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픈 손가락

바람에 튕겨져 나간 나의 방울토마토

by Blue paper

씨감자를 심고 약 20일이 지나자 조금씩 감자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방울토마토는 모종을 심은 지 겨우 나흘 만에, 그중 한 녀석이 열매와 줄기를 틔워 올렸다. 참 신기하다. 자연이란 참으로 신비롭고 놀라운 존재다. 모든 것이 처음이라,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다.


며칠 집을 비우고 돌아온 주말, 가장 먼저 텃밭을 살펴보았다. 애지중지하던 애송이들이 잘 있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그중 한 방울토마토는 지난 비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튕겨져 나가 있었다. 한참을 찾아다닌 끝에 겨우 찾아 다시 자리에 심어주었지만, 오랫동안 홀로 버텨온 탓인지 잎이 말라 있었다. 다시 흙을 덮어주고 물도 주었지만, 제자리에서 뿌리를 다시 내릴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감자의 경우엔 정말 놀라웠다. 단지 땅에 묻어두었을 뿐인데, 그중 두 개의 줄기가 땅 위로 얼굴을 내밀었다. 방울토마토 역시 모종으로 심은 것인데, 단 나흘 만에 작고 푸른 열매가 달려 있는 것을 보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아직 식용으로까지 자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또렷한 열매의 자태가 참으로 대견하다.


한 녀석은 바람에 쓰러져 나가고, 또 한 녀석은 벌써 열매를 맺었다. 참으로 대조적인 모습이다. 문득, 나 자신이 바람에 날려간 그 토마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반드시 다시 뿌리내리게 하리라는 다짐이 들었다. 그것은 나의 자존심이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며칠 뒤 다시 살펴볼 것이다.

사람도 그렇지 않은가. 위기 속에 놓여 있을 때, 누군가 한쪽 손을 내밀어 주었기에 버틸 수 있었던 순간이 있었다. 그래서 그 토마토를 그냥 둘 수 없었다. 집에 돌아와 양동이에 물을 조금 담고, 지지대를 세워 옆에 보태며 긴급 구조에 나섰다.

누군가 그러더라. “살아라, 살아라. 예뻐져라, 예뻐져라.” 식물이든 사람이든, 계속 말을 걸어주면 살아난다고. 부디 꼭 다시 자리 잡고, 다시 살아나기를 바란다.

KakaoTalk_20250512_111335972.jpg 바람에 실려간 나의 방울토마토 - 지지대 긴급구조 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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