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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혁렬 Nov 09. 2018

제로톱 vs 제로톱. 같지만 다른 전술.

- 무리뉴는 알레그리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오랜만입니다. 취준생의 신분으로 브런치는 역시 사치더군요. 어제 면접을 끝내고 오늘 가장 최근 경기를 리뷰해봅니다. 상당히 흥미로운 경기였습니다. 양팀은 모두 제로톱을 컨셉으로 경기에 임했습니다.

굳이 제가 소제목으로 무리뉴가 알레그리를 따라잡을 수 있을것인지 쓴 이유는, 알레그리의 제로톱이 좀 더 트렌디 하기 때문이랄까? 


개인적으로 유벤투스의 현 전술이 너무 탐납니다. 해당 전술은 제가 무리뉴 3년차에 보고싶던 전술이니까요... 

그렇다면 두 감독의 제로톱은 어떻게 달랐고, 알레그리가 왜 더 트렌드하다고 표현했는지 조금 풀어보죠.


# 스타팅 라인업, 최근 흐름을 살린 두 팀.

무리뉴는 다시 한 번 산체즈 제로톱을 꺼내들었습니다. 약간의 차이라면 좀 더 기동력을 살리기 위해 린가드가 선발로 기용되었고, 프레드 대신 에레라를 투입하였다는 부분입니다.  유벤투스는 마튀디 대신 벤탈쿠르를 기용하며 433과 442를 혼용한 전술을 택했습니다.  콰드라도의 위치 변화에 따라 (아니 어쩌면 디발라와 호날두가 움직이고 콰드라도는 반대에 간 걸 수도 있겠군요.) 좌-우 스위칭이 자유로웠고, 경우에 따라 중앙에 미드필더 3명이 모이는 433 형태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 같은 제로톱인데,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똑같은 제로톱이라는 타이틀이 붙는 전술이지만, 두 팀의 방식은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무리뉴는 1명의 스트라이커를 제로톱으로 기용했다는 것이고, 알레그리는 2명의 스트라이커를 제로톱으로 기용했다는 것이죠. 알레그리는 수비와 빌드업 단계에서는 기본적으로 4-4-2를 유지했지만, 공격 과정에선 3-3-4 형태를 보일 정도로 선수들의 스위칭이 잦았습니다. 

왜 제로톱일까? 단순히 선수들의 성향으로 연결시킬 수도 있습니다. 호날두-디발라- 산체즈 모두 상대 센터백을 이겨내는 전통적인 스트라이커보단, 약간의 거리를 두고 상대를 공략하는 10번 혹은 윙어에 가까운 선수죠. 디발라를 제외하면 두 선수는 윙어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디발라도 전통적인 스트라이커보단 10번에 좀 더 특화된 선수입니다. 스트라이커를 발기술로 벗겨낼 수 있지만, 강한 압박을 곧이 곧대로 견딜 선수는 아니죠. 성향을 고려한 제로톱일 수 있지만, 그보단 상대 센터백을 바보로 만드는 것이, 이 제로톱 전술의 핵심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제 칼럼에서 공격과 수비의 권한에 대한 얘기를 종종했습니다. 수비수는 수비를 할 때 2가지 조건 중 하나만 충족하면 됩니다. 공을 막거나, 선수를 막거나. 공격진 입장에선 상대 파이널 써드 부근으로 공과 선수 모두가 운반되어야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수비진 입장에선 오프사이드트랩으로 공은 통과시켜도 선수가 공을 잡는 시점에서 턴을 종료시키는 방식이 있고, 라인을 낮춰 공이 투입될 공간을 제어하거나, 앞선에서 끊는 방식도 있죠. 이와 반대로 공격진에도 권한이 있는데, 바로 움직임의 자유로움입니다.


스트라이커는 가운데에 있어야 하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당장 제로톱이나 측면으로 빠지는 플레이를 선호하는 스트라이커들이 중앙에 머물지 않고 좌-우 폭넓은 움직임을 가져가는 것을 많이 보셨을겁니다. 그렇다면 그를 상대하는 센터백은 어떨까요? 센터백들은 그 스트라이커를 따라갈 순 없습니다. 어느정도 풀백과 간격을 좁히고, 수비진의 무게중심을 한쪽 측면으로 이동시켜서 한 쪽에 치우칠 순 있지만, 중앙에서처럼 스트라이커를 마킹할 순 없습니다. 중앙을 완전히 비울 수 없기 때문이죠. 


