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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혁렬 Nov 11. 2018

[Preview] 무리뉴는 펩을 제어할 수 있을까?

# 극강의 펩시티, 맨유에겐 분명 버겁다.


지난 두 시즌, 맨체스터 더비는 맨시티가 2승 1무 1패로 우위에 있습니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양팀 다 홈에서 즐겁진 않았다는 것이죠. 두 감독의 두 번째 맨더비, 에티하드스타디움에서 무승부를 제외하면, 양 팀 모두 홈에서 패배했습니다. 이번시즌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맨시티, 이번 시즌 치룬 18경기에서 15승 2무 1패의 경이로운 경기력을 뽐내고 있으며, 지난 리버풀과의 경기를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18경기 52득점 6실점이라는 말도 안되는 골득실까지 보이며 말 그대로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입니다. 

(가벼운 프리뷰인 관계로, 이 이상의 통계자료는 반영 안했습니다. 아마 점유율 등을 조사해서 첨부했으면 더 확실했겠지만, 뭐... 펩 축구 하루 이틀도 아니고 아마 모든경기를 압살했을거에요...) 


최근 무리뉴의 맨유가 위닝멘탈리티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고, 그 속에 분명 전술적인 역량도 드러나고 있지만 정신력으로 승리를 쟁취하는 것은 마지막 수단일 뿐, 전술에서 어느정도 상대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냉정히 펩시티의 기세는 전 유럽을 통틀어도 최고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무리뉴가 반등을 하곤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무리뉴보단 맨시티의 우위를 점치고 있죠. 최근 흐름이 그나마 맨유에게 가능성을 보여주곤 있지만 현실적으로 펩시티를 맨유가 이기는 것은 쉽지 않아보입니다. 



# 어떤 의미론 유벤투스와 상당히 비슷한 현 맨시티.


 최근 맨시티의 경기를 보면서 느낀 것은 그들이 경기를 지배하는 방식이 유벤투스와 유사하다는 부분입니다. 역시 ‘공간’ 의 제어가 가장 크죠. 특히 펩의 경우 경기장을 여러 구역으로 나눠서 선수둘의 동선을 제한하고 이를 통해 공간을 통제하는 전술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감독입니다. 실제 하프스페이스를 가장 잘 활용하는 감독으로 유명하죠. 단순히 하프스페이스를 넘어서 제가 유벤투스와 맨시티가 유사하다고 느낀 부분은 바로 공격진의 수비가담입니다. 유벤투스는 호날두-디발라를 하프라인 부근에 위치시키면서, 맨유 수비진이 올라오지 못하게 하였고, 이로 인해 맨유는 미드필더들 또한 위로 강하게 올라가지 못하고 후방 빌드업을 계속 도와야했죠.


  맨시티의 공격진 또한 유사한 모습을 보입니다. 전방의 3명의 선수 중 최소 2명은 전방에 머물면서 빠른 역습을 노리고 있죠. 아예 극단적일 땐, 마레즈의 경우에는 측면 끝자락에 위치하는 등 Isolation의 극대화를 노리는 것이 펩이 공간을 점유하는 방식입니다.  마레즈가 풀백 뒤에 일방적으로 머문다면, 그 존재만으로도 풀백과 센터백은 위축될 수 밖에 없죠. 무리뉴는 아무리 못해도 1명을 남기고 모두 수비에 가담하지만, 펩은 2~3명까지 전방에 남겨두고 남은 선수 7~8명으로 수비를 합니다. 이는 펩의 철학이 관여한 부분이죠. 펩은 수비를 할 생각이 없습니다. 펩에게 최고의 수비는 볼을 점유해서 상대에게 공격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며, 이렇기 때문에 펩은 상대의 Positive Transition을 저지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억지로 공격진을 수비에 가담시키지 않죠. 


