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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킹홍 Dec 07. 2019

2조 가치기업을 만든 뉴파워의 힘(BTS의 비밀)

2015, 2016년은 엑소의 해였다. 당시 공연 스타트업에서 일하던 나는 회사가 엑소와 북미 콘서트를 하게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엄청 설레였던 기억이 난다.(엑소 멤버분들의 얼굴을 외우기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같은 해에 방탄소년단의 산티아고 공연에도 우리 회사는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BTS라는 아티스트를 처음 알게 되었다. BTS는 당시 공영방송 등 전통적인 매체들이나 주류 미디어에 노출될 기회가 적었던, 어떻게보면 많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었던 그룹이었다. 하지만 당시 티켓 사이트가 오픈하자마자 수 천장의 표가 단숨에 팔렸다.  

출처 : 아리랑 뉴스

당시 이미 해외에서는 이미 SNS를 통해 BTS의 영향력이 팬클럽인 ARMY를 통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고 있었다. 당시 아직은 케이팝이 해외에서 자리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ARMY들은 라디오 방송국에 BTS의 노래를 틀어달라고 엄청나게 문의를 보냈다. 방송국에서는 BTS가 누군지 모르니 어리둥절할 뿐었겠지만. BTS는 주류 매체들을 통해 성장하지는 못했지만 글로벌 팬들과 지속적으로 트위터와 유투브를 통해 소통해왔다. 심지어 그래미를 탄 그날 저녁에도 헐리우드의 셀럽들과의 뒤풀이대신 라방(라이브 방송)으로 전세계의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렇게 차곡차곡 쌓이고 퍼져나간 BTS의 팬덤이 만들어낸 결과는 모두가 알 것이다. BTS가 열어준 포문을 타고 갓세븐, 몬스타엑스 등의 아티스트들도 글로벌로 팬덤을 확장하고있다. K-POP은 덕후들만 좋아하는 긱한 음악에서 힙한 음악으로 변신했고, 한국어는 외국인들이 가장 배우고 싶은 언어 중 하나가 되었다.



20세기는 구권력의 시대였다. 소수만 힘을 지니고 있고 그것을 나누는데 매우 인색했다. 폐쇄적이고 접근이 불가능하고 지도자 주도형이다. 수직적이고 쟁탈하는 힘이다. 대기업에서 독과점을 통해 시장을 지배하고 경쟁자를 차단하는 방식을 통해 부와 권력을 쌓아왔다. 


지금 세계 비지니스를 주도하는 신권력(New Power)은 일종의 흐름처럼 작동한다. 다수에 의해 만들어지고 오픈된 형태이며 참여를 유도한다. 언제일지 예상할 수 없지만 흐름이 거세어질 때 폭발처럼 급증하기도 한다. MBC, KBS등 공중파가 무너지고 유투브와 넷플릭스가 콘텐츠 시장을 장악한다. 이 흐름을 놓친 대기업은 '불경기'를 외친다. 그들의 먹거리가 분산되었기 때문이다. 요즘 모두의 대세가 된 '펭수'가 좋은 예이다. 미래 먹거리 싸움은 누가 더 사람을 많이 모으느냐로 결정된다. 미래에 성공하게 될 리더나 조직은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이 선하든 나쁘든 거기에 참여하고자 하는 주변 사람들의 에너지를 가장 잘 수렴하는 이들이다. 

출처 : 채널  A

신권력 세계에서 아이디어가 확산되는데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저자 제러미 하이먼스와 헨리 팀스는 ACE 설계 원칙을 제안한다. (Actionable, Connected, Extensible)


1. (Actionable): 행동에 옮길 수 있어야한다.

아이디어는 그 자체로서는 가치가 없다. 실제로 바이럴이 되는 콘텐츠나 비지니스를 보면 그저 감탄하고 기억하고 소비되는 대상이 아닌 사용자들이 행동하게 만들기 위해 설계된다. 2015년 샤오미는 하루에 폰을 210만대를 팔아 기네스 기록을 세웠다. 샤오미는 배급자나 제 3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시장에 판매했다. 샤오미는 대중과의 관계를 정말 잘 구축하여 성공한 사례를 보여준다. 해마다 미팬 축제를 열어 고객들이 상품 품평을 하고 샤오미의 기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2012년에 샤오미의 코파운더인 빈린의 인터뷰를 보면 샤오미가 이미 SNS에서 200만명 이상의 공동체를 구축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애플과는 달리 샤오미는 개발 과정을 대중에게 오픈했고, 단순히 어떤 사양이 마음에 드는지 투표를 받는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들에게 자기만의 인터페이스를 설계사라는 권유를 하기도 했다. 2015년 샤오미의 사용자 포럼에 참여한 회원은 4,000만명에 달한다. 또한 매일 100~200만의 참여가 사용자 포럼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 대중 들과 공동체 혹은 팬덤을 구축할 때 단순히 인터랙션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그것들이 반영될 때 아이디어는 확산되고, 뉴파워는 결집된다.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아이디어는 좋아요를 누르게 만드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공동체의 행동이 소통의 구조 자체를 내재되도록 하는 방법을 생각해야한다. 이는 기술이 아니라 철학이다. 공동체 구성원들이 단순히 소비하거나 순응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핵심적인 원칙을 명심해야한다. - 뉴파워 중


