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 혁렬 Aug 11. 2018

[Review] 레스터시티전. 같은 노림수, 다른 결과

- 시즌 내내 우릴 속여주세요 쇼님.

 18-1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스터시티의 개막전이 유나이티드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지난 시즌과 달라진 것 없는 포백으로 시즌을 시작한 유나이티드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팬들에겐 우려보단 희망을 확인한 경기였죠. 경기의 라인업은 아래와 같습니다. 글의 시작에 앞서, 양 팀에 동명의 선수가 있죠. 맨유의 안드레아스 페레이라와 레스터의 우측 윙어 리카르도 페레이라. 둘 다 사실 페레이라라고 부르는 선수인데 글을 쓰다보니 혼란이 생길듯 하여, 미리 언급합니다. 이번 경기 리뷰에서는 맨유의 안드레아스 페레이라는 거의 언급되지 않습니다. 맨유의 압박 부분을 제외하곤 언급되지 않으며, 오히려 레스터의 페레이라가 퓌엘 감독의 전술적 기용을 받았기에 더 자주 언급될 것입니다. 


분명 안드레아스 페레이라가 이번 경기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이긴 했으나, 이 선수는 오늘 리뷰에선 잠시 빼려고 합니다. 시즌 2~3경기 이후, 마티치가 복귀하기 전까지 지켜본 후 그 때 묶어서 평가해보고 싶어서요.

 

# 같은 생각, 오른쪽을 막고 왼쪽을 공략하다.


결장의 여파도 있겠지만, 무리뉴와 클로드 퓌엘은 자신의 우측을 단단히 하며, 상대의 우측을 노렸습니다.

즉 자신들의 수비 무게는 우측에 두고, 공격의 예리함은 반대편인 왼쪽에 두었죠. 


레스터시티와의 프리뷰에서 언급했듯, 퓌엘은 프리시즌때 풀백인 벤 칠웰과 리카르도 페레이라를 윙어로 올려서 기용하는 전술을 구사했습니다. 양질의 크로스를 장착한 풀백이긴 하지만, 레스터는 애당초 크로스가 좋은 윙어가 충분히 있습니다. 그럼에도 풀백을 전진시켜 윙어로 기용하는 것은 해당 측면의 수비를 강화하는 목적이 강하죠. 프리뷰때는 사실 상대가 풀백을 윙어로 기용하는 전술을 첫 경기부터는 안쓸 줄 알았는데, 맨유에게 바로 사용했네요.  유나이티드는 원래 우측 윙어로 기용되는 마타/ 린가드가 사실상 10번처럼 중앙에서 활동하고 그로 인해 생긴 공백을 윙어 출신 풀백인 발렌시아가 자유롭게 사용했습니다.  발렌시아의 부재로 다르미안이 기용되는 상황이었고, 레스터는 맨유의 공격 의존도가 왼쪽에 더 몰릴 것을 인지한 후 페레이라와 아마티를 동시에 기용하며 우측을 단단히 했습니다.  맨유는 무리뉴 체제 이후 반대편 윙어까지 좌측으로 가세하며 좌측에서 대다수의 공격찬스를 만들었습니다. 


레스터와 맨유 서로에게 매력적인 먹잇감을 상대의 우측이었습니다. 레스터 입장에선 프리미어리그에서 꽤 어려움을 겪고, 방출순위로 언급되는 다르미안이 위치한 우측을 집요하게 공략하고 싶었을 것이고, 유나이티드는 지난 시즌 자신들과의 경기에서 불필요한 퇴장을 당했던 아마티에게 시선이 갔죠.  특히 아마티는 프리시즌에도 위치선정 미스 등, 불안한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물론 레스터와 달리 맨유는 무리뉴 체제 이후 좌측에서 대부분의 찬스를 만들었고, 여전히 그렇기에 의도적으로 상대의 우측을 노렸다는 표현보단 본인들이 평소에 하던 플레이를 했다고 표현하는게 맞겠군요.


 좌측에 칼을 들고, 우측에 방패를 든 컨셉만 비슷한 것이 아닙니다. 풀백의 활용도 비슷했죠. 양쪽의 왼쪽 풀백인 루크쇼와 벤 칠웰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는데, 둘 다 특이하게도 터치라인을 향한 질주보단 사선으로 뛰며 직접적으로 패널티박스를 향한 쇄도를 자주 보였습니다. 루크쇼의 두 슛팅 모두 이런 과정에서 나왔죠. 

