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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걸어다니는 채용공고 였다.

인력관리라 쓰고 아웃소싱이라 부른다.(3)

by 호인

- 누군가에게는 무엇보다도 절실하고 간절한.


옛날이라고 하기에는 그리 멀지 않지만 그리 가깝지도 않은 세대에서는 취직이라는 것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90년대생이나 아니면 그 언저리에 있는 세대에게는 좀 많이 힘들다. 좀 많이. 원하는 기업에 많은 사람들이 우루루 몰리고, 별로 원하지 않는 기업에는 사람들을 모시려고 아우성이다. 좋은 기업만 찾는다는 구직자들을 쯧쯧이라고 할 수는 없다. 사람마다 가치관은 다르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파견직이나 계약직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 파견직이나 계약직을 하고 싶어서 마음 졸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다만 나는 아웃소싱 체질은 아닌가보다. 아웃소싱은 계속적인 순환이 되는 계약직이나 파견직을 수급하며 수익이 창출되어야 하는데, 나는 사람들에게 정규직 전환이 되는 직무를 전달하면서 뿌듯함을 얻었고, 마치 내가 그 기업에 입사한 것 마냥 즐거웠고 기뻤다. 기업의 조건을 이야기 하면서 직무 관련하여 소스를 줄 때는 이미 그 순간만큼은 나는 그 기업에서 몇년을 근무한 대리급이였다. 누군가에게는 무엇보다도 절실하고 간절한 자리를 선물해준다는 기분은 오로지 나만 느꼈을 것이다. 상황이 안되고 조건이 안되는 줄만 알았던 구직자들의 능력을 뽑아내어 지원하게 하는 부분은 업무의 보람을 느끼기에 큰 장점으로 내게 다가왔다.


- 확실한 업무의 전문성은 없다고 느꼈다.


어떤 일이건,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기 마련이고 스킬이 생겨서 나만의 노하우가 생긴다. 모든 일들이 그렇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젊을때부터 해야지 스킬이 생기는 일, 나이가 있어도 하면 늦지 않는 일들은 꽤 있다고 느낀다. 상담해주시는 분들도 늦게 시작하시는 분들도 많고, 뭔가 삶에 있어서 경험이 바탕으로 되는 직업들이 대체로 그렇다. 사회경험이 없다고 말을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남들보다 많이 풍부하지 않은 상황에서 남들에게 직업을 추천해주며, 전달하는 역할이 처음에는 버거웠다. 경험이 없는 사람이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이야기를 한다는 건 어떻게 보면 우스울 수도 있기 때문에. 만약 아웃소싱으로 자리를 잡으려면 HR쪽으로 업무를 하면서 인맥을 두텁게 쌓아 업계에서 인정을 받은 후에 헤드헌팅으로 자리를 잡는 것이 확실한 전문성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원만 찾아내어 성사시키는 것은 확실한 업무의 전문성이 없다고 느꼈다. 그게 큰 단점이였다.


기업과 구직자의 중간다리로써, 걸어다니는 채용공고 역할을 하였다. 누군가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였을 것이고, 좋은 기억으로 남기고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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