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라인 네트워크 심재석 대표/기자
[미디어 Q]는 홍보 담당자에게 가장 가깝고도 먼 관계인 언론사 기자를 만나 슬기롭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친절한 마녀의 B2B 마케팅] 매거진 속 코너입니다. 주로 IT 기자를 만나지만 가끔 그 범위를 벗어날 때도 있습니다. 미디어 지형과 환경, 평소 기자에게 궁금했던 내용들을 질문하고, 홍보 담당자가 언론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전하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기자와 홍보 담당자가 서로의 환경을 보다 더 잘 이해하고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지난 10년여 세월 동안 기자인 그를 만나 오면서 긴장의 끈을 놓았던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마냥 편하고 재미있는 사람 같다가도 날카로운 시선과 냉소적인 면을 보일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저런 얘기에 농담을 하다가도 허를 찌르는 한 마디를 '툭' 던지곤 합니다. 이제야 고백합니다만, 한참을 웃다가 '훅' 들어온 질문에 우왕좌왕했던 초반 미팅을 교훈 삼아 이후 '방심은 금물'로 삼았더랬습니다.("심 기자님, 제 고백에 놀라진 않으셨지요?" 하하하)
그의 글에도 역시 위트와 날카로움이 묻어납니다. 개인적으로 '심재석의 입장'이란 코너를 아주 좋아하는데요. 어쩌다 위트와 날카로움 중 하나가 빠진 그의 입장을 읽을 때면 뭔가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매번, 항상 그러기가 쉽지 않다는 걸 잘 알면서도 말이죠. 역시 팬은 까다롭습니다. 하하하. 코로나19를 핑계로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터라 오랜만에 연락을 하였습니다. B2B 홍보 담당자와 마케터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해주십사 인터뷰 요청을 했더니 두말없이 기꺼이 응해 주었습니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세상 어리석은 질문 중 하나죠. 대뜸 그런 어리석은 질문부터 던져 보았는데, 천상 기자다운 답을 합니다. 지속 가능한 기자를 꿈꾸는 심재석 대표. 그는 바이라인 네트워크의 '대표&기자'입니다. 요즘 흔히들 멀티 페르소나 시대라고 하죠. 개인을 둘러싼 여러 상황에서 각 상황에 맞게 자신의 정체성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걸 말합니다. 심 대표&기자는 요즘 트렌드 대세인 멀티 페르소나를 실천하느라 아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그가 전한 기자로서의 시선, 대표로서의 고민, 그리고 홍보마케팅에 관한 꿀팁은 이렇습니다.
현재 ‘바이라인 네트워크(이하 바이라인)’의 공동 대표이자 기사를 직접 쓰고 있습니다. 대표와 기자 중 어떤 직함으로 불리는 게 좋으세요?
- 기자가 좋습니다. 사업보다는 기자 생활을 오랫동안 하고 싶어 바이라인을 시작한 만큼 계속 기자로 불리면 좋겠습니다.
바이라인의 창업 계기가 ‘기자 생활을 오래 하고 싶어서’라는 의미인가요?
- 네. 오래전부터 지속 가능한 기자 생활을 원했습니다. 창업할 때부터 큰돈을 버는 꿈보다는 쓰고 싶은 기사를 쓰면서 먹고사니즘을 충족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그렇듯 연차가 쌓이면 내부 위치가 달라지잖아요. 전에 다니던 회사도 나쁘지 않았지만, 조직 내 달라지는 위치에서 제가 쓰고 싶은 기사에만 집중할 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기사를 추구하고 싶어서 새로운 미디어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기자’로 계속 불리며 기자 생활을 오래 하고 싶은 이유가 있나요?
- 다른 걸 많이 안 해봐서 그럴 겁니다. 해본 거라곤 남의 얘기를 듣고 취재해서 기사를 쓰는 게 전부였으니까요. 훌륭한 기업가,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사를 쓰는 것, 그들의 인사이트를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굉장히 재미있고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기자로서 재미있거나 좋은 점이 있다면요?
- 내가 쓴 기사를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재미있다’ ‘기사 잘 봤어요’라고 말해 주면 너무 좋습니다. 마약 같은 거죠.(웃음) 기자는 기본적으로 기사를 쓰고 독자에게 보여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봐주기를 바라는 관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웃음)
반대로 독자가 안 봤으면 하는 기사도 있나요?
- 그럼요. 제가 썼지만 자신이 없는 기사들이 있습니다. 마감에 걸려 확인이 덜 된 째 쓴 기사라든지 별 알맹이가 없는 내용 같다고 판단되면 그렇습니다.
