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바쁜 대한민국 직장인들에 대한 헌사
아직 많은 구독자는 아니지만, 저를 걱정해 주시고 아껴 주셔서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단 말씀 드립니다. 덕분에 대성리 가서 팔자에도 없는 MT도 따라 가고 좋았던 것 같아요. 잠시간 전자 기기를 내려놓고 책과 자연환경 속에 있으니 더없이 행복했습니다. 마음을 추스르고 오늘 강의를 하러 이대에 갔죠. 퇴사 이후에 주말과 평일의 구별이 없어지다 보니까 불현듯 오늘이 일요일이란 걸 잊고 있었습니다. 저도 회사 다닐 때를 떠올려 보면 언제나 다음 날 출근할 생각으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더랬죠. 오늘은 그 주말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글을 써 볼까 합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한때 유행하던 우스갯소리, "월요병을 막는 방법" > 일요일에 출근 한다... 기억하시죠?
오늘도 같이 MT간 분이 스타트업 프로그래머셨는데 일요일인데도 급히 출근을 하시더라구요. 그 모습을 보면서 간만에 직장인이었던 저의 몇 달 전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일요일 저녁만 되면 소화불량에 시달렸던 기억, 복면가왕을 보면서도 일요일이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하던 저의 모습. 요샌 개그콘서트 대신 선다방을 보면서 일요일 밤을 따스한 설렘으로 마무리하고 월요일을 조금이라도 기분 좋게 맞이하려고 하는 거 같습니다.
왜 주말은 2일밖에 없는 걸까요?ㅜㅜ 5일이나 되는 긴 시간 동안을 회사에서 일하면서 보내고 짧은 이틀의 주말 동안도 쉬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힐링의 공간에 사람들이 몰려서 그 틈바구니에서 쉬는 건지 아닌 건지 알 수 없는 주말을 보내고... 나를 위해 쉬는 건지, 인스타그램에 올려서 내가 여길 갔다 왔다고 사람들에게 보고 하기 위해 어딘가에 반드시 가야하는 건지 알 길이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어제 간 대성리는 정말 좋았어요. 사실 어제 글에 이어서 제 생각을 정리하자면 진정한 번아웃이 왔던 거 같아요. 제가 진짜로 좋아하는 글쓰기와 취준생들과의 대화 이것이 아침에 눈 뜨고 나서 감을 때까지 계속 이어지고, 그것으로 내가 뭔가 명성을 얻어야겠다고 다짐하고 나니 일이 되었고. 제가 다른 이들에게 성공을 위해서는 내가 성공의 수단으로 삼은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막상 제가 그렇게 두어 달을 아침부터 밤까지 모든 에너지를 쏟아 만들어 가다 보니 지친 거 같더라구요. 사실 회사에선 그런 번아웃조차 없었어요. 흔히 말하는 월급 루팡의 삶을 이어 갔거든요. 진정한 번아웃을 겪으면서 휴식의 필요성을 절감할 때, 타이밍 좋게 대성리에 갔다왔습디다~!
짧은 휴식을 통해 회복을 하고 아프리카TV 방송에 복귀했습니다. 원래 느리게 살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다 보니 조금만 쉬고 제 눈앞에 펼쳐진 자연만 보고 오는 짧은 휴식에도 기운이 금세 났습니다. 그러면서 잠시 직장인일 때, 이 휴식이 일시적일 뿐 고통은 다시 쌓였던 기억이 났습니다. 근본적으로 고통을 해결하지 못하던 지난 날... 뭐가 두려워서 나는 왜 좀 더 빨리 Stop을 외치지 못했고, 그대들은 왜 여전히 Stop을 주저하는 걸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가 생각한 건 우린 너무 바쁘다는 겁니다. 대한민국은 그간 한강의 기적이란 영광스런 호칭에서도 알 수 있듯 정말 빠르게 성장해 왔습니다. 세계적으로도 그렇게 단기간 내에 성장한 나라가 없다고들 하죠? 하지만 시대는 변했고, 무조건적 빠른 성장만이 능사가 아닌 시대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 과도기에 있는 거 같아요. 사람들은 마음으론 느리게 가고 싶지만, 현실은 우리를 바쁘게 다니라고 재촉합니다. 제 글의 원천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느림과 쉼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깊은 고민이라고 자신있게 말합니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잖아요? 기계마저도 잠시 정비의 시간을 거쳐야 좀 더 그 수명이 오래 되니까 사람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너무 바빠요. 그 바쁨 때문에 여유를 잃는 거 같아요.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는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기 위해 조바심을 내면서 살아 왔고, 그것이 각자의 DNA에 박혀서 바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강박증에 빠진 거 같습니다. 우리 조금만 여유 있게 삽시다. 더우면 좀 더 느리게 걸어서 땀 내지 말고, 주변의 변화에 조금이라도 눈길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됩시다. 저는 그 여유가 새로운 창의성을 만드는 원천이라고 믿고 있으니까요! ^^
한 주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