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사는 영화 '춤추는 대수사선'에서 주인공이 뱉은 명대사지만 기획분야에도 적용해볼 수 있다. 회의실에서 아이디어를 쥐어짜는 것보다 밖으로 나가서 고객을 만나고 그들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접점을 가지는 것에서 기획은 탄생한다고 마쓰다 무네야키는 말하고 있다.
T카드는 마쓰다 무네야끼 회장의 개인적인 불편함으로부터 출발했다. 누구나 그렇듯이 마쓰다 회장의 지갑도 다양한 상점에서 발행한 포인트 카드로 가득 채워져 있었는데, 막상 필요한 카드를 사용할려고하면 카드를 찾지 못하고 헤매는 경우가 많았다. "모든 상점에서 한장의 카드로 해결할 수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실행에 옮겼다. 현재 T회원 수는 5000만명 이상이며 22만개의 매장 113개의 업체와 제휴를 맺은 통합 포인트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 T포인트는 다양한 업종의 엮여 있기 때문에 '특정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런 식당에 자주 간다' 등의 크로스 분석이 가능해진다. 이는 오프라인 인프라를 보유한 츠타야가 고객의 모습을 데이터를 통해 입체적으로 그리고 고객에 원하는 콘텐츠를 채울 수있게 해준다.
원티드의 최근 공고를 살펴보면 '사용자 리서치'를 담당하는 직무의 수가 늘고 있는 것을 보며 괜히 흐뭇한 마음이 든다. 빡빡한 일정에 시달리며 한사람이 많은 일을 담당했던 조직들이, 조금씩은 사용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그들을 관찰하는데 시간을 투자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전 싸이월드 창업자의 멘토링에서 초반에 사용자들의 CS를 다 반영했는데도 월별 활성 사용자 수가 늘지 않았다고 한다. 알고 보니 대부분의 VOC는 게임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적극적인 남성들이 쓴 것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싸이월드 팀은 모두 거리로 나가 20대 여성들이 좋아하는 것 까페에서의 라이프 스타일들을 관찰하고 반영하려고 노력했고 그 결과 미니 홈피에 다양한 스킨과 캐릭터 등이 탄생할 수 있었다.
'세계 최초의 서비스'라는 문구의 배후에는 '그렇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라는 변명이 감춰져 있는 경우가 적잖다 - 지적 자본론 중
기발하고 이제까지 없던 기획을 하는 것도 멋진 일이지만, 고객 가치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그들의 맥락과 행동을 이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 보인다.
츠타야는 단순히 책을 파는 서점이 아니라 서적 안에 표현되어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판매하는 서점을 지향했다. 책의 내용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어떤 독자들을 대상으로 책을 썼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는지 면밀히 파악해 분류하는 방식으로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을 만들때 CCC(마쓰다 무네야끼의 기획회사)가 독자적으로 창조해낸 것이다. 매장 또한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해주는 형식으로 배치했다. '영화를 즐긴다' '집안에서의 여유를 맛본다' 등 주제별로 구분된 구역안에서 보다 구체적인 제안을 실행하고 그 제안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필요한 가전제품을 진열하는 등 고객에게 문화를 제안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츠타야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서점이 탄생할 수 있었다. CCC(컬쳐 컨비니언스 클럽)은 츠타야를 통해 컬쳐 인프라를 만드는데 집중한다고 한다. 앞으로는 도로나 수도, 전기 등만이 인프라가 아니라 영화나 음악 같은 문화 역시 사람들의 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인프라가 될 것이고 그것을 제안하겠다라는 것이다.
아이폰은 말할 것도 없고, 성장하고 있는 IT 서비스들은 단순히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 예로 당근마켓은 동네에서 언제든지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했고, 카카오뱅크는 은행에 가지않아도 금융 생활에 자유로움을 제공했다. 제품 기획자로서 단순히 기능적인 로드맵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에게 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할 것인가를 고민하면 좀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