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이 가져오는 힘,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꾸는 꿈
오늘은 아침에 조금 일찍 눈을 떴습니다. 8시 20분? 그러고 보면 두어 달 전까지만 해도 어떻게 8시반에는 맞춰서 출근하는 LG란 회사에 어떻게 2년 반 넘게 다녔는지 정말 의문스럽습니다. 제가 전 회사에 있을 때, 가장 친한 동기였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출장을 가는 친구에게 위로 반, 농담 반을 건네며 통화하던 중 그 친구가 물었습니다.
형 요새 연애는?
그러고 보니 제가 퇴사한 이후, 연애 감정을 잊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회사란 안정적 틀을 떠나 불안정한 사업/글쓰기에 나의 미래를 걸어서일 지도 모르고, 주변에 여자가 있었지만 제가 능력이 부족하여 그 인연의 끈을 단단히 동여매지 못했을 수도 있죠. 하지만 운좋게도 저는 그렇게 여자친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왜지? 라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요새 전 정말 행복했더라구요. 아침에 일어나서 글 쓰고, 강의하고, 방송하고...
여러 활동들을 관통하는 힘은 결국 흥미입니다. 제가 가장 흥미 있어 하는 글쓰기란 영역을 갖고 하루 24시간을 채워 간다는 거에서 가슴이 떨림을 느낄 수 있는 거 같아요. 덕질의 대상으로 삼을 만한 글쓰기란 영역이 저에게 일이 되고, 그 일이 저에게 몰입의 에너지를 주면서 다른 것에 신경 쓸 여력을 굳이 남기지 않는 것 같아요. 팀장이 동기에게 전화 오는 바람에 더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못했지만, 덕업일치의 기쁨으로 아침을 시작할 수 있었어요.
통화를 마치고 느지막히 기상했는데, 같이 사는 후배가 뭔가를 재미있게 보고 있더라구요. 옆에서 보니까 백종원의 푸드트럭이었어요. 백종원 씨는 푸드트럭을 거쳐 최근에 골목식당까지 방송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어엿한 프로 방송인으로 자리잡았는데요. 옆에서 어깨 너머로 같이 본 푸드트럭에서도 그의 식견을 볼 수 있었습니다. 와플 사이에 계란이나 햄, 치즈 등 다양한 토핑을 넣는 아이디어를 가미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글을 사랑하는 만큼 음식을 사랑하는 백종원 씨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SBS에서 하는 골목식당에선 그의 외식업 비즈니스 감각을 봤고, TvN에서 하는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에선 음식, 그냥 음식 말고 세계 음식에 대한 그의 지식과 전문적 맛 묘사까지 보면서 소름이 돋기까지 했습니다. 백종원 씨야말로 덕업일치의 끝판왕 같았어요.
그렇게 오전에 나와서 하루에 4천자의 글을 쓰고, 또 글을 쓰기 위해 브런치를 켜서 키보드를 두닥거리는 절 보니 저도 글을 참 사랑하는 녀석이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구독자 여러분들에게 제 머리를 거쳐 나오는 이 글이란 녀석에 대해 사랑을 한가득 담아 여러분께 내놓습니다. 비가 그친 금요일 오후, 제 글을 읽으며 커피 한 잔 하시면서 다가올 즐거운 주말을 준비하는 여러분이 되세요~! 오늘의 한마디!
퇴사는 덕업일치를 향한 나의 첫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