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풀’의 저자 패티 맥코드는 넷플릭스의 최고 인재 책임자로 14년간 일하며 최고의 성과를 내는 조직문화를 설계했다. 그 산물 중 하나인 '넷플릭스 컬쳐 덱'은 2천 만뷰 이상의 조회가 되며 실리콘 벨리 및 수많은 스타트업의 조직문화에 레퍼런스가 되었다. DVD -> 스트리밍 -> 오리지널 시리즈로 이동하며 전례없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도 위기 상황 속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어려움을 극복 해나가는 넷플릭스의 행보를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든다. '파워풀'을 읽으며 컬쳐덱이 만들어진 배경과 맥락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넷플릭스가 스트리밍으로 넘어가기 전, 회사의 삼분의 일에 가까운 직원이 나갔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회사가 직원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지원은 새로운 간식이나 수면실 등의 복지가 아니라 정말 최고의 성과를 내는 플레이어들이 모여 함께 일하며 시너지를 내는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이란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스타트업에서는 인재 채용이 정말 중요하다. 특히 규모가 작은 시점에서는 한명 한명이 회사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특히 더 그러하다. 운이 좋게도 지금 회사를 포함하여 지금까지 일했던 조직에서는 정말 똑똑하고 하드스킬과 소프트 스킬 모든 방면에서 존경할만한 동료들을 만났다. 이런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시간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몰입하게 해주었다. 똑똑한 사람들과 미친듯이 집중해 멋진 일을하며 성장하는 경험은 월요병을 없애준다.
넷플릭스 초창기부터 최고콘텐츠책임자로 일해온 테드 사란도스는 고성과자들을 각종 제약으로부터 풀어준 것이 콘텐츠 제작 사업을 매우 빠르게 성장시키는 데 필수적이었다고 말한다. 넷플릭스는 직원들에게 자신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자유를 제공했다. 이것 저것 코멘트를 퍼부으며 세세한 것까지 마이크로 매니징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고를 위한 보고, 회의를 위한 회의가 사라졌고 이러한 제약이 없어지자 넷플릭스는 더 빨리 움직이고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었다고 한다. 이전 회사에서 조직이 급격히 커지던 시기에 더이상 세세히 매니징을 할 수 없어, 동료들에게 업무를 분담하고 프로젝트의 전체를 맡기게 되기도 했는데, 오히려 훨씬 결과가 좋아 놀랐던 적이 있다. 현재도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의 경우, 경영진들이 큰 그림을 제시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가지고 진행되고 있어서, 실무자들의 자유도가 높고 그만큼 몰입하여 제약 없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니 팀웍도 좋고 제한된 리소스 안에서도 상당히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물론..앞으로 더 빡세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넷플릭스의 조직문화는 극도의 솔직함을 추구한다. CEO라도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비즈니스 상황에 대한 공유]
거래소에 상장된 회사는 공시를 통해 회사의 전략, 손익 등 경영 결과에 대한 정보를 온 세상에 공유한다. 하지만 회사의 매출, 손익 상황, 투자 상황에 대해서 자세히 구성원들과 나누는 회사를 나는 많이 보질 못했다.(지금 회사는 너무 공유해서 오히려 조금 걱정이 될 정도긴 하다.) 이런 비지니스 상황에 대한 공유를 IR 담당을 하며 배우게 되었을 때, 서비스를 개발해 나갈 때도 숫자를 생각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업무 능력이 출중한 것도 중요하지만(ex. 디자인 스킬, 코딩 스킬, 콘텐츠 제작 능력 등) 자신이 하는 일이 회사의 손익계산서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숫자의 의미는 어떤 것이고 앞으로 회사의 방향성이 무엇인지 알면 업무를 하는데 있어 훨씬 더 동기부여를 받을 것이다.
흔히 고위 경영진은 사업이 직면한 문제를 공유하는 것이 직원들의 걱정을 키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태도는 무엇이 더 큰걱정을 불러일으키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나타난다. 진실을 밝히길 망설이거나 절반의 진실만 말해서는 경멸만 키울 뿐이다. 나는 직원들이 절반의 진실만 들을 때 냉소적으로 변한다는 것을 봐왔다. 냉소주의는 암이다. 불만이 전이되고, 아첨과 뒷말을 무성하게 한다. - 파워풀 중
[서슴없이 질문하고 피드백을 공유하는 문화]
딜로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회사에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침묵한다고 답한 직장인이 무려 70%에 달했다고 한다.
넷플릭스 경영진은 어떤 직급에 있는 누구라도 중요한 통찰과 걱정거리를 혼자만 끌어안고 있지 않기를 바랬다. 개방적이고 격렬한 토론을 강조하고 힘닿는 한 경영진도 참여했으며, 경영진 끼리 토론하는 무대를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이것은 수평적이냐 수직적이냐에 대한 얘기보다 조직의 전반적인 컨센서스가 어떻냐에 대한 문제라고 본다. 가장 안좋은 것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에게 피해가 올까 무서워서 말을 아끼는 분위기일 것이다. 어떠한 질문이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근거를 바탕으로 토론하는 문화는 회사가 최선의 선택을 하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대신 구성원들도 자신이 옮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객과 회사를 위한 최선이 무엇일까를 기준으로 질문하고 근거를 바탕으로 말하는 훈련이 되어야할 것이다.
이제는 모두가 익숙한 '시즌 전 회차 공개'를 통한 몰아보기 방식은 TV에서 드라마를 방영하던 관행적 방식에 의문을 가지고 직원들이 질문한 결과라고 한다. 평가 받거나 비난 받는 것이 두려워 일의 상황이나 결과가 제대로 전사적으로 공유되지 않는 일이 없도록, 정보의 흐름을 터놓고 피드백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플레이스테이션 몇 대 가져다가 휴식공간을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 같다.
'그러게 내가 뭐랬어' 흔히 술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말이다.
터놓고 공유하면 함께 책임질 수 있다. 모르면 모른다고, 실수는 실수로 솔직히 인정하는 태도가 오히려 구성원들이 마음을 열게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사실 책에 있는 내용이 한국의 조직문화와 동떨어진 부분도 있지만, 점점 더 많은 조직이 더 민첩한 의사결정 방식과 평가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만들면서 매번 새로운 팀을 구성해야하는데 앞으로의 팀구성과 리딩에 대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말 그대로 [파워풀]한 넷플릭스 이야기!
https://www.slideshare.net/watchncompass/freedom-responsibility-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