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하루 ~

영흥도 기행

by Blue paper

오전에는 텃밭에서 ‘토마토 일병 구하기’를 마치고, 여느 월요일처럼 특별한 일정이 없어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최근 대부도에 손님이 오셨을 때 안내할 여행지 추천 매뉴판을 직접 만들고 있는 중이라, 시간 날 때마다 새로운 지역을 하나하나 둘러보고 있다.

오늘은 ‘영흥도’를 다녀왔다. 사실 유홍준 교수의 기행문을 따라 하는 콘셉트로 본격적인 글쓰기를 준비하고 있지만, 오늘은 탐방 수준으로 간단히 기록만 남긴다.

오전 일정 후 12시경, 대부남동 집에서 출발했다. 영흥도까지는 편도 약 15km, 차량으로 20~25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예전 같았으면 배를 두 번이나 갈아타야 도착했겠지만, 지금은 선재도대교와 영흥대교 덕분에 차로 단번에 이동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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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대교: 2000년 개통, 길이 550m, 왕복 2차선


영흥대교: 2001년 개통, 길이 1,250m, 왕복 2차선, 진도 5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


두 다리는 시기와 구조, 도로 연계 방식까지 매우 유사하여 같은 건설 주체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대교를 지나 북쪽 3시 방향으로 해안을 따라 들어서자 바로 해안도로와 연결되고, 무료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미리 챙겨온 미니벨로 자전거로 갈아탔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국도를 따라 6.2km 라이딩, 두 번의 오르막을 지나 도착한 곳은 십사리 해수욕장. 섬 전체를 도는 것은 다소 무리라 판단하고 이쯤에서 회차. 하지만 가까운 거리에 이렇게 깔끔한 해변이 있다는 사실을 새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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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 뜻깊은 발견은 이곳이 **‘인천상륙작전 전초기지’**였다는 점이다.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은 전세를 완전히 뒤바꾼 역사적 순간이었고, 이 지역의 소사나무 숲에는 당시를 기념하는 ‘전초기지비’가 세워져 있다. 그 앞을 지나며 당시의 치열함과 희생을 잠시 마음에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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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길, 도로 옆에서 할머니들이 파시는 바지락과 소라를 보고 멈춰 섰다. 해감까지 끝난 바지락 한 바구니(약 1kg)를 만 원에 구입. 저녁엔 바지락을 활용해 봉골레 오일파스타를 만들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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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 오일소스를 쓰긴 했지만, 새우와 소시지, 채소들을 곁들여 만든 요리는 내 입맛에 딱 맞았다. 크림파스타, 토마토파스타에 이어 바지락 오일파스타는 처음이었는데, 나만의 블로그 레시피를 복습하며 완성한 덕분인지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하루를 정리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왔더니, 하늘에 보름달이 환히 떠 있다.
오늘 하루는 참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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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마무리하는 보름달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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