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쪽박섬길 바지락은 일부 맑음
2025.6.10
어느 초보 아저씨에 의해, 쪽박섬 갯벌의 바지락 운명은... 맑았다.
눈앞에 있어도 못 캐는 것, 그것이 바지락이었다.
어제 저녁, 텃밭에 물을 주다 옆집 할머니를 만났다.
“내일 바지락 캐러 간다”는 말씀에, “저도 데려가 주세요” 하고 부탁드렸다.
방법을 배우고 싶었다. 할머니는 “그럼 아침 8시에 나와요” 하셨고,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약속을 잡았다.
이튿날 아침.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채비를 마치고 마당에서 할머니를 기다렸다.
하지만 30분이 지나도 인기척이 없었다. 문을 두드려도 조용.
아마 이미 혼자 출발하신 모양이었다.
기왕 준비까지 했으니 혼자라도 가보기로 했다.
간조 시간에 맞춰 바닷가로 향했다. 멀리 아낙네들의 실루엣이 보인다.
20여 분을 갯벌 위로 걸어가 용기를 내 물었다.
“오늘 처음인데요, 바지락은 어떻게 캐나요?”
돌아오는 대답은 짧았다.
“하다 보면 나와요.”
정중하게 물었지만, 모두들 자기 일에 집중하느라 친절한 설명은 없었다.
'아, 여긴 이런 분위기구나…' 싶었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았다. 서울서 김 서방 찾듯, 하나하나 갯벌을 훑었다.
바지락인지, 돌덩이인지.
허리를 굽힌 채 두 시간쯤 분투했지만, 겨우 열 개 정도.
다른 아줌마들은 벌써 묵직한 바구니를 들고 갯벌을 빠져나간다.
‘이건... 뭔가 다르구나’ 싶었다.
집에 돌아와 조심스레 바지락을 씻고, 장비를 정리했다.
된장찌개 생각에 마음이 들떴지만, 허리가 뻐근해 약을 먹고 두 시간쯤 오침.
잠에서 깨어 해감을 시작했는데,
아무리 씻어도 모래가 끝도 없이 나왔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대부분은 죽었거나 껍데기뿐.
살아 있는 건... 거의 없었다.
결국, 바지락은 전부 폐기했다.
오늘의 도전은 그렇게 실패로 끝났다.
옆집 할머니와 함께 갔더라면 어땠을까.
돌아와 할머니께 여쭤보니 “지금은 잘 안 잡힐 때야” 하신다.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를 받고 나니, 조금은 마음이 풀렸다.
시기를 잘못 잡은 걸까.
아니면, 초보는 원래 서러운 걸까.
다음에 또 갈 수 있을까.
오늘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