2. (Connected) : 연결되어야 한다.

아이디어들이 연결되었을 때 생각이 같은 사람들간의 소속감을 통해 아이디어는 널리 퍼질 수 있게 된다. 초 연결된 대중의 탄생인 것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예가 '아이스 버킷 챌린지'다. 2014년에 얼음이 담긴 버킷을 뒤집어쓰고 기부를 하는 이 챌린지는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공유와 지명을 통해 가까운 동료나 친구들에게 캠페인에 대해 알리고 행동하게 만들었다. 보통 사람들뿐만 아니라 유명 인사들도 합류하게 되면서 더욱 널리 퍼져나갔는데, 이는 빌게이츠 처럼 점잖고 영향력있는 사람을 대중 앞에서 인간미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주었고 이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을 하나의 공동체처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였다. BTS의 ARMY들도 트위터 상에서 아티스트와 소통하는 것을 넘어서서 그들 ARMY만의 문화를 만들고 팬심이라는 공동의 목적으로 연결되어 팬 문화라는 것을 서로 공유하고 연결시켜 나갔다. 피부색과 언어가 달라도 ARMY라는 단어하나로 유대감이 생기는 것이다.

네 접니다 ㅎ 미국에서 쩌리시절

3. (Extensible) : 확장가능 해야한다.

아이디어는 확산시키는 사람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대상에 맞게 적절히 변형하거나 응용하여 새로운 형태로 만들 수 있어야한다. 아이디어에 여러 집단들이 공감할 공통적인 줄기를 심어 이를 변형시키고 확장하게 만든다. 


최근 많이 힘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머먼데이에는 많은 구매가 이루어진다. 뉴욕시 산하 기관인 '92번가 Y'는 #기빙투즈데이(기부하는 화요일)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흥청망청 소비한 다음날을 기부하는 날로 정하여 자선 활동을 장려하는 캠페인이었다. 이 운동은 엄청나게 퍼져나가 2015년에는 페이팔이 24시간 동안 온라인으로 조성된 기금으로서는 기네스 기록을 세우게 된다. 중요한 것은 이 운동이 어떻게 변형되어 확장되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 캠페인의 주최자였던 '92번가 Y'는 #기빙투즈데이의 참여 방식과 확장에 대해 관여하지 않았다. 세계 여기저기서 이를 변형한 기부 캠페인이 퍼져나갔다. #기빙슈즈데이(신발기부의날) #기빙주데이(동물원 기부의 날) 뿐만아니라 싱가포르, 러시아, 남아프리카등 세계 각지에서 그들의 언어로 유사하지만 변형된 형태의 캠페인이 일어났다. ACE 원칙에 따르면 단순히 널리 공유된다고 해서 확산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마다 자신이 속한 공동체 안에서 적합하게 변형할 수 있을 때 더 폭발적인 확산이 일어날 수 있다.


*그렇다면 구권력은 무조건 나쁜 것일까?

파타고니아의 예를 살펴보자. 파타고니아는 본질적으로는 제품생산과 유통에 있어서 구권력 모델이다. 외부에서 조직에 관여하지 않고 품질 좋은 옷을 만든다. 하지만 다른 면에서는 고객들과 소통하고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기후 변화같은 사회적 이슈를 소비자들이 지지하도록 권장하고 소비 자체를 하지말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렇듯 구권력 모델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도 신권력의 가치를 수용한다면 충분히 새로운 흐름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것 같다.


최근 한 세미나에서 팬을 먼저 모으고 그들을 언제든지 돈을 쓸 수 있는 마피아로 만들어라 라는 메시지가 많이 와닿았다. 내가, 회사가, 제품이 가진 핵심 역량과 핵심가치를 제공하여 고객의 결핍을 없애줌으로써 팬을 확보하고, 그들을 행동하고, 연결하고, 확장함으로써 공고한 팬덤을 구축한다면 구권력에서 벗어나 새로운 흐름에 맞는 신권력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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