바이라인은 ‘바이라인을 달고 기사를 쓰는 기자들이 중심이 된 새로운 전문 미디어, 전문기자 연대’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달고 달려온 지 5년이 지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초의 꿈과 생각대로 잘 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아니오. 처음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저도 모르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하하하. 처음 생각 자체가 미숙하고 막연했습니다. 마블 영화의 어벤저스처럼 각 분야의 대표 선수들이 모인 협동조합 형태의 미디어를 꿈꿨는데 그렇게 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설립 초기 많은 기자들을 만나 보았지만 브랜드 파워가 있는 미디어에 가길 원하더군요. 아무래도 취재 시 응대가 달라지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부분이라 이해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취재 시 ‘바이라인 네트워크입니다.’라고 하면 ‘네? 아이라인이여?’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하물며 초창기 때야 말해 뭐하겠습니까.(웃음)
제가 비즈니스나 머니타이징(수익창출) 경험 없이 기자 마인드로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공동 대표를 잘 만난 덕에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며 달려가고 있습니다. 제가 일을 벌이면 이유지 공동 대표가 수습을 하느라 고생이 많은데 미안하면서 고맙습니다. 저에게는 큰 자산입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도전과 시도를 해보려는 언론(미디어) 스타트업이 생기기 어려운 구조라고 봐야 할까요?
- 증명의 시간이 필요한 거겠죠. 스스로 기자로, 뉴스 미디어로써 그 가치를 증명하는 시간을 통해 언론 스타트업도 정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새로운 도전이나 시도라는 것이 형식의 신선함에 머물면 그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고착화되어 새로운 것이 아닌 게 되기 마련입니다. 신선함은 순간 각인시키기에 좋은 잠깐의 이슈이고, 지속 가능하려면 내용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뉴스 미디어가 계속 나오는 게 좋은가?’하는 생각도 듭니다.
바이라인은 IT업계에서는 ‘도전적이다’ ‘참신하다’ 등의 호평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대표로서 소감은?
- 그게 바로 마약입니다.(웃음) 계속 시도하게 만드니까요. 지금은 성장은 하고 있지만 그 폭이 미세한 정체기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이라인의 뉴스레터가 업계에서 신기하고 재미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소위 히트를 쳤습니다. 구독자 수가 큰 폭으로 늘었었는데 요즘은 미세한 수준으로 늘고 있습니다. 더 좋은 기사를 많이 쓰고 싶은데 인적 자원이 적으니까 보폭을 키우는 데 고민이 있습니다.
심도 있는 기사를 쓰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기다리다 보면 기사가 풍성하지 못하고, 풍성하게 하려면 심층적인 내용이 부족할 수 있어 남들과 비슷해지는 느낌이 들고 합니다. 현재 여러 시도를 하고 있는데, 그런 것들이 다시 노멀(normal)해 지는 걸 막는 게 숙제인 것 같습니다.
고민의 연속이군요. 대표와 기자 사이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 현재 하고 있는 시도 중 하나가 유료 콘텐츠 실험입니다. ‘주간 프리미엄 트렌드 리포트’와 최근에 시작한 ‘커머스 BN’이 있는데, 유료와 무료 사이의 구분점이 고민입니다. 유료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독자의 경험에 제약을 가한다고 생각합니다. 콘텐츠를 보는 데 허들이 생기는 것이니까요. 일단 독자 수가 줄어 듭니다. 또 독자가 그 허들을 넘고서라도 좋은 콘텐츠를 접했다고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유료로써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데 쉽지 않은 일입니다.
사실 유료 콘텐츠는 취재가 더 어렵습니다. 때문에 리소스의 집중이 필요한데 스타트업에서는 리소스의 분산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리소스의 분산은 콘텐츠의 양과 질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알면서도 대표는 리소스를 분배할 수밖에 없고 기자는 리소스를 집중하고 싶어 합니다. 기자는 더 많은 사람에게 기사를 보여주고 싶어 구독자가 늘기를 바라고, 대표는 수익 창출을 위해 구독자 증대에 애를 써야 합니다.
고민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취재 기자이면서 대표시니 양가적 감정이 들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 취재 활동은 어느 정도 하고 있나요?
- 아무래도 직함이 대표다 보니 취재 활동에 쓰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기자 업무는 2-30% 비중인 것 같습니다.
