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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리하리 Dec 17. 2018

스마트 공장의 거시적 관찰

국내외를 막론하고 제조업의 위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했다고 한다. 특히 공장 내 근로자들 한 명 한 명에게 주어져 있는 인건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올라가는 추세이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많은 기업들이 해 왔다. 개발 도상국에 공장을 지어 그 곳의 현지인들을 근로자로 쓰며 인건비를 줄여 왔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는 한계에 부딪힌 상태이다. 그런 상황에서 희망으로 떠오른 것이 스마트 팩토리이다. 스마트 팩토리는 고도화된 기술로 무장한 로봇이나 보조 기기 등이 숙련된 기술의 근로자들이 해야 할 역할을 대신 해 준다고 보면 이해가 빠르다. 스마트 팩토리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블록체인만큼 추상적 단어로 불리고 있다. 내가 이 주제를 글로 쓰겠다고 한 것은 최종 면접을 앞두고 있는 내 방송의 애청자가 지원한 회사가 산업용 센서를 만들다가 이제 스마트 팩토리 컨설팅으로 업태를 확장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취급하는 센서나 부품들이 워낙 종류가 다양하고, 그 종류별로 맞아 떨어지는 기계들의 가짓수 역시 셀 수 없이 많다. 각 산업군별, 공장별로 니즈가 워낙 다양하고 그 니즈들을 성공적으로 충족시켜 줬기 때문에 시대가 변해 스마트 팩토리로 변신한다 하더라도 이 회사의 역할은 계속 필요할 거라 생각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어느 정도 성숙기에 접어든 산업들은 이미 공격적으로 스마트 팩토리로 변신을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매년마다 주요 산업군별 공장들에서 노동자들이 연봉 인상을 주장하며 갈등을 빚고 있는데, 그 갈등을 일거에 해결해 줄 수 있는 대안이 스마트 팩토리인 셈이다. 물론 초기 비용은 많이 들 수 있지만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산업들은 그 정도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충분하다. 게다가 이 기계들로 공장을 운영한다면, 부분 교체나 전면 교체를 제외하고서는 연봉 인상으로 고생하거나 급작스런 공백이 발생할 일이 없다. 아마도 스마트 팩토리를 채택하는 회사들은 단기적 효과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이득이 될 만하다는 판단으로 그런 변신을 추구하지 않았나 싶다.


당연하게도 아직 재정 규모가 크지 않은 회사들이 스마트팩토리를 지향하려고 하면 그 비용적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내년 정부에서는 중소기업들 역시 스마트 팩토리로 반드시 변신시키겠다는 굳센 포부를 갖고 관련 정책을 진행하려고 한다. 아래 기사는 그것을 잘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이다.

중소기업들이 비용에 대한 부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 팩토리를 하려는 이유는 자명하다.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주 52시간제 보편화로 1인 근로자당 투여되어야 할 금액이 지속적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모든 요소들이 IoT의 옷을 입게 되면, 필연적으로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러면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반도체나 클라우드의 수요가 급증하게 된다. 클라우드 컴퓨팅만으로 모든 데이터를 소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업계 전반적으로 엣지컴퓨팅 및 관련 하드웨어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고, 그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말 그대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말단, 소위 말해 엣지를 둠으로써 기기들이 그 안에서도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 기술은 5G와 함께 전 산업 현장의 모든 요소들에 인공 지능 반도체가 들어가서 데이터 교류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만 걸음마 수준이지, 이미 대다수의 선진국들은 스마트 팩토리가 어느 정도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특히 대표적인 나라가 독일입니다. 독일은 산업의 뿌리가 상당히 탄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비결은 역시 세게적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그 중소기업들은 역사적으로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아니 시대보다 한 발 앞서서 변화를 받아들였습니다. 현재 그들은 Industry 4.0이란 이름으로 해서 스마트 팩토리를 적극적으로 도입했고, 그것이 여전히 독일이 중소기업의 천국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한 가지 사례로 읽히고 있습니다.


스마트 공장의 키는 역시 데이터입니다. 공장들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그간 자재 관리에 있어서 고도화된 방식을 적용하지 못했습니다. 스마트 공장 내에 5G 덕분에 그간의 속도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른 인터넷이 깔릴 것이고, 그 인터넷이 만들어 내는 데이터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이후 운영에 있어서도 쓸데없는 비용 누수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공장 역시 비즈니스의 범주로 본다면, 매출을 올리는 것 못지않게 비용을 줄이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아래 기사의 '재료 데이터의 효과적 관리로 영업이익을 3배 이상 끌어올렸다'는 내용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내가 보는 공장이야말로 하나의 예술품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예술 작품도 보면 여백의 미라고 해서 흰 도화지 구석 하나도 절대로 허투루 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공장 역시 마찬가지이다. 공장 저 구석에 있는 자재 하나가 비용에 직결되고, 수많은 기계들이 모두 다 제 역할을 해야 이윤이나 납기 준수율이 극대화된다. 공장에 몸담는 이라면 이런 종합적인 판단력을 갖춰야 한다. 게다가 스마트 팩토리라는 시대의 대대적 변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 놓인 대부분의 제조업 종사자들은 이런 예술가적 마인드를 바탕으로 해서 이윤을 극대화하고, 새로운 혁신을 도모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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