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리하리 Jun 25. 2018

좋은 자소서의 조건 첫번째: 가독성

내려놓기와 풀어쓰기, 쉬워 보이나 절대 쉽지 않은 두 마디

이전까지 취업일기를 통해 자기소개서란 미션에 몸을 던지기 전에 우리가 따져 봐야 할 요소들에 대해 글을 통해 먼저 알아보았습니다. 크게 3가지를 먼저 따져 보라고 권유하는 편입니다. 첫째, 스펙! 둘째, 경험! 셋째, 지원 전략! 이 세 가지 기준점을 토대로 자신을 성찰한 뒤,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는다면 좀 더 명확하고 합격 가능성 높은 자소서를 완성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좋은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해서 여러 가지 고려할 사항이 많습니다. 시중에 여러 전문가 분들이 자기소개서는 이렇다 저렇다 분명 많은 말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말들을 아우르는 가장 본질적 부분을 건드려 보겠습니다. 그것은 바로 “글”입니다.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하시겠지만, 자기소개서의 정의란 말 그대로 자기를 소개하는 글입니다. 다른 어떤 전제보다도 우리는 좋은 글을 써야 합니다. 좋은 글을 써야 인사담당자들이 저희가 내는 서류에 한 번이라도 눈이 더 갈 것이고, 눈이 더 가야 합격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좋은 글이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조건은 3가지입니다. 첫째, 가독성. 둘째, 일관성. 셋째, 연속성. 이제 각 조건들에 대해 하나 하나 상세히 알아보면서 취준생으로서 각 조건을 충족시키는 좋은 자소서를 쓰기 위해 구체적으로 들어가야 할 행동 강령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가독성! 가독성이란 읽기 쉬운 글이란 의미입니다. 다른 어떤 특징들보다도 가독성이 좋은 자기소개서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갖는 비중은 어마어마합니다. 수백 대 1의 경쟁률이 일상화되어 있는 현재의 대한민국 취업 시장에서 기업 인사 담당자 1명당 읽어야 하는 자기소개서의 분량은 엄청납니다. 경영지원, 즉 인사팀에서 일하는 사원의 숫자는 엄청 적고 그들이 모든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를 상세히 읽어 주기를 바라지만 우리가 만일 인사팀 사원이라도 모든 글을 꼼꼼하게 읽을 수 있다는 기대는 차라리 처음부터 접는 편이 나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절대 자기소개서를 보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최근 채용 비리 문제가 연이어 터지며 대한민국에서 사업하는 웬만한 기업들은 블라인드 채용이란 이름 하에 모든 지원자들을 꼼꼼하고 평등한 상태에서 바라보고 평가해야 합니다. 인사팀 역시 이런 기조에 발맞춰서 자기 소개서를 다 봐야 합니다. 그렇다고 하나 하나 꼼꼼히 보는 것은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읽기가 고통스러운 글을 보는 것만큼 힘든 일도 없습니다. 인사 담당자도 사람입니다.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를 글 한 편 한 편에 자신들의 에너지를 써 가면서 정성스레 보지 않습니다, 아니 시간적으로 그렇게 모든 지원자들의 글을 처음부터 꼼꼼히 못 봅니다.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 전제 하나 말씀드릴게요. 공부의 신 강성태가 고등학생 분들에게 했던 팩트 폭행에서 착안했습니다. 여러분들은, 글을 못 써요. 정말 못 써요. 본인들만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대한민국이 수년 동안 지속해 왔던 주입식 교육의 잔재로 스스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긴 글로 표현하는 것에 학생들은 굉장히 취약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못 풀어 내는 취준생들의 모습도 이런 문제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합니다.


2년간 2-300여 편의 글을 쓰고 봐 주면서 취준생들이 가장 흔히 범하는 가독성을 떨어뜨리는 실수들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여러분들은 내려놓기를 못합니다. 대개의 취준생들이 나는 이것도 했고, 저것도 했다는 식으로 경험을 늘어놓아 본인들의 역량을 뽐냅니다. 제가 방송에서 비유를 들어 이들을 디스하는데, 이렇게 말합니다. 베스킨라빈스 패밀리 사이즈 통에 31가지 아이스크림을 다 넣은 격이라고 말이죠. 다양한 경험을 몽땅 다 보여준다고 여러분의 매력도가 높아지지 않습니다. 도리어 글을 읽는 상대를 더욱 피곤하게 만들 뿐입니다.


가독성 높은 경험 배치는 질문 하나당 경험 하나입니다. 그 경험의 과정에서도 질문의 의도에 부합하는 어떤 포인트가 있습니다. 그 포인트(상황)에서 내가 어떤 대처를 했고, 그 대처가 그 상황(대개는 문제일 확률이 높습니다.)을 어떻게 무마시켰고, 그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내가 어떤 성장을 했는지, 그리고 그렇게 성장한 내가 지원한 회사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를 풀어 내 줘야 합니다.


혹자는 묻습니다. “이렇게 디테일하게 풀어내도 되느냐?” 저는 단언코 “네”라고 답합니다. 여기서 여러분들이 흔히 하는 두 번째 실수가 나옵니다. 여러분들은 자신이 했던 경험을 상대도 알 거라고 지레짐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이런 우를 범하는 분들이 공대생 지원자들입니다. 공대생들이 하는 실험이나 연구 그리고 논문 등은 전문성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런데 많은 전공자들이 그 전문성을 자소서 보는 당신들도 이해할 거라고 단정짓고, 용어에 대한 해설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소서 하나만 보더라도 그 실험이 어떤 내용이었는지 그 실험의 어떤 부분에서 내가 활약했는지 그 활약이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등을 자소서에 녹여내야 합니다. 이걸 어떻게 그 글자 수 내에 다 풀어 내느냐고 볼멘소리를 할 지 모릅니다. 그러니까 기업 자기소개서죠! 자기소개서 어렵습니다. 고민 많이 해야 하고요. 매일 수천 자의 글을 쓰는 저조차도 항상 고민과 번뇌에 빠져 있는데 여러분들은 더더욱 그래야죠. 가독성을 잡아 내기 위한 여정에 저도 힘을 보태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가독성을 넘어서 일관성과 연속성을 잡아 내기 위한 방식 및 구체적 Action plan에 대해 제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어 드리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