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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리하리 May 13. 2018

전화받는 삶보다 전화하는 삶

능동적이고 주체적 삶이 나에게 줄 활력

제가 지난 글에서 여러분과 나누었던 글의 주제가 결국 인생사 새옹지마다인데요?! 앞길을 알 수 없는 인생에서 의미를 찾고, 재미를 찾으려면 선결되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그것을 해결하지 못하면 시시각각 닥칠 제 미래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고 언제나 방황할지 몰라요. 그것은 바로 내 삶의 주도권을 내가 갖는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30여년 간 저는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삶을 살아 왔습니다. 늦었지만 이제서야 제 스스로 제 삶을 오롯이 책임지는 첫 발을 뗀 것 같고, 현재 걸음마를 뗀 듯한 설렘 속에 하루 하루를 사는 중입니다.

얘나 나나... ㅋㅋ

어렸을 때만 해도 전 부모님의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친구였어요. 많이 어린 데다가 집안 분위기가 부모님, 특히 아버지의 통제를 따르는 데 익숙할 정도로 엄했습니다. 부모님을 통해 보는 세상이 전부인 양 믿었습니다. 부모님 외에 책이나 TV 등의 매체들이 제가 세상을 보는 또 다른 창이었습니다. 거기에서 다뤄지는 인물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고 성공의 표상이었다고 느꼈죠. 실제로 유치원 때만 해도 뉴스에 나오는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을 보면서 대통령이 되겠다고 꿈꿨습니다. 보수 성향의 아버지께서는 거기에 한 술 더 떠 이회창 전 후보를 보면서 법관이 되어서 대통령이 되라고 권유했습니다. 공부를 완전 못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여기셨을 거에요...

3자토론. 지금은 역사 속으로... 출처: MBC 코미디하우스

하지만 부모님의 예상과는 다르게 최상위권의 성적을 찍진 못했어요. 부족한 집중력이 언제나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어버이날 저녁에 식사를 하면서 제가 사실을 털어놓았어요. 이젠 머리도 다 컸잖아요?^^ 그냥 공부하기 싫었던 거 같노라고 말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해야 하는데 부모님의 기대와 통제가 수반된 공부를 하다 보니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죠. 그렇다고 공부가 아예 싫은 건 아니기 때문에 책상엔 앉아 있다만 성과가 쉬이 나지 않는 그런 형국이었죠...

어렵게, 무려 4년만에 고려대에 갑니다. 자유전공학부를 갔어요. 어찌 보면 이게 저의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자유로운 삶을 살 거라는... 그리고 1학년 1학기만 마치고 군대에 바로 갑니다. 미룰 수 없었거든요. 그렇게 전역을 하고 제 나이가 방년 25세! 이제 무엇을 해야만 하는 시기였죠. 그러나 저는 자유로운 꿈을 꾸는 걸 포기하지 않았어요. 기회를 찾던 저에게 눈에 띄었던 건! 스탠포드 MBA 내 동아리에서 시작됐다는 'Design thinking'

보시면 아시겠지만, 세부적 구조로 나눠지는 개념입니다. 하지만 저는 나름대로 쉽고 심플하게 해석해서 저만의 영역으로 소화시킵니다. 사회적 문제가 될 법한 뉴스들을 보고, 거기서 영감을 얻어 프로젝트 혹은 비즈니스를 만들어 보자! 그런 과정을 거쳐 페일콘이란 개념을 착안해 역전의 신이란 사회적 기업을 만들었구요. 스타벅스 캘리포니아 지점에서 하던 뒷사람 이어 커피 사주기 개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한 교수님이 막 시작하신 미리내 운동이란 캠페인에 동참했습니다. 성과라면 나름 성과였죠..?

풋풋했던 저입니다....^^

그러나 이런 왕성한 활동들은 부모님에 의해서 제약당했습니다. 곱게 취업이나 할 것이지라는 이유였죠... 좌절 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돈이 되지 않는 활동들을 하다 보니 부모님의 이야기가 틀린 이야기가 아니란 것을 알았습니다. 우선 취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취업 역시 제 주도권을 제가 갖지 못하게 했습니다. 팀장님, 선배님 그리고 회사의 틀과 방향에 맞춰 저의 에너지를 쏟아야 했습니다. 물론 그것이 틀리단 것은 아닙니다. 확실한 건 제 성향, 제 가치관과는 맞지 않았죠. 대안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출처: SK하이닉스 블로그 / 회사 블로그에 퇴사학교 인터뷰가 올라오다니 아이러니하네요..?

다행이었던 건 취업을 하다 보니 저의 능동적 삶을 살기 위한 최소한의 경제적 토대가 마련되더라구요. 주도권을 갖기 위한 도구를 찾아 다녔습니다. 정말 운이 좋게도 전 그 도구를 만났습니다. 자소서 더 나아가 글을 쓰는 능력이라는 도구를 손에 쥐게 된 것이죠. 그리고 그 도구에 고객들이 감사하게도 대가를 지불해 주셨습니다. 거기서 더 나아가 방송이란 플랫폼을 만났습니다. 글을 즉흥으로 빨리 쓰는 재능을 활용해 영상 콘텐츠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제 삶의 주인공이 저라는 담론을 확증으로 만들기 위한 여정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단 하나 사실만큼은 확실합니다.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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