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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어에 대하여 May 09. 2024

37살, 난 할머니와 단둘이 산다

#조모녀 



잘 없는 가구 구성인데

나는 할머니랑 둘이서 살고 있다.

2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누군가와 어디에 살아요?

혼자 살아요? 이야기를 하다

내가 할머니와 둘이 산다고 이야기하면 다들 신기해한다.

노처녀가 된 지금도 그렇지만 어릴 때는 신기하다는 반응이 더 컸다.






할머니는 8년 전쯤 초기 치매 진단을 받았고

현재는 누가봐도 치매 노인이 되었다.

이제 나만의 독립은 결혼 전에는 영영 없을 것 같기도 하다.


4~5년 전쯤부터 혼자, 다른 공간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지만

그때도 할머니 할아버지랑 얼마나 더 오래 함께 할 수 있겠어~

결혼하면 그때 나가면 되니까~

하던 억누름이 

이제는


할머니 혼자 계신데 마음이 무겁고 안 좋아서

또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아 내가 몇 년만 더 같이 지낼 걸 왜 그걸 못 참고

라고 후회할 것 같아서

여전히 내 마음을 억누르고 있다.





할머니도 아흔이다.

할머니는 치매다.

가끔 내 마음을 고요하게 만드는 단어들


나중에 내가 결혼을 늦게 해서 정말 다행이었지, 지나고 보니 정말 잘된 일이었지 

싶은 순간이 올 것 같은 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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