이런 움직임으로 양팀이 노리는 것은 상대 수비로 하여금 혼란을 야기하는 것입니다. 양팀 다 우측윙어로 기용된 선수들이 좌측까지 건너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굳이 차이를 언급하면, 레스터는 그레이가 반대로 우측으로 가기도 했죠) 이를 통해 상대의 우측 그물을 형성하는 선수들에게 순간적인 마킹 실수를 야기하고자 했죠.

<좌측 : 마타의 히트맵 / 우측 : 리카르도 페레이라 히트맵>

위 사진은 양팀의 우측 윙어로 출전한 마타/리카르도의 히트맵입니다. 히트맵은 공을 잡았을 때만 표시되는 한계가 있어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죠. 

보라색 동그라미가 페레이라입니다. 이 장면에서 맨유의 우측에서 공-수 동수가 되죠 (4 vs 4). 

이 때 프레드가 자신 뒤로 파고들었던 페레이라를 마크했어야 했지만, 놓쳤죠. 이 장면은 아래 언급하겠지만 맨유 우측에서 발생했던 2개의 실점 위기 중 하나입니다. 


<맨유와 레스터의 평균 패스맵, 양쪽다 왼쪽의 비율이 확실히 높다.> 


# 한쪽은 버텨냈지만, 한쪽은 무너졌다. 


서로 우측에서 방패를 꺼내든 상황. 맨유는 상대의 우측을 공략하는데 성공했고, 자신들의 우측은 끝끝내 지켜냈습니다. 반면 레스터는 그렇지 못했죠.레스터의 우측 수비를 담당한 아마티는 2분만에 어이없는 반칙, 어이없는 핸드볼로 맨유에게 PK를 내줍니다. 이후에도 유나이티드의 Overload (좌측에 선수가 많이 몰림) 에 지속적으로 흔들리며 결국 63분 가장 먼저 교체되죠. 신뢰도는 사실 많이 낮지만 아마티는 이 경기의 워스트 플레이어로 선정되었습니다 (스카이스포츠).  경기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산체스와 래쉬포드가 성실하긴 했어도 컨디션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임에도 아마티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졌죠.

<왼쪽 : 맨유 키패스 / 우측 : 맨유의 슛팅 >

키패스의 경우 중앙 2개는 아마티 교체 이후입니다. 둘을 제외한 나머지 키패스는 대부분 좌측, 즉 아마티쪽에서 발생했죠. 슛팅 또한 가장 아래에서 찬, 사실상 유일한 우측 슛팅은 다르미안이 파고들었을 때 슛팅이고, 나머지 슛팅들은 또 왼쪽에서 발생했습니다.  간혹 키패스와 슛팅의 위치가 반대인 경우가 있습니다. 키패스가 좌측에서 우측으로 건너갈 경우 우측에서 슛팅이 발생하죠. 맨유의 이번경기 대다수의 찬스는 왼쪽에서 나와서 슛팅도 왼쪽에서 가져갔습니다. 수비 무게중심이 흔들리며 발생한 장면들이 아닌, 철저히 왼쪽을 공략해서 왼쪽에서 거둬들인 결과물이라는 것이죠. 


이와 달리 맨유의 우측, 우리에게 불안요소로 꼽히는 다르미안은 결국 상대의 공세를 견뎌냈습니다. 물론 한 차레 오프사이드와 바이의 클리어링으로 키패스/ 슛팅으로 연결되지 않았을 뿐 위험한 장면이 두 차례 있긴 했지만, 그 외에는 상대의 공격을 상당히 잘 막아냈죠.

<좌측 : 레스터 키패스 / 우측 : 레스터 슛팅>

위에 언급한 두가지 경우는 해당 맵에는 찍히지 않죠. 그를 제외하고 봤을 때 맨유의 우측이 얼마나 견고히 버텨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너킥을 제외한 나머지 하나, 그 하나는 후반 막바지에 그냥 짧게 내준 패스를 그레이가 몰고가서 때린 하나이죠. 위 패스맵에서도 보였지만, 레스터도 분명 맨유의 우측을 꽤 강하게 노렸습니다. 반대편의 페레이라가 좌측에 오기도 했고, 10번인 메디슨은 주로 좌측 하프스페이스, 즉 다르미안과 바이 사이에서 활동했죠. 벤 칠웰은 반대편 풀백인 아마티/ 페레이라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서 플레이했습니다. 