 이렇게 공격진을 전방에 뒀을 경우, 공이 그 선수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면 그 선수는 잉여가 되겠지만, 펩입니다. 펩시티는 분명 그 선수에게 공을 전개시킬 것이고, 그 선수는 역습의 첨병이 되어 뒤 따르는 다른 선수를 보면서 최고의 카운터를 보일 것입니다. 우린 이것을 알기 때문에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상대 윙어를 방치하지 못하고, 이것만으로도 공격에 가담할 수 있는 선수의 수가 줄어들 수 밖에 없죠. 지난 첼시전처럼 무리뉴는 적어도 풀백 한명은 수비진에 남겨둘 생각을 하고 있을 겁니다. 최소 3명의 선수가 후방에 위치하기 때문에 아무리 공격적으로 나서도 맨유는 7명. 맨시티는 한 선수가 가담한다면 8명. 수적으로 불리하진 않습니다. 


전술적 색채만으로 상대팀의 공격에 제약을 준다는 것이  펩시티의 강점 중 하나 아닐까 생각합니다.


# 무리뉴에겐 3가지 선택지가 있다.


 제가 생각하는 무리뉴의 전술은 크게 3가지입니다. 지난 토트넘전과 유사한 1)에레라 하프백, 2)첼시전과 유사한 4231로 페르난지뉴(첼시 당시 조르지뉴)를 괴롭히기. 마지막으론 최근 흐름을 이어서 3)제로톱 433전술입니다.  (아래 3개의 라인업에서 포그바의 자리는 결장 확정시, 프레드가 매꿀 것이라 생각합니다.)


1) 에레라 하프백을 다시?


 만약 펩이 시즌 초반처럼 3331 전술로 멘디로 하여금 왼쪽 하프스페이스를 지배하게 했다면 에레라를 하프백으로 기용하는 변칙수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에레라로 하여금 멘디의 카운터처럼 똑같이 해당 하프스페이스를 누비는 선수로 기용하는 것이죠. 공-수 양면 수 싸움에서 밀리지 않도록 에레라를 활용하는 것이 첫 번째 방법입니다. 결과가 안 좋았기에 묻힌 경향이 있지만 토트넘전 당시 무리뉴가 꺼내들었던 에레라 하프백 전술은 상당히 많은 칼럼을 양산해냈고, 저 또한 시간만 되면 분석하고 싶은 전술이기도 합니다. 최근 원래 10번이나 윙어로 뛰던 선수들이 메짤라와 윙어를 병행하는 포지셔닝을 많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경우 수비하는 입장에선 중원 혹은 측면에 수 싸움에서 밀릴 수 있는데, 이를 상쇄시킨 방법이 미드필더의 하프백 기용입니다.

 이를 통해 필요에 의해선 쓰리백을 형성해 측면 혹은 부분적인 투톱을 막아내고, 중원에 전진하여 또 한명의 홀딩 미드필더로 플레이하기도 하죠. 굳이 표현하자면 수비지역의 프리롤이라 볼 수 있겠네요. 어쨌든 이런 전술은 전술 이해도가 뛰어나고, 훌륭한 대인방어를 보여준 에레라를 활용하는데 최적일 수 있습니다. 이런 하프백을 통해 무리뉴는 영의 수비부담을 덜어줄 수 있고, 에레라의 판단에 따른 전진으로 3명이 있어야 하는 후방의 인원을 2명으로 줄이는 선택도 가능해집니다. 물론 에레라가 상대를 잘 압박해야겠지만요. 


2) 홀딩 괴롭히기, 페르난지뉴 집중공략

 두 번째는 첼시전에서 마타가 조르지뉴를 괴롭혔듯이, 맨시티의 중심인 페르난지뉴를 견제하는 전술입니다. 펩시티의 핵심 중 핵심인 페르난지뉴. 그러나 이번 시즌 맨시티에서 그나마 불안요소를 꼽으라면 왼쪽 풀백과 페르난지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발기술이 뛰어난 두 센터백과 백업이 빠른 풀백과 함께 있지만 그래도 페르난지뉴가 실수를 하면 이는 맨시티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합니다. 실제 이번시즌 맨시티의 유일한 패배인 리옹전에서도 페르난지뉴의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졌죠. 공교롭게도 맨시티의 아주 작은 약점이 첼시와 겹쳐집니다. 당시 무리뉴는 마타를 10번으로 기용하는 이례적인 선택을 했고, 마타로 하여금 상대의 핵심인 조르지뉴를 견제 하게했죠. 그리고 이 뿐만 아니라 발빠른 래쉬포드를 우측 윙어로 기용해 오버래핑이 활발한 알론소의 뒷공간을 계속 괴롭히게 했습니다. 마타가 아닌 린가드를 10번으로 기용하여 더 빠른 압박을 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현재 부상자 현황이 정확히 파악이 안되서 4231을 꺼내들 만큼 2선 자원이 많은 지 알 수 없네요. 