이런 권한을 활용하는게 현재 제로톱의 트렌드라 생각합니다. 센터백을 그저 가운데에 위치한 전봇대로 만들어버리고 측면에서 수적우위를 이용해 그물을 조금씩 끊어 가는 것. 만약 그 그물을 어떻게든 이어보겠다고 센터백이나 중원이 개입하면, 그 공간을 피지컬 좋은 미드필더가 타겟터로서 페널티박스로 침투하는 방식. 

이런 방식으로 상대 수비진이 존디펜스도, 대인방어도 못하는 상황으로 몰고가는 것이 현재의 제로톱입니다. 


# 차이를 만든 세 포지션, 감독, 두 명의 공격수 그리고 두 명의 센터백.


승리는 맨유와 무리뉴가 가져갔기에 그들의 정신력을 높게 평가하지만, 유벤투스의 전술을 칭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경기의 완성도 측면에서 알레그리는 무리뉴보다 한 수 위임을 확실히 보여줬습니다. 

그는 호날두를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 호날두에게 최적의 팀을 완성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전술의 귀재인 알레그리는 호날두가 유로 우승을 차지했던 그 전술, 산투스감독의 유로 2016 포르투갈 전술을 유벤투스에 적용시켰습니다. 어쩌면 완성도는 그 이상이라 생각되네요.


유벤투스의 4-4-2는 제가 맨유에서 꿈꾸던 전술, 전술명 'False' 입니다. 무엇하나 진짜가 아닌 전술이죠. 유벤투스의 스트라이커는 스트라이커가 아니고, 중앙 미드필더는 중원에만 있지 않으며, 윙어는 또 윙어가 아니고 풀백은 또 풀백이 아닌 전술. 그래서 제가 'False' 라고 부릅니다.


윙어로 기용된 벤탈쿠르는 사이드보단 중앙에서 플레이하며, 중앙에서 수적으로 밀리지 않는데 기여했습니다. 그가 측면에 있을 경우는 대게 왼쪽 측면에 페네트레이션 과정에 관여할 때 였죠. 스트라이커인 호날두는 왼쪽 측면으로 빠져 주로 플레이했는데, 이 때 벤탈쿠르-호날두-산드로가 트라이앵글을 형성하며 맨유의 우측을 공략했습니다. 실질적인 윙어 플레이는 호날두나 산드로가 하고, 벤탈쿠르는 중앙에 위치했죠.

<벤탈쿠르의 히트맵, 측면보단 중앙미드필더 성향이 짙었다.>

이는 반대편도 유사했습니다. 물론 콰드라도는 스위칭에 관여해서 경기장 전역을 누볐죠. 우측 측면플레이 또한 데 실리오가 실질적인 윙어 역할을 보여줬고, 디발라 또한 관여하며 중앙보단 우측에 치우친, 하프스페이스에서 데 실리오- 콰드라도와 함께 맨유의 좌측을 공략했습니다. 

<유벤투스 양 풀백. 산드로-데실리오의 히트맵, 상당히 높은 위치에서 플레이 했음이 보인다.>

그럼 이렇게 측면으로 벌어지는 스트라이커를 대신해서 박스를 장악하는 선수는 누구인가? 그 선수가 케디라 혹은 벤탈쿠르입니다. 이 두 선수는 피아니치보다 한 칸 앞에서 중원 볼배급에 관여하다가, 측면으로 볼이 빠졌을 때 맨유의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마티치)의 시선이 측면으로 쏠렸을 때, 박스로 쇄도했습니다. 


피아니치는 유일하게 지정된 영역에 위치하며, 볼이 흐를 수 있는 위치, 자신이 볼을 받아 반대로 전환시킬 위치에 포지셔닝하며 볼 배급의 윤활유를 자처했죠. 자연스럽게 페널티 써클까지 슬금슬금 올라오며 맨유의 영역을 좁히고, 유벤투스의 영역을 넓혔습니다. 피아니치의 이런 움직임의 효과는 안그래도 내려앉은 맨유를 더 내려앉게 만들었고, 중거리 슛터를 다수 보유한 (호날두, 디발라, 피아니치 등) 유벤투스는 내려앉은 맨유에게 중거리 슛으로 공략하기도 했습니다.  

