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모녀
잘 없는 가구 구성인데
나는 할머니랑 둘이서 살고 있다.
2년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시간은 더 빠르게 흘렀다.
누군가와 어디에 살아요?
혼자 살아요? 이야기를 하다
내가 할머니와 둘이 산다고 이야기하면 다들 신기해한다.
나이가 찬 지금도 그렇지만 어릴 때는 신기하다는 반응이 더 컸다.
할머니는 8년 전쯤 초기 치매 진단을 받았고
현재는 누가봐도 치매 노인이 되었다.
이제 나만의 독립은 결혼 전에는 영영 없을 것 같기도 하다.
4~5년 전쯤부터 혼자, 다른 공간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지만
그때도 할머니 할아버지랑 얼마나 더 오래 함께 할 수 있겠어~
결혼하면 그때 나가면 되니까~
하던 억누름이
이제는
할머니 혼자 계신데 마음이 무겁고 안 좋아서
또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아 내가 몇 년만 더 같이 지낼 걸 왜 그걸 못 참고
라고 후회할 것 같아서
여전히 내 마음을 억누르고 있다.
할머니도 아흔이다.
할머니는 치매다.
가끔 내 마음을 고요하게 만드는 단어들
나중에 내가 결혼을 늦게 해서 정말 다행이었지, 지나고 보니 정말 잘된 일이었지
싶은 순간이 올 것 같은 예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