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285

부릉이 가자

by Blue paper

2025.5.25

‘강남3285’는 이번에 장만한 내 오토바이 번호판이다.
서울 강남에서 번호판을 달아, 대부도까지 직접 타고 내려온 이륜차. 이름은 ‘부릉이’다.

대부도에서의 생활에 점점 적응해 가는 중이다.
이번에 새롭게 도전한 것은 바로 시골에서의 이륜차 운전.
도심에서는 자가용이 필수였다면, 이곳에서는 대부분이 오토바이를 탄다.
혼자 지낸 지 두 달, ‘부릉이’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물론 처음엔 망설였다. 오토바이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새로운 재미로도 느껴졌다.
한 달 전부터 당근마켓 등을 통해 중고 매물을 꾸준히 살펴봤다.

대부분 10년 이상 된 스쿠터들이 80~100만 원대.
“신차가 250만 원 정도면, 굳이 중고를 사야 하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성당 중창단 티타임에서 오토바이 얘기를 꺼냈더니,
마침 교우 중에 혼다 대리점을 운영하는 분이 계셨고,
그 인연으로 지난주 새 스쿠터를 구입했다.

원래는 2025년형 ‘혼다 DIO125’를 염두에 뒀지만, 리뉴얼 직후 안전 문제로 일시 판매 중단.
그래서 연비 좋고 디자인도 깔끔한 **‘혼다 Vision 110’**을 선택했다.

KakaoTalk_20250522_200619830.jpg


번호판 등록은 서울 강남구청에서 했다.
‘강남 번호판이 인기가 있다’는 말에 혹해서였지만,
막상 가보니 수입인지 납부 등 예상보다 절차가 번거로웠다.
현금이 없어서 발걸음을 몇 번이나 옮겼다.

번호판을 달고 스쿠터를 수령하자마자 든 생각은 하나.
“이걸 대부도까지 직접 타고 가야 하나…?”

다행히 오토바이 경험이 있는 친구가 함께 해주기로 했다.
고속도로는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일반 국도로만 달렸다.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친구와 함께하니 방어운전도 수월했고
심리적으로도 든든했다. 그렇게 대부도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KakaoTalk_20250522_202152290.jpg


다음 날은 지인 한 분을 초대해 작은 고사를 지냈다.
돼지머리 대신 오징어, 파전, 막걸이로 간소하게 준비했다.
고사 중에 “다치지 말고 잘 타자”고 다짐했다.

귀경 전, 친구를 뒷자리에 태우고 근처 편의점까지 연습 삼아 다녀왔다.
그때 처음 알게 된 게 있다. 바로 **‘니 그립(Knee Grip)’**이라는 기술이다.

뒷좌석에서 동승자가 무릎으로 운전자의 허리를 살짝 고정해주는 이 자세는
급정거나 방향 전환 시 충격을 줄이고, 운전자와 일체감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작지만 매우 실용적인 정보였다.

오늘은 처음으로 혼자서 스쿠터를 타고 체육센터에 다녀왔다.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바람이 땀을 식혀주며 뺨을 스쳤다.
“아~ 이 맛에 타는 거구나.”

아직은 조심스럽고 서툴지만, 스쿠터와 함께하는 나의 대부도 생활도 이제 막 첫 페이지를 넘겼다.
다음엔 직접 길을 달리며 마주한 이야기들을 하나씩 써보려 한다.

‘강남3285’는 이번에 장만한 내 오토바이 번호판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긴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