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
작년 말부터는 마이뮤직테이스트에서 IR업무를 담당했다. 신사업의 제안부터 투자 계약과 프로젝트 파이낸싱까지. 모르는 것 투성이라 많이 헤매기도 했지만 이 일을 안 하고 퇴사를 했다면 정말 후회했을 거라 생각할 만큼 관점이 넓어질 수 있었던 기회였던 것 같다. 답답했을 텐데도 친절하게 일을 알려주신 대표님과 심사역분들께 넘나 감사하다.
그 외에도 아이비리그 MBA 학생들한테 영어로 사업 내용을 피칭한다든지, 뮤직비디오 계약, 시나리오 검토 등 A&R 일을 하게 되는 등 정신없는 연초를 보냈다. 아이돌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도 하고, 이제는 친구가 된 홀랜드의 매니저 역할도 반쯤은 한 것 같다. 덕분에 홀랜드의 정식 앨범에 매니지먼트 디렉터로 올라가기도 하고 경험해 보지 못한 업무를 마음껏 해볼 수 있었던 1분기를 보냈다.
5월에 정들었던 회사를 떠나 정식으로 지금 회사(더비)에 코파운더로 조인했다. 5~7월은 대표님의 배려로 여자 친구와 함께 북유럽에서 노마드로 일할 수 있었다(너무 감사하다 ㅜㅠ 무려 70일의 오프). 시차 때문에 어려움은 있었지만 나름대로 여행을 하면서도 일을 하는 노하우가 생겼다. 올해는 대교와 협업한 교육 콘텐츠 앱부터 슬라이도와 유사하지만 좀 더 인터랙티브하고 기업 조직문화를 파악할 수 있는 프레젠톡이란 서비스를 개발했다. 지금도 영어, 독서모임, 커뮤니티 등 동시에 여러 개의 서비스를 개발 중인데, 2020년에 어떤 결과들을 가져올지 많이 기대가 된다. 인하우스지만 여러 프로덕트를 빠르게 쏟아내는 환경이 정말 즐겁다.
2. 크루/팀
많은 프로덕트의 개발이 동시에 돌아갈 수 있는 건 많은 분들이 크루에 조인해주셨기 때문이다. (물론 그분들은 조인했다고 생각 안 하실 수도 있지만) 많은 분들이 디자인, 기획, 개발, 테스트에 이르기까지 스페셜티를 가지신 분들이 도와주셔서 많은 서비스들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다른 외주 프로젝트나 이직의 기회가 있을 때 연결할 수 있는 풀이 생기게 되었다. 프로젝트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참 감사하면서도 죄송한 부분도 많다. 내년엔 더 팀 운영을 시스템화하고 매뉴얼을 확실하게 만들어 누구든 효율적으로 소프트 랜딩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 중 하나다. 2020년엔 프로덕트 만드는 사람들이 언제든 와서 디자인이나 개발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해보고 싶다.(확실히 만나서 집중해서 만드는 게 빠르다. feat 감금 개발) 이런 크루가 발전하면 엑셀러레이터라는 것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외주나 사이드 프로젝트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언제든 연락을 주시라. 사이드 프로젝트는 돈 벌면서 해야 더 흥이 나는 법!(feat. 고기)
3. 사이드 프로젝트
a. 잉포디(디자이너를 위한 실전 영어)
- 1월, 10월 베타를 진행했다. 부족한 운영에도 참여해주심이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꼭 내가 운영을 안 하더라도 계속해서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이다. 참여해주신 분께서 다니던 영어 회화보다 훨~~ 씬 많은 도움과 자신감을 줬다고 해주셔서 나름의 자신감이 생겼다. 2020년엔 영작 한편 미디엄에 올리기, 데모 스피치 등 좀 더 다양한 클래스를 열고, 우리 회사에서 개발한 서비스와도 연결할 부분이 분명 있을 것 같다.
b. UX 컨설팅
- 초기 스타트업은 UX나 프로덕트 조직을 운영하는 데 있어 확실히 니즈가 있는 것 같다. 드러난 문제도 명백한 경우가 많고,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부분도 명확한 것 같다. 나로서도 다양한 산업군의 도메인을 볼 수 있다는 엄청난 장점이 실무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관점을 넓히는 스터디의 개념으로 조금씩 진행하고 싶다.
c. 비건 콘텐츠 커뮤니티
- 한국에 사는 외국인이 비건이면 살기 정말 어렵다. 조금은 여자 친구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아침부터 고기만 먹는 식습관을 개선하고자 비건 식당도 많이 가고, 영상도 많이 촬영했다. 올해 시작한 인스타그램의 경우 느리지만 1300명까지는 성장할 수 있었고, 한국 내에서 비건 커뮤니티도 조금씩 만들어 가는 중이다. 1월 1일부터는 나도 일주일간 풀 비건에 도전한다. 태어나서 아마 가장 많은 야채를 먹지 않을까 ㅜㅠ 유튜브는 말만 하고 제대로 못해서 너무 아쉽다. 2020년엔 제대로 다시 도전!
d. 에어비엔비
했다고 하기도 부끄러울 만큼 짧은 기간 운영에 대부분 친구가 운영을 해주었지만, 퇴사 후 아주 짧은 기간을 못 참고 석촌 호수에 에어비엔비를 운영해 보았다. 나름 평점 5점에 꽤 많은 수의 외국인들이 머물고 갔다. 주변에 셰어하우스나 에어비엔비를 운영하시는 분이 많아 취미 삼아 해본 것이었는데, 공간을 소유한다는 것은 꽤나 매력적인 일인 것 같다.(뭘 해도 공간이 늘 문제다.)
