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넣어도 안 아픈 울 엄마
사랑 2라운드, 그 프롤로그
4년 전 아빠가 하늘나라로 영원한 소풍을 떠나셨다. 살면서 아니 태어나 처음 겪은 지독한 이별이었다.
결국 고약한 후유증이 남았다.
집착.
나는 사랑이라 말하고 강여사는 집착이라 받아친다.
언제 그렇게 쪼그라들었는지, 안 그래도 작은 강여사는 더 작아져 있었다.
오래 아팠던 아빠만 보다가 시들어가는 엄마를 보지 못했다.
나도 누군가에게 개새끼일 수 있다.
한 드라마 대사가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어쩌면 나도 엄마에게 개년일지도.
강여사가 울 엄마라는 거 말고 아는 게 별로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진짜 내가 개년 같았다.
엄마를 너무 모르는 개년 딸.
이제 엄마밖에 없네... 엄마마저 없으면 고아가 되는 거잖아...
떠오른 생각만으로도 끔찍해 내 머리를 주먹으로 쿵쿵 쥐어박았다.
아빠와 작별하고 제일 후회한 것이 미룸이었다.
미세먼지가 많아도 함께 외출할걸.
날씨가 안 좋아도 여행을 갈걸.
입맛은 변하지 않았는지 좋아하는 게 새로 생겼는지 물어볼걸.
좋아하는 노래는 뭔지, 연예인은 누굴 좋아하는지...
계속 기다려줄 줄만 알았던 아빠가 떠나고 다시는 그런 후회 남을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다시는 볼 수 없는 곳으로 떠나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강여사 바라보기가 시작되었다.
강여사를 향한 나의 사랑은 걷잡을 수 없이 깊어져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간섭하기에 이르니
니 할 일 하세요~ 나 좀 그냥 내버려 두시고요.
종종 강여사의 거센 반발이 일기도 한다.
다시 말하지만, 분명 나는 사랑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내 새끼'라는 말뜻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내 눈엔 우리 강여사가 그렇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울 엄마.
보고 있노라면 너무 사랑스럽다.
게다가 애교를 부리거나 투정을 부리면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다.
보고만 있어도 아깝다. 닳을까 겁이 털컥 털컥 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더 조급해진다.
강여사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다.
엄마가 아닌 한 인간이자 한 여자로서.
나는 틈이 나는 대로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궁금한 질문을 하며 더 많이 알아가려 한다. 더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엄마와의 사랑 1라운드를 끝내고, 강여사와 사랑 2라운드를 시작하는 거다.
강여사와 날마다 진행 중인 요란벅쩍 퉁탕대는 달콤 살벌한 로맨스는
To be continued...
별명: 강여사
소속: 울 가족
직책: 울 엄마
성격: 밝고 명랑 쾌활. 감수성이 풍부해 때때로
우울
나이가 들면서 감정 기복이 심해짐
특징: 만능 살림꾼. 반전 매력의 소유자.
생활의 지혜가 담긴 주옥같은 명언 남발
장점: 애교가 많아 자식들 기분 잘 풀어줌.
싸워도 금방 풀림. 뒤끝이 없는 편.
생각지도 않은 요리도 잘해 줌.
단점: 드라마에 감정이입이 심함.
걸핏하면 토라짐.
싸우거나 토라졌다가도 금방 기분이 풀려
말을 막 시킴(딸은 늘 당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