<좌 : 맨유 히트맵/ 우 : 레스터 히트맵>

양팀 다 좌측을 노린 건 해당 히트맵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레스터 우측 붉은 부분은 공격전개를 많이 했다보다는 맨유가 거기서 공을 많이 뺏겨서...)

<ExpG . 골 기대치>

Opta가 제공하는 ExpG를 살펴봤을 때도 결정적인 찬스는 우측이 아닌 좌측에서 발생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해당 그래프의 상승폭이 클수록 결정적인 찬스입니다. (골 연결과는 상관 x) 가장 두드러지는 상승폭은 75분경 그리고 연장시간대에 2번의 상승폭입니다.  90분 이후 두 장면은 바디의 2번의 슛팅입니다. (바이 ㅜ)

그리고 75분 장면은 아래 움짤이죠.

<움짤이 제발 열리길...>

루크 쇼가 안일하게 볼소유를 하다가 바디에게 뺏기고 이를 빠르고 날카롭게 크로스로 연결하죠. 그레이가 바이 앞으로 짤라들어가며 슛팅으로 연결했는데, 그저 빛-헤아.

맨유의 2득점은 좌측을 공략한 결과이죠. 반대로 맨유가 처한 치명적 실점 위기는? 이 또한 좌측수비였습니다.

이에 비해 우측은 확실히 견고했죠. 비슷한 노림수를 꺼내들었지만 한쪽은 성과를 내고, 한쪽은 전술을 수정한 후에 성과를 냈습니다. 이러한 차이를 가져온 것? 가장 큰 건 중원차이입니다. 442를 꺼내든 레스터를 상대로 맨유의 3미드필더는 빌드업이면 빌드업, 실질적 공격가담, 압박 등 자유롭게 움직이며 상대를 압도했죠.


아마 중원은 이미 다른 스포츠 기사에서 많이 언급할 겁니다. 그러니 전 중원은 오늘 언급하지 않고 다른 선수를 언급해보려고 합니다.


# 차이를 만든 선수, 마타 . 그리고 + @


위에 언급했듯 사실 중원차이가 크긴 했습니다. 와이드 미드필더가 아닌 전형적인 윙어/풀백을 기용한 레스터의 442는 맨유의 433을 상대로 중원에서 압도당할 수 밖에 없죠. 특히 맨유의 중원은 마타까지 가세하기 때문에 수비진의 빌드업만 무난히 해내면 상대에게 중원싸움에서 지지 않습니다. 제 자신 또한 이번 경기 안드레아스 페레이라와 프레드 그리고 포그바가 얼마나 환상적인 모습을 보였는지, 그리고 상대와 얼마나 큰 차이가 났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많은 기자들이 포그바를 연호하고, 프레드를 스콜스와 비교하며, 페레이라의 성공적인 선발전을 축하하고 있죠. 그러나 전 중원말고도 레스터와 차이를 만들어낸 두 선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타입니다.


이번 경기 맨유의 우측은 분명 죽은 라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차이를 만들어낸 선수도 우측라인이죠. 맨유의 마타, 레스터의 매디슨/페레이라가 맡은 역할은 명확했습니다. 자신들이 공략하고자 하는 상대의 우측에 혼란을 가져온다. 이 경기에서 노림수는 분명 같았습니다. 한쪽은 해냈고, 한쪽은 해내지 못했죠. 중원의 개입 차이도 있고 어떻게 보면 클래스 차이도 있겠으나, 가장 큰 차이는 맨유가 더 자신들의 노림수에 힘을 강하게 줬고 결국 무너트림과 동시에 상대의 수는 기어이 막아냈기 때문입니다.


화질이 조금 아쉽지만, 산체스는 확실히 보이시죠? 지금 공잡은 선수는 누구일까요? 왼쪽 윙어인 산체스는 중앙에 있는데? 저기서 공 잡은 선수가 마타입니다. 사실 프리시즌 때 산체스가 좋은 모습을 보여준 건 측면보단 중앙에서 움직일때였죠. 세컨톱 혹은 제로톱이 확실히 맞는 옷이었습니다. 그런 산체스가 지난 뮌헨전 왼쪽 윙어로 출전했을 땐, 레알과의 경기와는 사뭇 다른 퍼포먼스였죠. 이는 오늘도 유사했습니다. (오늘은 폼 자체가 안좋기도 했습니다.) 아무리봐도 산체스가 왼쪽 윙에서 어려움을 겪는 모습입니다. 그러자 마타가 중앙을 넘어서 왼쪽까지 가버렸죠. 대신 산체스는 중앙으로 들어오며 래쉬와 사실상 투톱을 형성했습니다. 