지속 가능한 기자 생활을 꿈꾸셨는데, 지속 가능한 바이라인을 위해 대표로서의 삶을 더 살고 계시네요. 웃프다고 해야 할까요? 현재 대표로서 기자로서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 대표로서는 앞서 얘기했습니다만 수익 창출과 관련해 수익 모델을 명확화 하는 것이 어려운 점입니다. 적자인 분야는 없지만, 모든 비즈니스가 고만고만한 수준이라고 할까요. 바이라인 웨비나가 입소문이 나면서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이지만 확실하게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이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기자로서 어려운 점은 무슨 기사를 쓸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쓰던 기사를 쓰는 게 맞는지 안 맞는지. 회사에 소속되어 있을 때는 요구되는 기사와 스타일이 있어 할일이 명확했습니다. 기술이나 트렌드처럼 내가 관심 있는 분야를 취재해 쓰고, 내 기사는 내 출입처가 제1 독자니까 그들만 보면 된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모습 그대로 하면 지금의 바이라인이 아니니까 색다른 기사를 쓰려고 노력합니다. 트래픽을 보면 독자가 선호하는 기사를 알 수 있는데, 지금은 독자가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로 기준이 바뀌고 있습니다. 제 관심 사안보다는 독자가 선호하는 기사를 써야 하는데…이 부분이 기사 쓸 때 고민이 됩니다. 아마도 기자와 대표 사이를 오가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회사가 더 성장해서 안정화되면 어떤 기사를 쓰고 싶나요?
- [심재석의 입장] 코너처럼 어떤 이슈에 대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심재석 기자의 인사이트나 입장이 궁금한데?’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어떤 사안을 바라보는 한 관점을 이끌어 내고 통찰을 제시할 수 있는 기사를 더 많이 쓰고,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올해로 기자 경력이 19년 차라고요. 그간 많은 기업 홍보 담당자를 알게 되었을 텐데, 기자와 홍보 담당자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 업무상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동등한 관계죠. 기자 입장에서 홍보 담당자는 중요한 정보원입니다. 간혹 ‘갑을’ 관계로 칭하는 분들이 있다는 걸 압니다. 정보를 교환하는 관계에서 정보를 쥔 사람이 갑인데, 홍보 담당자가 정보가 없으면 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홍보 담당자가 내부 정보뿐만 아니라 산업 동향도 잘 알고 있다면, 기자는 들을 수 있는 내용이 많아 자꾸 만나고 싶어 집니다. 절대 을이 될 수가 없죠.
가령 어떤 이슈가 터졌다고 가정할 때, 해당 이슈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물어보면 그에 대해 관점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 즉 백브리핑을 해 줄 수 있는 사람. 기자가 듣고 싶게 만드는 홍보 담당자가 좋은 정보원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때로 홍보 담당자가 자사 제품이나 심지어 회사가 뭘 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번은 신제품 소식이 외신에 나와서 설명을 들으려 연락을 했더니 그런 기사가 나왔냐고 되묻는 홍보 담당자가 있는가 하면, 기자도 아는 기술을 모르고 있는 홍보 담당자도 있습니다.
마지막 사례는 참 안타깝네요. 저도 되돌아보게 되는데요. 그런 경우 조언을 한다면요?
- 자신의 업이 IT, 회사와 관련한 것이 아니라 홍보(직무)라고 생각해서 빚어지는 경우라고 봅니다. 홍보 스킬은 많겠지만 회사의 업을 알지는 못하는 거죠. 홍보의 본질은 회사 업에 대한 이해가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까지는 아니더라도 트렌드 정도는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입니다만, 기술 기업의 홍보 담당자도 기술은 자신의 업무도 관심사도 아니니 모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업에서 어떤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보나요?
- 보도 자료는 독자에게 중요한 내용에 가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대부분 회사가 하고 싶은 일방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IT 쪽은 기자가 직접 취재하기 어려운 고객 사례 정보가 유용합니다. 기업에서 보내는 고객 사례 보도자료는 프로젝트 수주 정도의 정보만을 담고 있는데, 이는 기자에게 가치가 높은 관심 대상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문제와 문제 해결 과정, 그 결과를 알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고의 기업 홍보 사례를 꼽는다면?
- 최고의 홍보 사례라기보다 벤치마킹할 만한 부분이 있는 기업 소개를 한다면, IBM의 자료 준비성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문의나 요청 사항에 대해 이미 자료가 준비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부의 문의 사항을 예견한 것인지 문서 자료가 체계적으로 구비되어 있어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제공해 주거나 즉시 준비해 줄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기자는 매일 마감을 합니다. 빠른 응대를 해주는 기업과 담당자가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답변을 주거나 말해 줄 사람을 섭외해 주거나 자료를 주는 곳이 최고입니다.
