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에 휘둘리지 않는 나만의 공고한 원칙, beyond money
오늘 다들 빗소리에 깨셨나요? 아침 7시마다 하는 '일취월장' 모임을 마치고 스타벅스에 앉아 있는데 유달리 빗소리가 경쾌하게 들리더라구요. 하반기의 시작을 비와 함께 하니 왠지 모를 촉촉함이 마음을 적셨습니다. 그리고 남은 2018년도 잘 풀릴 것만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창문 너머 비 오는 사당역을 보면서 생겼답니다. 오늘 모임이 좋았던 것은 그간 얘기를 많이 나누지 못했던 멤버와 마음을 터놓고 말할 수 있었기 때문인 거 같아요. 그 분과 대화의 물꼬를 트게 된 것은 그 분 가방 속에 있던 책 한 권 때문이었습니다. 바로 레이 달리오의 원칙이었습니다. 사실 그 분의 책을 유심히 읽은 건 아니었습니다. 다만 얼마 전 그 분의 인터뷰를 우연히 SNS를 통해 접한 뒤로 이 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고른 이유를 여쭈어 보니 단순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인생의 원칙을 세우고 싶어서요." 강의 듣는 걸 좋아하고 애초부터 독서를 좋아하시던 그 분께서는 지금의 회사에서 일하시게 된 것도 강의를 하시던 이 회사 대표님의 뜻과 생각이 너무나도 멋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 거 있잖아요? '근묵자흑'이란 말을 좋게 해석하면 멋있는 사람/좋은 사람 옆에 있으면 나 역시도 그 사람을 따라 가려고 하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멋있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그 분도 대표님이 주로 하시는 금융이나 재테크 쪽 강의를 맡으면서 대표님의 지근거리에서 좋은 영향력을 받고 싶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습니다. 이 분의 주요 관심사는 인문학이나 철학이다 보니 가르치는 강의 콘텐츠가 자신의 흥미와 충돌이 발생한 것입니다. 스스로도 삶의 원칙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레이 달리오 님이 금융과 인생을 아우르며 쓴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신이 처한 문제에 대한 답을 흐릿하게나마 찾지 않을까 기대한 거죠.
그런데 문득 돈 역시 인문학이나 철학적으로 풀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돈도 물물 교환의 역사를 지나 사람들 사이에 거래의 편의성을 기하기 위해 고안해 낸 결과물입니다. 즉, 돈 역시 인간들의 손을 탄 것입니다. 인간 중심적으로 사고하고 풀어낼 수 있단 말이죠. 자본주의 사회가 심화되면서 돈과 인간이 대립되는 성격이라고 우리 머릿속에 은연중에 박혀 버린 것입니다. 이 분과 커피를 먹으며 돈과 철학에 대해 소소하게 대화를 하다 보니 퇴사 이후 제 삶에 대해서도 한 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퇴사를 하며 제가 가장 압박감을 느끼는 것은 단연 돈입니다. 매월 25일에 적지 않은 돈인 250만원 가량이 통장에 꽂히던 때가 있었습니다. 퇴사를 하고 이제 저에게 규칙적으로 들어오는 돈은 없어졌고, 저를 흔드는 인출되는 금액만 있을 뿐입니다. 몇 주 전에 차를 팔아 겨우 급한 불은 껐지만 매달 말에 인출되는 거액을 볼 때마다 제 마음이 흔들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 때마다 제 결정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나 후회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처음 마음 먹었던 원칙을 뒤집어선 안 된다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습니다.
취업 강사들이 학생들을 돈 버는 수단으로만 보는 현실에 분노했고, 제가 글을 빨리 쓴단 사실을 자기소개서란 분야와 연결지어서 취준생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해 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써 가는 글이 늘면서 점점 더 취준생들의 삶을 들여다 봐야 한다고 느꼈고, 그들이 갖고 있는 삶의 원칙을 글에 반영해 줘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돈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살려고 노력합니다. 무료로 글을 써 주는 아프리카 방송도 하고, 유료로 방송을 거치지 않고 글을 써 주는 서비스도 운영합니다. 제 입장에선 한 푼이 아쉬운 만큼 유료를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한 푼의 아쉬움 때문에 장기적으로 저를 좋아해 주고 제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스크래치를 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진심이 그들에게 전달되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제가 퇴사를 결정한 저만의 원칙입니다. 이 원칙을 절대 흔들지 않고 초지일관 밀어 붙일 것을 약속합니다.
원칙을 지키고, 하루 하루 성실히
물론, 대박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