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zira - 가지라

음악과 우정 찾기

by Blue paper


� Gazira ― 그 시절, 대구에서 군대 이야기와 음악과 우정

군복무 시절, 우리는 우연히 같은 시간을 살아가며 ‘동료’라는 이름으로 만났다.
이름은 김대진, 박일룡, 그리고 나 신현창.
마지막 한 사람은 이름이 가물가물하다. 그저 ‘김일병’이라 불렀던 것 같다
모두가 제대를 하고 사회로 흩어지기 전까지,
우리는 짧지만 진한 우정을 나누었다.


� 군복 속의 청춘

대진이는 나와 같은 군번이었고, 전산학을 전공하던 대학생이었다.
늘 가방 속에 디스켓 한 장을 넣고 다니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말수가 적었지만 성실하고 반듯한 친구이고 까까머리 잛게 자른 머리 가 생각이 난다

일룡이는 나보다 한 달 늦게 입대한 후임이었고, 나와는 나이도 아마 한 살 차이였을 것이다. 솔직히 노래의 소질이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좋아 했다.

군대에서도, 사회에서도 몇 번 다시 만났고, 그때마다 음악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의 꿈은 전자음악’이라는 낯선 세계에 빠져 작곡, 신디사이저,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있었고 나에게 마땅한 18번이 없었으나 십팔세순이 라는 나의 애창곡을 붙여주었고 주말에 만나서 수영을 개인강습을 시켜주어 자유형 정도는 마스터 했다

그리고 김일병. 어쩌면 성도 다를수도 있다. 자그마한 키에 금색 안경을 끼고 공부를 잘하는 모범 학생 스타일 경북대학교 재학생으로, 내 옆자리에서 인사서무를 담당을 했고 나는 대대경리를 맞았다 우리의 (대구소재)대대명은 제777대대 였다.
김일병은 나보다 대여섯 달 정도 늦게 들어왔지만, 성실하고 부드러운 성격으로
금세 친해졌다.
우리는 모두 ‘단기사병’, 그러니까 매일 출퇴근하던 방위병이었다.
군대와 사회의 경계선에서, 그 어중간한 시간 속에서도
솔직히 그렇게 힘든 군복무 세월은 아니었다


� Gazira ― 우리만의 이름

당시 그들은 ‘전자음악’이라는 낯선 영역에 흠뻑 빠져 있었다.
작곡, 신디사이저, 프로그래밍…
그 시절엔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았지만, 그들에겐 그것이 세상의 전부였다.

퇴근 후, 혹은 휴가 때 모여
서툰 손으로 악기를 만지고 녹음을 시도하곤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은 그때, 팀의 이름은.
Gazira. 라고 했다


� 마지막 만남, 그리고 약속

제대 후, 나는 복직을 했고
다른 친구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길을 준비했다.
어느 날, 대구 시내의 한 식당에서
우리는 오랜만에 다시 모였다.

늦가을의 밤,
젊은 청춘 네 명이 술잔을 기울이며 웃었다.

대진이와 김일병은 학업 복학을 준비를 하면서 음악은 조금 거리를 두는듯 하였고 일룡이는 하고 있는 음악공부에 진심인 듯 하였다
그리고 우리는 그날, 서로를 잊지 않기 위해
한 가지 약속을 했다.

휘트니 휴스턴의 영화 보디가드 주제곡이 실린 LP판,
그 한 장씩에
“Gazira”라는 이름과 각자의 사인을 남겼다.

“언젠가 우리 중 누가 유명해지면,
그때 다시 만나자.”
그 약속을 끝으로, 우리는 흩어졌다.


� 그리고, 오늘

시간은 흘러 어느새 수십 년이 지났다.
며칠 전, 대부도의 집에서 LP를 정리하다가
그때의 보디가드 LP판이 불쑥 손에 잡혔다.
뒷면에 남은 굵은 매직의 서명
진흔색의 ‘Gazira’라는 이름,
그리고 세 명의 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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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참 동안 LP를 들여다보다가
그 시절의 공기 속으로 잠시 빠져들었다.

그때의 우리,
세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설렘,
그리고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

이제는 모두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혹시 이 글을 보게 된다면,
대진이, 일룡이, 김일병…
언젠가 다시 한 번
그 LP를 가운데 두고 웃을 수 있기를.


그리고 간절히 기다린다 박일룡, 김대진, 김일병

hcshin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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