<유벤투스의 박스 밖 슈팅,  이 날 유벤투스는 총 24개의 슛팅 중 50%, 12개를 박스 밖에서 기록했다>

 산투스 감독의 포르투갈 전술이 이와 유사했습니다. 투톱으로 기용되었지만 윙어 출신인 호날두와 나니 혹은 콰레즈마가 와이드하게 측면으로 벌어지고, 측면 미드필더인 안드레고메즈와 베르나르두 실바 (혹은 주앙 마리우) 는 중앙으로 들어와 플레이하고, 윌리엄 카르발류 혹은 주앙 무티뉴는 한 칸 아래로 내려오면서 4-4-2 전술이 실질적으론 4-1-3-2 로 가동되었습니다. 벤탈쿠르나 케디라가 보여준 모습을 고메즈나 산체즈가 보여줬고, 피아니치는 주앙무티뉴처럼 후방 플레이메이커 롤을 소화했죠. 베르나르두 실바는 콰드라도 처럼 부분적으론 윙어처럼 움직이지만 필드 전역을 누비며 공격의 활로를 뚫었습니다. 이러한 틀에 갇히지 않은 다채로운 움직임은 수적 우위로 존디펜스를 무너트리고,  스위칭으로 대인방어 또한 무력하게 만들었습니다. 어떤 의미에선 현 시대의 '토탈싸커'는 현 체제의 유벤투스나 포르투갈일 수 있겠네요.


이에 더해 알레그리는 한 가지를 확실하게 제어했습니다. 이 한가지 때문에 알레그리를 무리뉴보다 한 수 위라 평가했고, 산투스 감독의 442보다 더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는 바로 '공간' 입니다. 이 공간을 제어하는 방법, 투톱 그리고 두 명의 센터백입니다.


# 공간을 제어하다, 두 센터백과 두 공격수.


유나이티드의 센터백들도 파상공세를 잘 견뎌냈습니다. 특히 린델로프의 경우 컷 백의 위치선정 실수 제외하고는 (사실 이 부분은 납득이 가긴 함) 지난 유벤투스전에 이어서 최고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 경기는 확실히 센터백 차이가 컸습니다. 물론 역량차이도 있지만, 센터백을 도와준 전방의 공격수와 감독의 역량 차이도 관여했죠.


 맨유는 수비시에 산체즈가 피아니치를 견제하고 나머지 선수들이 내려앉아 두 줄을 형성했습니다. 6-3-1 혹은 4-5-1 형태였죠. 반면에 유벤투스는 투톱을 그대로 하프라인에 위치시키고 포백과 미드필더 4-4 로 두 줄을 세웠습니다. 투톱이 전방에서 센터백들에게 부담을 줌으로써 알레그리는 공간을 제어할 수 있었습니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많이 컸습니다. 산체즈 한 명이 전방에 있던 맨유, 그를 상대하는 유벤투스 입장에선 센터백의 전진에 부담이 없었습니다. 피아니치와 보누치는 계속 올라갈 수 있었고, 콰드라도나 케디라가 피아니치 옆으로 내려오면서 피아니치에 대한 압박을 해소했죠. 후방에서 빌드업이 너무 쉬웠고, 이로 인해 유벤투스의 투톱과 풀백들은 상당히 높은 위치에 전진하여 맨유의 포백과 미드필더 사이에 속속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특히 투톱이 센터백- 풀백 사이에 위치하며 와이드하게 위치하자 센터백들이 간격 조율이 어려웠고, 이로 인해 이 공간을 커버하기 위해서라도 포그바-마티치-에레라는 뒤로 더 물러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한 번 공간에 대한 지배력을 빼았기자, 유벤투스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계속 늘어났습니다. 땅따먹기에서 완벽하게 패배한 것이죠. 유벤투스를 상대로 3선 자원들이 너무 물러나 있었고 이는 위협적인 중거리슛 찬스로 이어졌습니다. 이건 그 선수들의 잘못이라 보긴 어렵습니다. 철저히 공간 제어 권한을 알레그리가 무리뉴에게서 뺏어냈기에 발생한 일이죠.  


라인을 올리면 뒷 공간을 파고드는 투톱과 그 공간으로 볼을 배급하는 보누치-피아니치의 존재. 라인을 내리면 살벌한 킥을 보여주는 피아니치-디발라-호날두. 맨유 입장에선 진퇴양난의 환경속에서 고군분투 했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공간의 제어는 맨유 공격시에도 큰 힘을 발휘합니다. 보누치가 맘편히 올라왔던 유벤투스와 달리 맨유의 센터백들은 적극적으로 올라올 수 없었습니다. 디발라와 호날두가 호시탐탐 빠른 카운터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렇다도 맨유보다 수비시 인원이 적은 유벤투스를 쉬이 공략할 수 있었느냐? 그렇지도 않습니다. 센터백들이 자유로이 올라오고, 피아니치를 고정으로 콰드라도가 내려와 공격전개를 시작하고 벤탈쿠르나 케디라가  상대 3선을 압박하던 유벤투스와 달리, 센터백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맨유는 미드필더 자원들이 상대의 미드필더 진을 압박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앞보단 뒤에 몰려서 전방에 선수가 적었죠. 산체즈만 블록 내에서 움직일 뿐, 린가드도 후방으로 내려오고 마샬도 측면으로 빠져있었습니다. 호날두 - 디발라 조합 그리고 빠르게 올라올 수 있는 콰드라도의 존재 때문에 맨유는 공격시에도 유벤투스보다 물러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호날두와 디발라는 공격수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수비를 보였습니다 . 이것이 가능한 것은 감독의 역량이며 8명의 수비로 간격을 통제할 수 있는 수비진의 리더의 존재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린델-스몰링이 점점 좋아지곤 있지만. 역시 보누치, 토비같은 자원을 지난 여름에 영입 못한건 아쉽네요.