이런 극단적인 움직임은 상대 센터백의 발을 묶어버렸습니다. 우측 풀백이 공략당할 때, 센터백이 커버를 해줘야하지만 산체스와 래쉬는 각각 풀백과 센터백/ 센터백과 센터백 사이에 위치하며 그들의 지원을 방해했죠. 


경우에 따라선 프레드나 포그바가 있어야 할 하프라인까지 내려와 본인이 페네트레이션에 직접 관여하고, 대신 포그바나 프레드가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갈 수 있게 도왔죠. 중원과 수비진의 빌드업이 매끄러워지자 자신의 역량을 더욱 발휘할 수 있었고, 때론 자신이 빌드업에 관여하며 공격력을 갖춘 포그바를 더 전진된 위치에서 플레이 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산체스와 래쉬포드는 날카로움이 없었습니다.  움직임도 아쉬웠죠. 그나마 루크 쇼가 폭발했기에 왼쪽에서 결정적 장면들을 만들 수 있었고, 그 자리엔 마타가 있었죠. 

매디슨과 페레이라는 한 두차례 맨유에게 혼란을 주긴 했지만, 결국 결정적인 찬스는 우측에서 발생했습니다.

같은 공격의 노림수이지만 성공을 이끈 것은 결국 마타의 개입이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수비적으론 어땟을까요? 노림수와는 별개로 루크 쇼가 전진해있기 때문에, 레스터 입장에선 왼쪽 뒷공간으로 빠르게 카운터 치는 것이 최적이겠지만,  맨유가 그런 장면을 허락하지 않았죠.

위에서 계속 왼쪽이 뚫렸음을 언급해서 레스터가 속공에 성공한거로 오해하실 수 있으나, 정작 큰 위기는 지공상태에서 발생했고, 루크 쇼의 뒷공간이 열렸을 때는 다른 선수들이 역습을 잘 저지했습니다.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이 장면이죠.

<움짤이 제발 실행되었으면 좋겠다...>

움짤이 작동되지 않는 것을 대비한 사진나열...

루크쇼 앞 선수에게 공이 전달된 상황입니다. 이 때 루크 쇼는 그 선수가 뒤돌지 못하게 먼저 그의 뒤쪽으로 압박을 가합니다. 그 순간 상대가 제대로 볼터치를 하지 못하자 바로 그의 앞쪽으로 압박을 가해 리턴 패스를 못하도록 길을 좁히죠. 이 때 포그바도 가세합니다.  페레이라는 포지션을 유지하며 다음 동작에 대비하죠

만약 여기서 선수가 뒤를 돌거나 리턴패스가 갈 경우, 상대 우측에 고속도로가 뚫리죠. 

다행스럽게도 볼터치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에 이런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도 루크쇼가 순간적으로 뒤를 압박하다가 빠르게 앞을 노린건 정말 좋은 판단이였죠.

이후 어떻게 공이 흘렀지만 이미 진행방향은 망가졌죠. 공을 잡은 선수에게 대기하던 페레이라가 달려듭니다. 그리고 루크쇼는 그 틈에 빠르게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죠. 

공이 다시 한 번 아래로 흐릅니다. 이 때 우측 풀백인 다르미안이 센터서클까지 와서 다시 한 번 상대의 전진을 지연시킵니다. (이 때 아예 볼을 탈취하죠,) 그런 다르미안의 공간을 마타가 매꾸기 위해 내려가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왼쪽 뒷공간을 노리는 상대로 하여금, 왼쪽으로 가는 것을 방해하면서 방향을 돌리게 합니다.

전방에 있던 선수들은 직선으로 돌아오는 반면, 역습을 하던 선수들은 사선으로 뛰며 속도를 올릴 수 없게되죠. 

이런 전술은 미식축구에서 유래되지 않았나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정식 명칭은 기억나지 않지만, 미식축구에도 이런 수비전술이 있죠. 미식축구는 공을 터치라인까지 운반하여 점수를 내는 스포츠로, 다양한 방식이 있는데 대게 선수들이 직접 공을 안은채로 달려 터치다운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대의 질주를 저지하는 방식이 상대선수를 한쪽 방향으로 의도적으로 흘려버리는 것이죠. 이렇게 왼쪽에 있던 선수의 진로를 우측으로 틀어 디펜서들이 잡아먹거나 엄청나게 지연시키는 수비 방식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는 무리뉴가 클롭의 리버풀을 상대로 자주 보여주는 전술입니다. 아시다시피 클롭의 전술은 단계별로 속도를 끌어 올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리뉴는 그런 속도를 억제시키면서 빠른 카운터가 장기인 팀의 전개를 방해하죠. 


