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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호텔리어다.

~였었다. 뭉뚱그리다.(2)

by 호인

- 언급하지 않은 자세한 이야기


1편에서는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뭉뚱그려졌다. 왜 호텔리어가 되었는지, 어떻게 호텔리어가 되었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써내려가지 않았다. 이미 결과는 과거형이고, 글의 목적은 호텔리어라는 타이틀이 있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호텔리어가 하는 일과 장,단점을 전달하고자 한다.


- 호텔리어는 무슨 일을 할까?


드라마를 보라. 호텔은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무척이나 강하다. 뿐만 아니라 고급 힐링으로 요즘 호캉스도 많이 한다. 호텔에 들어서게 되면 자동차의 문을 열고 닫아 주는 도어맨부터, 객실예약을 확인하는 프론트 직원, 객실에 들어서게 되면 필요한 물품을 요청하면 가져다 주는 하우스키핑 등 다양한 직무를 맞이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장면들은 대부분 접했던 장면일 것이다.


- 호텔에서 결혼식을?


숙박으로만 생각했던 장소에서 결혼식이 이뤄진다. 어릴때부터 당연하게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고. 연예인들이 결혼한다는 기사에 '00호텔에서 결혼식을 할 예정이다.' 를 많이 보았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는데, 나중에 내 눈앞에서 그 기사장면이 펼쳐진 적도 여러번 있었다. 프론트에 있는 사람만 호텔리어라고 하는 줄 알았는데, 실질적으로 수입이 더 확실한 부서는 F&B에 있었다. 그 중 결혼식은 연회장(Banquet)에서 이뤄진다.


- 연회장


세미나, 웨딩, 가족연, 포럼, 컨벤션 등 기업이나 단체는 특정한 장소가 필요하다. 특정한 장소는 특별해야 하며, 장소를 대여하기에 장소의 소유권은 일시적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것이어야 한다. 그 입맛으로 바꾸고, 협의하여 구성한다. 객실을 판매하는 것은 편안함을 판매한다고 한다면, 연회장에서의 장소를 판매한다는 것은 구입자의 전부를 판매하는 것과 같다. 그 시간동안 대상자들은 본연의 목적에 맞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며, 그때의 연회장 호텔리어는 철저한 서포트를 진행한다. 평범한 사무직에서 근무를 하게 되면 9 to 6 or 10 to 7으로 근무시간이 고정되어 있지만, 연회는 장소를 대여하는 사람들이 정하는 시간에 따라 호텔리어가 맞춘다. 새벽2시에 끝난다면 새벽2시에 있어야 하고, 저녁10시에 식사를 한다면 저녁10시에 준비해야 한다. 명성있는 행사를 준비할 때면 자부심을 느끼기도 하지만, 간혹 무례한 고객이 있을때는 이 일이 너무나 싫어질 때도 있다.


- 내가 생각하는 장,단점


Banquet에서 근무 했었기 때문에, 장/단점은 Banquet을 중심으로한 개인적인 소견이다.


장점

1) 일반 식음업장과 달리 단순히 F&B만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행사 관련 전반적인 것들을 배울 수 있다.

2) 행사당 수용인원이 적게는 십단위, 많게는 천단위이기 때문에 업무처리 시야가 넓어진다.

3) 비수기에는 방학한 것처럼 1달에 10일 조금넘게는 쉴 수 있다.(7~8월,1~2월)

4) 진짜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단점

1) 진짜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2) 철저히 고객 시간에 맞춰지기 때문에 시간의 유동성이 심하다.

3) 성수기에는 1주일에 7일 일 할때도 있다.

4) 기념일 및 명절은 생각도 하면 안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기 싫기도 엄청나게 하기 싫고, 벗어나고 싶기도 엄청났지만. 지나고보면 장점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다. 이렇게 장점과 단점을 나열해 본적은 없었지만, 나열해보니 장점과 단점의 수가 같지 않은가? 모든건 나의 마음으로부터 발생한다. 마음에 들건, 마음에 들지 않건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안녕을 외쳤고, 나는 아니지만 여전히 '호텔리어'라는 타이틀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는 모습은 본받을만 하며, 본인에게 맞는 옷을 입었다는 것에 대해 박수를 쳐주고 싶다. 누구나에게 선택이라는 자유는 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나는 새로운 것을 향해 노를 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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