# 맨유는 더 성장해야 한다. 유베에게서 맨유가 배울 것들.


자꾸 채찍질을 했지만, 분명 맨유의 경기력은 많이 올라왔습니다. 특히 몇 경기 연속 뒷심을 발휘하며 쉽게 지지 않겠다는 엄청난 정신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바하자면 위닝 멘탈리티겠죠. 이런 부분은 퍼거슨 경 이후 팀에서 처음 발휘되는 모습입니다.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시작한 채찍질. 더 발전시킬 방향을 논해보려고 합니다.


1) 피하지도 못하고, 이기지도 못한다면 한동안은 산체즈가 주전이다.

루카쿠가 부상으로 결장하긴 했지만, 한동안 산체즈 제로톱이 더 좋아보입니다. 루카쿠가 폼이 시즌 초반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전술적인 부분에서 산체즈 제로톱이 더 좋습니다. 제가 루카쿠에게 바라는 것은 간단합니다. 제-발 상대 센터백을 피해줘. 제발 센터백을 상대하지말고 좌-우로 움직이며 너보다 약한 풀백을 짖밟아줘.  

그러나 루카쿠는 끝까지 센터백 둘을 혼자 상대하려고 합니다. 이기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그 위치를 지나치게 고수했고, 이는 다른 선수들에게 공간을 창출하지도, 팀적인 시너지도 이끌어내지 못합니다. 


최근 래쉬포드와 산체즈가 선발로 나왔을 때 팀 시너지가 더 좋다고 느낀 것은, 두 선수가 상대 센터백과 풀백 그리고 수비형 미드필더에게 움직임으로 거슬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 또한 오프-더-볼 입니다. 이런 옾더볼로 다른 선수들에게 공간을 창출해주기도 하고, 페네트레이션에 관여하여 원-투 패스를 통해 상대 블럭을 무너트리기도 합니다. 특히 산체즈의 경우 지난 유벤투스전에서 좌-우로 폭넓게 움직이며 루크쇼, 마샬, 포그바와 함께 유벤투스의 우측을 공략했습니다. 또한 공을 잡기 위해 한 발씩 움직이면서 상대 수비를 따돌렸습니다. 짧게 내주고 들어가고, 짧게 내주고 쇄도하는 움직임으로 팀원에게 공간도 만들어줬죠. 비록 득점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최근 맨유의 상승세에 마샬-포그바 뿐만 아니라 산체즈의 부활도 크게 관여했습니다. 


2) 호흡이 올라오고 있다. 좀 더 부분전술을 통해 득점 공식을 만들자.

마샬과 포그바 그리고 + @ . 호흡이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특히 마샬-포그바-산체즈는 짧게 주고받으며 상대 풀백-센터백 라인을 왼쪽에서 허물고 있습니다. 알레그리가 데 실리오를 빼고 바르잘리를 투입하며 쓰리백으로 바꾼 시점부터 콰드라도-바르잘리는 맨유의 먹잇감이 되었습니다. 마샬-포그바-래쉬포드 (산체즈 당시 교체 아웃) 라인은 원터치 패스와 드리블로 계속 상대를 흔들었고, 포그바가 아주 위협적인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냈습니다. 이것이 마타의 득점으로 이어졌죠.  무리뉴의 컬러 중 하나인 Isolation-Overload가 힘을 내고 있습니다. Overload 지점인 왼쪽 하프스페이스에서 루크쇼-산체즈(래쉬포드) - 마샬- 포그바 때론 마티치까지 가세하며 왼쪽의 페네트레이션으로 상대를 무너트리는 득점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무리뉴는 이런 부분을 좀 더 부분전술적으로 강화해서 전술적 강점을 좀 더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마치 아래 장면처럼 말이죠. 아래 장면은 오늘 경기 중 제 주관으로 봤을 때, 유벤투스의 가장 효과적인 부분전술이자, 벤탈쿠르가 더 잘 살리지 못한 아까운 찬스입니다.