4. 강의
a. UX 관련 : 클래스 101(펀딩 실패면 안열린다), 경희대, 동아대, 패스트캠퍼스 구글 스프린트 5,7기 + 서비스 기획 스쿨 특강, 오픈패쓰 with 디자인 스펙트럼, 스페이스 오디티
b. 일 관련 : 알유프리, 생존력 -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컬쳐랩 - 커뮤니티
https://platum.kr/archives/115442
다른 사람들이 빤히 쳐다보면 부끄럽기도 하고 오글거리기도 하여 들어온 강의를 거절 하기도 했는데, 내 강의를 들으신 분들 중 잘하시는 분들이 크루가 되고 프로젝트에 큰 기여를 하는 걸 경험하고 나서는, 시간이 허락하는 한에서는 강의를 지속적으로 해보기로 했다. 2020년에는 카메라 앞에서의 뻘쯈함을 극복하는 것과 좀 더 실무에 도움이 되는 실전적 콘텐츠를 쌓는 것이 목표다. 이런 강의자료를 잘 쌓으면 사실 실무에서 그대로 매뉴얼이 된다.
5. 책과 글
a. 글
작년에 이북을 내고 올해는 꾸준히 글을 써보고자 했는데 총 37개의 글을 발행했다. 그중 12개는 책에서 발췌한 부분이니 새로 쓴 글은 25개이다. 1000명이던 구독자가 15개로 브런치 구독자 2200명까지 올랐으니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브런치는 정말 구독자 올리기가 너무 어렵다. 돈 관련 글을 쓰면 확실히 공유수가 200 이상씩 나오는 걸 보니 역시 어그로를 좀 더 끌어야 하는 것인가?!
퍼블리 - 내가 쓴 글은 아니지만 이전에 진행한 인터뷰 내용의 검수를 진행했다. 좋은 인터뷰 기회를 주신 지홍 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https://publy.co/set/211?fr=search
b. 책
책을 읽은 걸 미리미리 기록했어야 했는데 엑셀로 정리하다가 귀찮아서 23권에서 멈췄다. 확실한 건... 50권은 넘긴 것 같다. 독서 모임을 여러 개 참여하는 것이 책을 억지로 읽는데 도움이 된다. 2020년은 주 2권을 목표로
기억에 남는 책은 - OKR, 콘텐츠의 미래, 더히스토리오브퓨쳐, 포뮬러
6. 커뮤니티/모임
a. UX 관련 : UI LAB with 프롬 디자인, UX Days 서울 with 듀오톤
b. 독서 : 씽큐베이션 - 만담, 트레바리 - 기획자의 노트, 차이나 스토리
c. 글쓰기 : 낯선대학 100일 글쓰기, 글금
d. 그 외 : 머니랩, 원스텝 재테크, 100일 약 먹기, year end by 진재
- 커뮤니티나 모임을 통해서 많은 분들을 만나 뵐 수 있었다. 올해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들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많은 도움을 주셨다. 느슨한 연대를 통해 도움을 받게 될 때는 커뮤니티의 유대감을 느끼게 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면서 감사한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드는 것 같다. 얼른 나도 도움을 줄 수 있을 만큼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늘 든다.
7. 취미
a. 여행 - 미국, 미얀마 + 북유럽 70일, 프라하
b. 운동 - 피티(피티를 해도 주 최소 4회를 채우지 않으면 무쓸모란 걸 깨달았다)
c. 음악(니가?) - 미니농에게 DJ깔짝, 강백수 형님의 작작 클래스 수강 + 3집 앨범의 투자자가 되었다(영광)
d. 유튜브 - A7m3, A6400, 크레인 m2, 무선 마이크 ㅉㅉ 장비만 사면 뭘 하나 편집을 해야지, 매일 영상을 올리는 크리에이터를 보면서 반성 또 반성
e. 정리 23개 - 네이버 테크 밋 스타트업, 스페이스 오디티 - 뉴스레터, 팬덤 연구소 블립, 퓨쳐컨퍼런스 - 안태완님, 이상인님, 피그마 밋업, 애플 발표, 배민 마케터 김지현님, 남세동 대표님, 72초 티비, 밸런스히어로, 코인원 PM, MJ의 위챗, 애플, UI Lab - 동영님, 승님, 북섭님, 코인원 오혜진 CO님, 아마존 바이라인네트워크, 현규님의 BX, 차이나 브릿지 - 연경님(중국여행에 필요한 꿀팁), 은희님(IR), 황윤정님(중국 디자인)
f. 웹툰 - 올해의 웹툰 : 계약 우정(다음)
g. 영화 - 올해의 영화 : 엔드게임, 포드 앤 페라리
h. 술 모으기 - 거실 한켠이 Bar가 되었다. 아까워서 뜯진 않았다. 내년엔 마실 기회도 있길(누구든 웰컴!)
8. 올해 배운 것
- 불확실성에 익숙해지자
- 어차피 대부분 실패한다
- 좀 더 들이대도 괜찮다
- 빨리 좀 하자
- 모른다면 모른다고 하자. 아는 사람을 찾아서 시키든지 배우든지 하자.
- 겸손하자
- 매일 조금씩 나아지자
- 욕심부리지 말자
- 연결망이 중요하다
- 꾸준함, 성실함은 그냥 베이스다
- 일단 실행하면 웬만한 문제는 해결된다
- 99.99%는 못한 게 아니라 안 한 거다
-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다
9. Overall
Keep
- 계속 성실히 열심히 살기
Problem
- 이상한 곳에서 바틀넥이 걸리는 경우 있음
- 우선순위 결정 더 잘해야 함
-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생각을 버려야 함
Try
- 좀 더 실행력을 갖추기
- 선택과 집중
- 위임 더 잘하기
- 연결망 갖추기
- 시스템화 매뉴얼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