마타 뿐만 아니라 10번에 린가드, 에레라, 프레드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3) 최근 흐름을 살려, 제로톱.

 토트넘전과 첼시전에 무리뉴는 여지없이 맞춤 전술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러고 첼시전의 전술은 이후 경기에서도 사용했죠. 최근 무리뉴의 전술을 보면 ‘무리뉴가 급하다’ 는 느낌을 받습니다. 왜냐? 결과를 만들어 낸 전술을 Plan A로 끌어 올려 한동안 사용하다가, 해당 전술이 무너지면 다시 새로운 전술을 꺼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죠. 어떻게 보면 당연할 수 있습니다. 성적이 나오면 그 전술을 계쏙 쓰는게 이상한 일은 아니죠. 

 

 다만 나름 맞춤 전술로 꺼내든 전술을 다른 상대인 다음경기에서도 쓴다는 것은, 맞춤전술이 통했을 때 이를 Plan A로 이어갈 만큼 현재 명확한 Plan A가 없다는 부분입니다. 실제 이번시즌 무리뉴가 사용한 전술의 숫자는 이미 5개를 넘어섰죠. 무리뉴가 맨시티를 의식하지 않았을 리가 없겠지만, 가용 자원이 제한된 현 시점에서 그를 위한 전술이 준비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가장 최근에 좋은 경기력을 보인 제로톱을 그대로 다시 사용할 가능성이 사실 가장 커보이긴 합니다. (이 부분에선 결장 선수가 명확하지 않아 확언은 좀 어렵네요)


# 90분 끝까지 뛴다는 생각을 버릴 두 선수.


 일단 이 부분은 포그바가 결장한다는 전제하에 쓰겠습니다. 지금 의식의 흐름대로 쓰고 있어서 ㅎ.. 프레드가 출장한다면 프레드 그리고 린가드는 자신들이 90분이 아닌 60~70분 뛴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울 필요가 있습니다. 경기가 너무 일찌감치 기울어지지 않는다면 해당 시간 즈음에 프레드 & 린가드 <-> 펠라이니 & 래쉬포드의 교체타이밍이기 때문이죠. 마지막 한 장은 유리하면 산체즈 대신 맥토미니나 지고 있다면 마타를 투입하겠죠. 어느정도 흐름이 정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를 전제로 무리뉴가 프레드와 린가드에게 조금 무리일 수 있는 롤을 주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두 선수로 끊임없는 시프트를 통해 페르난지뉴를 압박하고, 멘디 뒷공간을 향한 스프린트를 나눠서 하는 방식이죠.


간단하게 그림으로 나타내자면 이런 느낌입니다.


현재 프레드의 위치를 린가드와 스위칭하면서 진행하는 방식이죠. 


너무 뻔한 수이긴 하지만, 번갈아가면서 페르난지뉴에게 계속 압박을 줌으로써 실수의 가능성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방식이 펩의 점유를 풀어낼 가장 합리적인 방식이라 생각합니다. 마르코스 알론소에 비해 피지컬이 뛰어난 멘디를 프레드와 린가드가 공략하는 것도 분명 어려워보이지만, 현재 극강의 맨시티에게서 결함을 만들어내려면 이 방식이 가장 좋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 무리뉴는 데샹과 알레그리의 방식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무리뉴가 프레드를 상당히 아껴쓰고 있습니다. 나름 적응을 잘 하고 있다 생각되는 프레드이지만 무리뉴는 그를 유독 아껴쓰고 있죠.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 가장 좋은 뇌피셜은 무리뉴가 프레드를 활용할 방법을 이미 정해놨었고, 그 롤이 프랑스 국가대표의 마튀디 같은 롤이라는 것이죠. 무리뉴의 전술은 수비 전술로 유명하고, 두 줄 전술의 트렌드를 만든 시메오네와는 또 다릅니다. 무리뉴는 4-4 명의 수비대형 (유벤투스도 이런 대형이었죠.) 이 아닌 두 줄을 거의 한 줄로 만들어서 틈새 공간을 없애고, 패널티 박스로 진입하는 적을 밀어내는 방식이죠. 다만 이런  횡 대형을 택하다보니, 측면이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이렇게 측면이 공략당했을 때, 높이 싸움은 무리가 없지만 쇄도하는 선수에게 전달되는 컷백에 엄청나게 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한 뒷 공간은 차단했지만 그 앞쪽에 너무 많은 공간을 상대에게 제공하여 점유율을 끝까지 내주는 상황도 나오죠. 또한 