마치 위에선 아래로 누르고, 아래에선 위로 누르는 가위처럼 유벤투스 선수들이 그물을 비틀어 버렸습니다.

유벤투스의 왼쪽에 배급된 볼을 중앙으로 풀어나오는 과정에서, 유벤투스 선수들의 오프 더 볼을 통한 공간 창출과 패스길을 여는 모습입니다. 지금 벤탈쿠르의 위치는 포그바가 가장 선호하는 위치죠. 포그바는 저 위치에서 크랙이 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입니다. 저런 부분을 위해서라도 현재는 루카쿠보다 움직임이 좋고 활발한 산체즈가 더 적합해 보입니다.


3) Overload는 해결했지만 Isolation도 끌어 올려야 한다.

<무리뉴가 계획했던 앞 시즌 Overload-Isolation>

그림으로 충분히 이해되시겠지만, Overload는 한쪽에 선수들이 몰려서 페네트레이션을 통해 상대 수비진을 공략하거나 시선을 끄는 것이고, Isolation은 뜻처럼 고립이란 의미입니다. Overload쪽으로 상대 수비 블럭이 몰리며 생긴 반대편 공간을 홀로 활용하는 것을 Isolation이라 합니다.


' 다만 이 Isolation에 관해선 득점을 위한 직접적인 움직임으로, 단순한 방향전환과는 다르다.는 주장도 많습니다. 그런 의미로 보면 16-17 Season 발렌시아의 활용은 Isolation으로 분류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저는 이 또한 기회가 되면 발렌시아가 좁혀 들어와 직접 슛팅도 기록했기에 똑같이 Isolation으로 봤습니다. '


포그바가 다시 좌측으로 이동하면서 맨유의 Overload는 다시 왼쪽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로 인해 우측에는 상당히 프리한 장면이 많이 나오지만, 이를 활용할 선수가 현재 맨유에 없다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우측에 주로 위치하는 마타나 린가드는 우측에 머물지 않고 중앙 혹은 좌측까지 이동하여 함께 Overload에 동참하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사실 저는 루카쿠가 우측으로 빠지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또한 에버튼에서 한창 좋을 때 우측라인을 파고드는 장면이 많았기 때문이죠. 그러나 루카쿠는 Isolation이 아닌 중앙에 머물고, 그렇다고 좌측으로 내려와 Overload에 참여하지도 않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차라리 루카쿠를 우측 윙어로 기용하고 산체즈는 제로톱으로 기용하거나, 현재 유벤투스처럼 442를 가동하여 산체즈-루카쿠 투톱을 형성하는 것도 좋아보입니다. 물론 이 경우 수비 가담 등이 잘 되지 않을 수 있겠지만, 맨유는 상대 시선이 왼쪽으로 쏠렸을 때, 오른쪽에서 해결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합니다. 윌리안같은 선수가 아닌 그리즈만/베일을 원했던 이유가 바로 이런 부분입니다. 우린 스코어러가 필요합니다. 진짜 하다못해 페드로처럼 조용히 우측에서 뒤로 파고들어 피니시를 할 수 있는 선수. 가끔은 마타가 조용히 우측에서 슬금슬금 중앙으로 와서 피니시를 해주길 바랍니다..


# 글을 마치며


전반적으로 글이 경기에 대한 리뷰보단 이 경기를 통해 맨유는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 쓴 글이 되었군요. 맨유 팬이 아닌 분들 입장에서 봤을 때 좋은 리뷰는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래도 유벤투스의 전술을 어느정도 풀어썼고, 뭐... 나름 제 3자 입장에서도 볼만하지 않을까 싶지만 그래도 친맨유 글이군요 ㅎㅎ.. 


어쩔 수 없죠. 제가 맨유팬이라 정말 맨유를 위한 글을 써버린걸.. 그래서 제목에 리뷰라는 단어는 뺏습니다 ㅎ


이제 또 다른 빅매치, 맨체스터 더비가 시작됩니다. 현 흐름을 살려 다시 한 번 제로톱으로 갈지, 아니면 첼시전처럼 마타를 페르난지뉴에게 맨마킹시키면서 측면을 집요하게 노리는 4231을 쓸지, 아!니!면! 에레라를 하프백으로 내리면서 펩이 꺼내들 수 있는 3-3-3-1을 막아설 변칙 쓰리백을 꺼내들지 무리뉴의 선택이 궁금하네요. 기회가 된다면! 시간이 된다면 이 또한 프리뷰로 써보고 싶군요. 


오늘도 부족하고 긴 글 읽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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