롭다고 여기게 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걷는 듯 천천히> 중



어제(21일)도 강릉에 강의를 다녀왔다. 그 곳에서도 제가 친구들에게 초지일관 했던 말이 있다. "스스로를 믿어라."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학교 생활을 하면서 4년 내내 자기 자신을 조금이라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서 열심히 살았는데, 막상 학교란 울타리를 넘어서 여러 사람들과 경쟁을 하려고 나오면 스스로를 평가 절하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다. 이게 부족해 보여요, 저게 부족해 보여요. 책을 읽다가 친구들이 맨날 입버릇처럼 말하는 내용과 이 '결핍'이란 주제가 너무나도 맞아 보여 주제로 삼았다.


주커버그가 페이스북을 만들며 이런 말을 했다. "모든 사람은 연결되어 있다." 아래 기사를 보자.


나는 위 기사를 보고, 취준생들의 경험 역시 이런 생각을 갖고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예상했다. 왜냐하면 대학에 처음 들어가고 나서 여러분들의 목표가 취업인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경제난이다, 취업난이다 라고 하는 말들은 IMF 이후로 계속 나왔던 것인지라 머릿속에 취업이라는 것을 생각하기는 한다. 하지만 취업만을 생각하며 자신들의 모든 경험을 하다 보면 인생이 참 재미 없어진다고 봤다. 친구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취업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지만, 저학년 때부터 취업을 막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여러 가지 경험들을 하며 자기 가능성을 타진해 본다. 난 이 지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경험들이 얼핏 생각해 보면 자소서 문항들과 관련이 없어 보일 지 모르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연결점을 잡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연결점을 잡기 전에 취준생들이 스스로 갖고 있는 편견의 장막을 걷어내야 한다. 예를 들면, 어떤 문제를 보고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다른 이야기인데 그것이 회사/직무와 연결해 봤을 때 매칭이 안 된다고 스스로 단정짓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식이다. 사실 생각해 보면 누구도 본인의 진짜 마음의 소리가 정답이 아니라고 말해 준 적이 없다. 그냥 혼자 생각하고, 주변에서 들리는 이야기들을 종합해 봤을 때 안 맞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 보자. 평소 성격이 만만디인 친구가 있다. 그 성격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에게 물려받기도 했고, 그 성격이 싫지 않아 계속 그런 성격에 맞춰 삶을 살아 왔다. 그런데 회사에 지원할 때, 그런 여유 있는 성격이 혁신과 열정을 도모하는 회사의 성향과 맞지 않다고 지레짐작하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 그래서 내 안에는 열정과 혁신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성격을 갖고 있다고 자소서에 쓰는 순간, 그 자소서는 거짓을 말하는 글이 되어 버린다. 그리고 더 재미있는 것은, 우리가 거짓을 글에 늘어놓으면 금세 티가 난다. 사람이 옷을 입을 때도 나랑 잘 어울리는 옷을 입어야 옷태가 난다고 하지 않는가? 진실을 말하는 당신의 표정은 어느 누구보다 확신에 가득 차 있다. 나는 진실의 힘을 믿고 있다.


다시, 열정/혁신으로 돌아가 보자. 열정/혁신이 부족한데 질문에 어쨌든 우리는 답을 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추천하는 방식은 한 단계 안전 장치를 두는 것이다. 열정이란 단어가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의미를 찾아 본다. 평소 여유 있는 성격의 나라도 어느 순간 열정이 끓어 오를 때가 있다. 자소서에 쓸 만한 내용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이성을 보고 그 이성과 사귀기 위해서는 없던 의욕도 생기는 사람들을 많이 보지 않는가? 나 같은 경우는 정말 좋아하는 일인 '글쓰기'를 업으로 삼고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고 강의하는 요즘보다 더 열정적이었던 순간은 없는 것 같다. 이런 나에게 열정은 몰두/몰입이다. 진짜 나의 모습과 질문의 요지 사이에 접점을 찾는 것이 내가 추천하는 방식이다. 당신의 진실됨을 절대로 글 속에서 지우지 말아라. 진심은 살리되 질문의 요지에 충분히 맞는 지점을 발견할 수 있다.


다시 한번 노파심에서 말하지만, 이런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라는 사람의 뿌리를 절대로 부정해서는 안 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고 하듯이 나의 정신적 뿌리를 잊어버리면 서류, 인성 평가, 인성 면접, 인턴십 등 몇 달에 걸쳐 이어지는 회사의 채용 과정에서 나의 정체가 금세 탄로난다. 정말 대단한 거짓말쟁이라서 설사 그 진심을 드러내지 않고서도 회사의 눈에 든다 치자. 이후, 당신은 그 회사에서 최소 3년은 다니게 될 텐데 그 기간들이 생각보다 짧지 않다. 본심을 감추고 회사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조금씩 스트레스가 쌓이고, 그 스트레스는 정말 예상치 못한 시점에 터지며 나를 옭아매게 된다. 나는 취준생들을 도와 주는 일을 하지만, 취업이 행복의 종착점은 아니니까. 끝모를 삶의 여정 속에서 나는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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