펩시티의 가장 강력한 득점루트는 역시 측면에서 허물면서 패널티박스로 진입-> 세밀한 패스 앤 무브로 득점이죠.  물론 장단은 명확하지만, 펩시티가 3년차에 가장 안정적이고 빌드업까지 완벽에 가까운 수비라인을 형성한 현 시점에서, 유벤투스와 경기처럼 임했을 경우 진짜 볼을 잡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적어도 점유와 세밀함의 부분은 유벤투스보단 맨시티가 더 위라고 판단되기 때문이죠. 


 무리뉴가 조금은 도전적인 스탠스를 취한다면 전 이번 경기만큼은 프랑스의 월드컵과 유사한 442를 꺼내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데샹 감독은 마튀디와 음바페를 양 윙어로 기용한 442를 구사했습니다. 실질적으로 마튀디가 윙어처럼 공격에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수비시 왼쪽 측면을 틀어막고 중원 머리싸움에 개입하여 변칙적인 433 구도를 만들었습니다. 프레드에게 이런 부분을 바라는 이유는 이를 통해 마샬을 한 칸 전진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벤투스의 디발라-호날두가 보여준 모습을 마샬-산체즈가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최대한 체력을 비축해가며 상대 수비진에 부담을 주어야 변수가 만들어집니다. 맨유가 맨시티를 상대로, 무리뉴가 펩을 상대로 점유부분에서 이길 가능성은 0%입니다. 경기를 이길 가능성은 있어도 점유에서 이길 가능성은 절대 없다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스타일의 차이를 이겨내기 위해선 상대의 수비진이 전진을 꺼려하도록 만들어 맨유 수비진의 부담을 덜어주거나, 상대 수비가 전진하더라도 엄청난 리스크를 감수하도록 상황을 만들어줘야합니다.


 그 때문에 프레드와 린가드는 90분의 에너지를 60분에 쏟아 부어야합니다. 왜냐? 그들은 상대팀의 빌드업 과정에서 중앙의 페르난지뉴를 강하게 압박하고 다시 측면으로 와이드하게 벌어져서 측면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죠. 중앙을 강하게 압박하다가 상대가 라인을 충분히 올린 이후에는 측면으로 이동하는 442 형태. 이런 수비전술을 이행하기 위해선 엄청난 활동량과 스프린트가 필요할 것입니다. 

<프레드-린가드가 마샬-산체즈와 순간적이나마 위치가 바뀐 상황>


결과적으로 제가 여러분에게 보여주고 싶은 라인업은 아래와 같습니다.



# 글을 마치며,


 킥 오프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써서 프리뷰를 많이 공유하고 싶었는데, 그럴 시간이 부족하겠네요. 현재 제 글을 Brunch를 비롯해, Naver Cafe, Blog 그리고 Facebook에 공유하고 있는데, Naver Cafe는 이상하게 다시 편집하지 않으면 업로드가 안되더군요. 그래서 지난글은 다시 작성해서 업로드 했는데, 아무래도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링크로만 공유해야할 거 같아요.


프리뷰는 어디까지나 저의 뇌피셜일 뿐, 실제와는 많이 다를 가능성이 크며,  특히 이번 경기는 부상자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죠 ㅎㅎ 그냥 재미로 보시면 좋을듯 하네요.


그럼 오늘 경기도 GG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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