여기서 핵심은 다르미안입니다. 본인의 포지션인 우측 풀백을 고수했다면, 결국 공이 전개되었을겁니다. 그러나 다르미안은 팀의 무게중심에 맞게 이동하며 상대의 진로를 차단했죠. 해당 경기에선 확실히 무게가 왼쪽에 있었고, 그렇다보니 다르미안은 공격적으로 기여하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홀로 Isolation 되어 직접 슛팅을 가져가기도 했지만, 사실 다르미안이 폭발적인 드리블로 상대를 뚫는 선수는 아니죠. 

그런 부분때문일까요? 맨유 팬카페에서 다르미안을 비판하는 의견이 있더군요... 조금 당혹스럽게 산체스의 부진까지 다르미안의 문제라고 언급한 글도 한 차례 읽었습니다. 한 차례 결정적 슛팅을 제외하곤 반대편 루크쇼만큼의 공격성은 보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무리뉴의 전술중 핵심인 비대칭 풀백을 생각하면 다르미안은 본인의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 쪽 풀백이 공격적이면, 반대편은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수비적인 역할에 치중하는 비대칭 풀백 전술. 마냥 후방에 머무르지도 않고, 팀의 라인에 맞게 전진하여 상대의 블록 간격이 좁혀지지 않도록 하였고, 위와같이 역습위기에는 센터서클까지 와서 상대를 막았습니다.


그리고 경기 내, 양팀 최다 태클성공을 기록했죠. (5회 성공) 인터셉트도 2회 성공했으며, 상대방의 노림수였던우측을 잘 지켜냈습니다. 빛난 건 결국 루크 쇼 입니다. 그는 오늘 환상적이었죠. 그러나 그가 활약할 수 있던 배경에는 우측윙어임에도 좌측에서 상대를 뒤흔든 마타와 반대편에서 균형을 유지해주며 상대의 공격을 버텨낸 다르미안의 활약도 뺄 수 없습니다. 


# 'Fantastic' .. But


선수 본인은 얼마나 울컥할까요. 쏟아지는 언론의 비판, 돌아선 팬들. 결국 경기력으로 증명했고,

한 때 자신의 수비간격 미스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감독에게서 'Fanatastic' 이란 칭찬을 그라운드에서 받았습니다. 많은 언론으로부터 MOM 로 선정되었고, 이 폼만 유지한다면 시즌 최고의 영입은 루크 쇼의 부활일지도 모르죠. 그러나, 그러나 한가지는 짚고 넘어가야겠죠. 원래 잘한 경기에서, 잘한 선수를 굳이 깎아내리지 않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이건 언급하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결국 맨유의 위험한 장면은 그의 영역, 왼쪽에서 나왔다.


공격적으로 환상적이었습니다. 수비적으로도 나쁘지 않았죠. 반대편에서 재미를 못본 상대가 자신을 공략하기 시작했을 때 인상적인 포지셔닝과 빠른 백업 그리고 협력으로 좋은 수비도 보여주긴 했습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실수로 데헤아가 아니였다면 실점이었을 장면을 노출했고, 결국 상대방에게 크로스를 허용해 실점했죠.


평소 이 선수를 응원했습니다. 그렇기에 그의 활약이 너무나 반갑습니다. 그러나 그는 수비수입니다.

수비수는 아무리 잘해도 한 번의 실수로 그전의 활약은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수비수는 안보일수록 좋죠.

득점도 해낸 루크 쇼, 그래도 본업은 수비수입니다. 만약 우리가 공격력만 생각한다면 그냥 윙어를 기용하겠죠. 

다음 경기, 또 속고싶습니다. 이번 시즌 내내 그에게 속으며 기대감을 계속 품고 싶습니다.

그리고 시즌이 끝난 후, 속지 않았음을, 그가 우리의 기대를 충족시켰음을 말하고 싶습니다.

그렇기에 루크 쇼가 수비적으로 실수 없이 더 안정적인 경기를 운영했으면 좋겠네요.

작가의 이전글 [Preview] 드디어 개막이다, 레스터의 여름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