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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리하리 Jan 17. 2019

직무별로 달라지는 경험의 뉘앙스

기획과 영업에 맞춰 달라진 나의 경험

제가 강의를 하면서 강조하는 게 여러 가지가 있지만, 두 가지만 꼽자고 한다면 크게 '기업과 직무, 시장에 맞는 정확한 구글링'과 '스스로의 본질 깨닫기'로 압축해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저 본질과 관련된 문항에 대해 제가 생각하는 심화 ver.의 얘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본질이라고 해서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기업과 관련된 문항이 아니라면 전부 나와 가까운 문항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를테면 성장과정과 성격의 장단점 정도가 되겠네요. 제가 정기적으로 방송을 하거든요(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 글을 처음 보며 저를 알게 된 분들은 모르실 수 있으니까). 이번 주 방송할 때, 성장 과정 문항에 제 경험을 토대로 샘플을 쓰면서 이번 칼럼 주제는 이걸로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답니다! ^^


오늘 23시 59분에 마감하는 서연그룹 기획직무를 방송으로 다루면서 제 경험을 토대로 성장 과정 문항을 썼습니다. 정확한 문항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본인의 성장과정 중 가장 영향을 끼쳤거나 기억에 남는 것을 기술해 주십시오




[수능에서 기획을 보다]

수능을 4번 봤던 제 실패 경험이 이후 살아가는 데 있어 소중한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그 전까지 저는 고등학교란 좁은 울타리 안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학생이었습니다. '정저지와'란 말이 딱 들어맞는 사람이었고, 아니나다를까 그 민낯은 전국의 고등학생들이 자웅을 겨루는 수능 시험에서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이후 재도전에서 바로 원하는 결과를 성취할 줄 알았지만 또 다시 실패가 반복되었습니다. 그렇게 2년을 더 써서야 겨우 누구나 선망하는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어느 정도 나이가 찬 뒤, 들어간 대학교라 그 성취감이 다른 동기들에 비해 크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저는 왜 이리 오래 걸렸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실패에 대해 처절하게 반성하지 않고, 제 방법이 옳다고 과신했던 데에 있습니다. 재수와 삼수 당시 9월 모의고사 성적이 전국 최상위권이었습니다. 그것은 당연히 수능이 아니기 때문에 끝까지 경계심을 풀지 않아야 했지만 저는 눈앞의 결과에 일희일비했고, 그것이 수능 시험을 실패로 귀결시킨 원인이었습니다. 기획 업무를 할 때에도 멀리 보고 계획을 세우며 서연그룹의 백년대계에 기여하겠습니다.




위 내용은 제 성장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실패 경험인 수능 실패를 소재로 작성했습니다. 잘 모르실 수 있겠지만, 기획 직무에 쓴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성장과정을 구성했습니다. 실패에 대한 원인 분석, 전략의 부재 등을 언급하면서 성장과정을 끌고 갔죠. 자, 이제 같은 경험, 같은 문항을 영업에 지원한다고 가정한다면 이 성장 과정이 어떻게 바뀌는지 지켜 보세요.


[3번의 실패, 4번은 없다]

수능을 4번 봤던 제 실패 경험이 이후 살아가는 데 있어 소중한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제 역량을 과대평가하면서 너무 큰 목표를 잡았습니다. 물론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4년이라는 시간을 수능 공부에만 오롯이 보냈습니다. 3번의 실패가 저에게 무의미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특히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는 힘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런 뼈저린 실패 없이 바로 원하는 대학에 왔다면 제 자만심은 극에 달했을 것입니다. 실제로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저는 제 학습 역량이 뛰어나다고 맹신해 왔습니다. 그 믿음이 산산조각난 순간의 아픔은 컸지만, 그 아픔은 시간이 지나며 저를 성숙시키는 원천이 되었습니다.


서연그룹에서도 담당 업무를 하다 보면 예상과는 다른 차가운 현실을 마주해야 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 때, 그 현실에 몸서리치기보다는 담담히 마주하면서 그 속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런 가치관을 갖게 해 준 4년간의 입시 준비 과정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귀중한 자산입니다. 혹여라도 주변에 실패로 힘들어 하는 동료들이 있다면, 조언해 주고 감싸안아 줄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위 샘플은 서연그룹에서 영업 담당자를 뽑는다면, 어떻게 성장과정을 구성할지 상상해 보며 쓴 글입니다. 단순한 성장 과정이 아니고 회사에서 당신의 성장 과정 중 가장 인상깊은 일을 쓰라고 했기 때문에 이 소재가 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직무에 맞게 조금씩 색깔을 달리한다면 회사들이 말하는 '직무 적합성'에 조금은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봅니다.


아무리 현직자를 만나고 그들과 대화한다고 해도 그들의 일을 우리가 직접 하지 않으면 그 직무의 디테일함을 절대 알지 못해요. 사람마다 직무를 대하는 태도나 업무 능률이 다 다르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둘의 차이를 둔 것은, 우리가 상상을 통해 그 직무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떠올려 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댓글이나 카페 신청을 통해 다른 직무의 성장과정은 어떻게 쓰나요? 라고 묻는다면 다음 기회에 좀 더 써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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