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모종 종류가 17종이 되다
대부해파랑LAB, 2025년 5월 8일
모종을 사러 진흥농약(모종가게)에 갔다.
이곳은 사람이 늘 붐빈다. 그래서 말을 걸기도 미안할 정도다.
한참을 서서 이것저것 고민만 하다가 결국은 결정도 못 내리고 발걸음을 돌린 날도 있다.
품종에 대한 정보나 지식이 아직 부족하다 보니
무엇을 얼마나 사야 할지 확신이 없다.
'뭐, 어렵겠어?' 하는 마음으로 유튜브도 보고, AI에게도 물어보며
가게 주인아주머니께 조심스레 묻기도 하지만, 나에겐 이 모든 것이 처음이다.
생각해 보면 모종을 심은 다음의 일이 더 문제다.
어떤 작물은 매일 물을 줘야 하고, 어떤 건 일주일에 두세 번이면 된다는데
나는 허리 디스크가 있어 쭈그려 물을 주는 일이 쉽지 않다.
물호스라도 사야 하나 고민이지만, 일단은 상황을 지켜볼 생각이다.
처음 모종을 심은 날은 4월 22일. 아직은 3주도 채 안 됐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재미있다.
새로운 바탕 위에 하나둘 뭔가가 늘어나는 기분이 좋다.
앞으로 요놈들이 어떻게 자랄지는 모르지만, 아직은 큰 힘이 들지 않아 신이 난다.
오늘도 다섯 가지 모종을 샀다. 수박, 참외, 방울토마토, 배추, 땅콩이다.
텃밭에 나가면 꼭 참견해 주시는 두 분이 계신다.
한 분은 텃밭 위쪽 창가의자에 앉아 나를 레이더처럼 감지하시곤
“뭐 심어요?” 하며 한마디 훈수를 주신다.
또 한 분은 옆집 할머니다. 어디선가 나타나셔서 꼭 한 말씀을 거든다.
오늘은 땅콩 모종을 심는 걸 보시고는 “이거 얼마 줬어?” 하시며,
우리가 먹는 생땅콩을 한 바구니 주셨다.
“이거 그냥 심어도 돼요?” 하고 되묻자,
자기도 이걸로 지금 다 심는다고 하신다.
결국, 처음엔 그렇게 많이 심을 생각이 없었는데
할머니 덕분에 한 고랑을 거의 다 채울 모양이다.
허리는 쑤시고, 앉았다 일어섰다 반복하다 보니 오늘은 운동 제대로 했다.
사실 오늘 점심 무렵엔 동네 체육센터에서 탁구와 수영을 하고 온 터라
몸이 피곤했는데도 불구하고 땀을 흠뻑 흘렸다.
위쪽은 방울토마토/아래쪽은 일반토마토
그런데도 오늘은 뿌듯하다.
뭔가 하루를 꽉 채운 느낌이다.
수박과 참외는 멀칭 하지 않은 공간에,
전체 윤곽과 먼저 심어둔 호박과의 간격까지 나름 설계하며
정성껏 자리를 잡아 심었다.
그리고 저녁엔 그 뿌듯함을 안고 맛있게 만찬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