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한가(可)
우리는 왜 일하는가? 돈 벌기 위해서, 먹고 살기 위해서, 자아실현을 위해서 등 많은 답이 있을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다른 답 같지만 본질적으로는 하나로 묶여 있다. 삶, 나와 우리의 삶에 관한 것이다. 일하지 않고 우리가 돈을 벌고 먹고 살 수 있으며 자아실현을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일에 대해 깊은 고뇌를 하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말을 한껏 비웃어 주며 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지구 상의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한다는 것이다. 원하든 원치 않든 일을 하며 저마다 현재를 살아내고 앞으로의 삶을 추구한다.
어떻게 일하며 사는가는 우리 삶의 질과 연결된다. 프리랜서는 전통적인 조직의 울타리를 벗어나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자의든 타의든 선택의 결과로 독자적으로 자유롭게 일하게 된다. 원하고 바라던 것이라면 나름의 행복이 보장되는 노동의 형태가 될 수 있다. 다니엘 핑크는 그의 저서 <프리 에이전트의 시대가 오고 있다>에서 프리 에이전트가 원하는 노동은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만큼, 원하는 조건으로, 그리고 원하는 사람을 위해 일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여, 자유롭고 진실되게, 스스로 정의하는 ‘성공’을 책임 있게 수용하는 것이다.’고 언급했다.
그가 말한 ‘프리 에이전트의 시대’는 현대 사회의 이상적인 노동 형태로 각광받으며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그 ‘이상’은 누구에게는 꿈같은 현실로 또 누군가에는 꿈같은 허상이 되어 프리의 삶을 양극화시킨다. 이 간극을 최소화하려면 국가적 제도나 사회적 인식 개선이 절실하지만 여기선 논외로 한다. 그 못지않게 프리 스스로 일의 가치를 제고하는 노력도 시급하다. 독립적으로 자유롭게 일하는 것이 자칫 ‘빛 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으려면 일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어떻게 일할지 결정해 프리한 삶의 질을 향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 다니엘 핑크는 프리 에이전트의 노동 윤리로 4가지 가치를 꼽았다. 자유, 진실성, 책임감, 스스로 정의하는 성공이다.
프리 에이전트로 일하는 삶은 달콤 살벌하다. 조직을 떠나 자유를 선택하며 충분히 숙고하지 못한 태도에 대해 고백한 바 있듯이, 프리로서 내가 왜 일을 하고자 하며 그렇게 일하는 의미를 제대로 정의하지 않은 채 마구잡이로 하다 보니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우왕좌왕하기 일쑤였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이미 늦었다고 혹자는 말하지만, 이미 늦었다고 더 지체하거나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일말의 가능성마저 날려버리는 처사나 다름없다. 이제부터라도 자의든 타의든, 원하든 원치 않든 걷게 된 혹은 걷고 있는 길이라면 프리의 일에 대해 스스로 가치를 정하고 추구하는 삶이 훨씬 이롭다.
자유
프리의 본질적 의미인 자유는 그야말로 포기할 수 없는 가치다. 아침에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부터 소신에 따라 일할 자유, 어떻게 일할지 결정할 자유, 진실할 자유까지 일을 함에 있어 다양한 자유가 존재한다. 자율적으로 할지 어떤 자유를 누릴지 모두 자신이 선택할 몫이다.
책임
책임은 자유에 딸려 오기도 아니기도 한 별책부록이 아니다. 자유와 한 몸이다. 모든 일을 혼자 전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진다. 실력으로 승부하는 능력자로 사느냐 반백수로 사느냐는 책임의 결과다. 더 나아가 조직이 아닌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개인의 사회적 책임 수행도 가능하다.
용기
선택할 용기, 도전할 용기, 변화할 용기,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용기 등 모든 사람에게 마찬가지겠지만, 혼자 자율적으로 일하며 온전히 책임을 져야 하는 프리는 수십 배는 더 센 강도로 용기를 내야 한다. 지속 가능한 프리한 삶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창조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 내는 ‘창조’가 아니라 자신이 선택하고 만들어 간다는 의미에서 창조는 프리에게 중요하다. 성공도 만족도 풍요로운 삶도 타인이 아닌 자신만의 정의와 기준을 만들어 추구하면 비교의 비극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자유, 책임, 용기도 결국 그와 같은 창조다.
프리의 노동 윤리를 단적으로 명명하고 한정하기는 어렵다. 노동의 형태만큼 윤리도 자율성이 부여된다. 좌우간 자신에게 더 의미 있는 것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요한 건 프리한 삶을 지속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일의 의미와 어떻게 일할지 정의해 가치를 살리고 높이는 것이다.

※ 본 글은 친절한 마녀가 IT 조선에 기고한 [김정희의 프리한가(可)]의 원문을 업데이트 하였습니다.
친절한 마녀는
원하는 시간과 장소, 원하는 조건, 원하는 사람을 위해 일하며 프리한 삶이 지속 가능한지 실험 중이다. 천국 같은 프리의 세계가 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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