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수영의 발견
2026.1.15(목)
나는 수영을 아주 어릴 적,
초등학교 시절에 처음 접했다.
외삼촌이 근무하시던 곳에서였다.
당시가 1978년쯤이었을까.
장소는 대구스포츠센터였다.
외삼촌은 우리 집에 놀러 오실 때마다
수영장 초대권을 두세 장씩 건네주셨고,
우리는 그 초대장을 들고
친구들을 모아 물놀이를 즐기곤 했다.
그 시절,
다이빙대 1미터 높이는
내 눈에는 최소한 10미터쯤 되어 보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음이 나올 만큼 과장된 기억이지만,
그때의 두려움과 설렘은 분명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장면은
대구에서 가까운 구룡포 근처 바다였다.
성당에서 주관한 산간학교 행사에 따라간
바다에서의 일이다.
당시 종기(염증 비슷한 것)가 나
고약을 붙이고 있었는데,
바닷물에 한참 몸을 담그고 놀다 보니
신기하게도 그 종기가
말끔히 사라져 버렸다.
지금 생각해도
참 묘한 경험이었다.
본격적으로 수영을 다시 배우게 된 것은
방위(단기사병) 시절이었다.
나보다 두 기수 아래였던 후임병이
수영을 할 줄 안다고 해서,
당시 뉴코아센터 수영장에
함께 가게 되었다.
입장료만 내면 이용할 수 있었는데,
아마 3,000원 정도였을 것이다.
문제는
내가 자유형 호흡을
전혀 못 했다는 점이었다.
숨 쉬는 법을 몰라 몹시 힘들어하자,
그 후임(박일룡)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렇게 말했다.
“형, 수영장 물을
절반쯤 마시면
자연스럽게 호흡이 될 거예요.”
정말로 물을 실컷 마신 뒤,
희한하게도 호흡이 트였다.
지금 생각해도
웃지 못할,
그러나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이후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지역 주민센터 수영장을 가끔 이용하다가,
비교적 최근인 2024년,
삼성역 인근 신안센터에서
스스로에게 꽤 큰 선물을 했다.
연회원 등록에
약 80만 원을 투자한 것이다.
그 결과는 뜻밖이었다.
고질적으로 아프던 허리가
그날 이후로 병원을
찾지 않게 되었다.
신안센터의 장점은
수영장만이 아니었다.
샤워장뿐 아니라
탕이 딸린 목욕 시설,
특히 온탕과 냉탕이 있어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쌓인 피로를
그곳에서 말끔히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작년,
안산의 내 연구소로 내려온 뒤에는
복지체육센터에서
중급반으로 다시 시작했다.
2026년 1월,
드디어 상급반으로 승급했고,
접영도 배우기 시작했다.
이때 처음으로
핀 수영,
즉 오리발 수영을
접할 기회가 생겼다.
오—신세계였다.
기본적으로 자유형에
자신이 있었던 터라,
오리발 수영에 적응하는 데는
5분이면 충분했다.
속도는 상상 이상이었다.
농담을 조금 보태자면,
풀 끝에 도착하면
파도 물결이 일 정도였다.
또 하나의 장점은
롤링 동작이다.
좌우로 몸을 자연스럽게 움직이다 보니,
허리 운동 효과,
즉 횡격막을
적당히 자극해 준다.
그래서 핀 수영은
속도뿐 아니라
몸 전체에 이로운 점이 많다고 느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오는 3월,
베트남 호이안 인근
미케비치에서
프리다이빙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ㅎ
오리발로 이어진
이 수영의 인연이,
바다에서 또 다른 기억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해 본다.
栗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