‘이렇게 홍보하지 마세요’ Top 3을 뽑는다면?
- 우선, 기자와의 관계에서 ‘을’이 되지 마세요. 비즈니스 대 비즈니스 관계이니 동등한 입장에서 충분히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정보원이 되어 주세요.
다음은 기자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지 마세요. 기자들은 자존심이 센 편입니다. 만나서 어떤 설명을 하든 다른 기자의 말이나 기사를 인용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똑같이 해당 기사를 썼는데 굳이 다른 기자의 기사를 언급하는 건 상처가 됩니다.(웃음)
끝으로 ‘기획’ 자료라 말하고 ‘보도자료’처럼 모든 매체에 보내지 마세요. 우리 매체에만 제공하는 기획자료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모든 매체에 보낸 기획(?) 자료라고 하면 혼선도 생기고 쓸지 말지 고민이 됩니다. 특정 매체에 보내는 기획자료와 모든 매체에 보내는 보도자료를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인터뷰가 좋다!’ 면?
- 큰 틀에서 뷰(view)를 보고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는 인터뷰가 좋습니다. 자기 자랑만 하는 인터뷰 말고 산업을 정리할 수 있는 인터뷰가 기사 작성에 도움이 됩니다. 인터뷰를 하는데 중요하거나 핵심 부분이 안 나오면 곤란합니다. 임원이나 대표이사 인터뷰면 보통 핵심 내용이 나옵니다. 요즘은 스타트업 대표 인터뷰도 많이 하게 되는데, 그분들은 극단적인 편입니다. 아주 미숙하거나 아주 능숙하거나. 대체로 능숙합니다만 가끔은 자신이 뭘 하는지 모르는 것 같기도 합니다. 때때로 너무 겸손한 탓에 그런 경향이 있는데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케터와의 협업도 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IT B2B 마케팅 환경은 어떤 것 같으세요?
- 마케팅을 왜 하는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행사만 하면 그걸로 끝나고, 마케팅 자료를 급하게 요청해놓고 활용하는 걸 잘 보지 못했습니다. DB 수집 니즈가 없어 보일 때도 있습니다. 어떤 기업은 마케팅 예산이 정해져 있을 텐데 그런 예산을 쓰면서도, 웨비나를 하고 참석자 DB 요청도 안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리드(lead) 개념 자체를 모르는 것이 아닌가 싶은 게 리드를 확보하고 영업으로 연결하는 후속 조치와 관리 사례가 드물어 보입니다. 데이터 마케팅에 관심을 더 가져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IT B2B 기업에게 마케팅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작은 기업은 아예 마케팅을 무시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고객은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친분이나 인적 네트워크로 영업하던 시기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고객이 일일이 다 검색하고 비교해 보고 구매를 하는 시대입니다. 스타트업 고객은 특히 더 그렇습니다. 인적 영업만으로는 모두 커버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영업과 기술을 커버할 수 있는 건 마케팅이라고 봅니다. 그 유명한 아마존도 마케팅으로 뜬 기업입니다. 아마존 웹서비스를 브랜딩하고 마케팅 해 스타트업에 먼저 팔기 시작해 오늘의 아마존이 되었습니다.
심 기자님, 오늘 허리가 불편한데도 [미디어 Q]를 진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사실은 인터뷰 전 허리를 다쳐 통증이 꽤 심했다고 합니다) 말씀 중에 기자와 홍보 담당자 관계를 '갑을'로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 동등한 입장을 취하라는 얘기가 와닿습니다. 처음 언론홍보를 시작할 때부터 나도 모르게 '갑을' 관계로 인식을 하지 않았나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바람직한 면이 우세한데도 부적절한 사례나 사건 소식이 왕왕 들리다 보니 그러려니 하고 방치했던 건 아닌지 반성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서로의 생각을 알 수 있는 기회를 자꾸 갖다 보면 언론홍보 환경도 더 긍정적으로 발전하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덧) 심재석 기자는 항상 잘 웃지만 때론 냉소적이고 또 때론 날카롭습니다. 지금은 대표로서 끝없는 고민이 엿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바이라인 네트워크가 참신한 뉴미디어로 소문이 나고 빠르게 성장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뒤 '심재석의 입장'을 아주 오랫동안 읽고 인사이트를 얻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바이라인의 공동 대표이자 기자인 심 기자가 앞으로 더 많은 기사를 쓰며 '대표 기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한편에서 몽글몽글 피어올랐습니다.
이상 친절한 마녀였습니다!
* 상단 이미지는 Pixabay로부터 입수된 Karolina Grabowska님의 이미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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