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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킹홍 Jan 17. 2020

돈을 벌려면 디커플링을 배워야 한다.

“우리가 특별히 잘못한 건 없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무너지고 말았다.” 노키아의 전 CEO 스티븐 엘롭.


한때 시장을 장악했던 노키아는 과거의 명성을 잃고 누군가에게 파괴된 사례로 남아 사례 분석의 대상이 되는 안타까운 사례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신생 기업에 의해 시장이 완전히 뒤바뀌는 현상이 흔하게 나타났다. 에어비엔비, 유튜브, 트위치, 아마존 등, 그야말로 기존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대기업을 무너뜨리고 시장의 판도를 뒤바꿔 버린 기업들이다. 수많은 학자들과 컨설턴트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기술을 강조했다. 실리콘벨리가 부상함에 따라 이 주장은 어느 정도 타당한 듯 보였다. 파괴된 시장에서 살아남을 대책은 신기술이라고 분석하고 새로운 기술을 혁신하는데 매달려왔다.


저자 탈레스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로, 수백 개의 대기업과 신흥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하고 임원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시장 파괴의 현상을 분석하였다. 실제로 책에는 글에는 다 담을 수 조차 없는 방대한 양의 보물 같은 예시들로 가득하다. 올해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보물 같은 책을 발견해버렸다.


1. 신흥 기업이 시장을 판도를 바꾸는 현상 '디커플링'

저자는 시장의 판도가 바뀌는 현상에 대해 '디커플링(decoupling)'을 설명한다. 저자가 지칭하는 디커플링은 '분리'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디커플링(decoupling)은 ‘탈(脫) 동조화’의 뜻으로, 보통 경제 분야에서 국가의 경제나 환율 등이 전반적인 세계의 흐름과는 달리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현상을 말한다.


시장을 파괴하고 혁신하는 게임 체인저들은 '제품 탐색 - 평가 -  구매 - 사용'으로 이어지는 고객 가치사슬(Customer Value Chain)에서 연결고리의 약한 고리를 깨뜨린 후 자기가 그 일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하나 또는 몇 개의 단계를 훔쳐가는 방식으로 위협을 가한다는 것이다. 지금이야 모두 대단한 기술력을 가진 회사들이 되었지만 우버, 에어비엔비 등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장악한 것은 아니다. 우버의 경우 차로 이동하는 것과 차를 소유, 운전하는 것을 분리해냈다. 차량을 구매하고 보유하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디커플러(분리자)인 것이다.



2. 디커플링으로 시장을 장악하는 사례

디커플링의 전형적인 패턴은 보통 다음과 같다. 고객 소비 전 과정의 약한 일부만 취하고 있으며, 엄청난 속도로 틈새를 파고들어가 시장을 장악했다는 점이다. 이는 커머스, 미디어, 금융, 제조 등 모든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발생되고 있다고 한다. 디커플링으로 시장을 장악한 예를 알아보자.


앞서 말한 우버는 '검색 - 구입 - 사용 - 폐기'에 이르는 자동차 이용 활동에서 '사용'의 단계만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트위치는 '게임 구경'이라는 단계만 분리하여 제공했다. 트위치의 시장가치는 조 단위를 훌쩍 뛰어넘는다. 하이어쉐프는 '조리법 찾기 - 재료 구입하기 - 요리하기'를 분리하고 마지막 단계인 음식 먹는 일만 남겨 놓는다. 심지어 요리사가 부엌 정리까지 해준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시청'하기 단계만 공략했다.


한국에서도 디커플링을 통해 부상한 스타트업들이 많다. 토스는 송금이라는 단계를 분리해내었다. 마켓 컬리는 신선하고 좋은 재료 구입을 힘들어하는 소비자에게 ‘재료 배송’ 단계만 서비스한다. 타다는 차량의 '사용' 그것도 '쾌적한 사용'을 분리해내었다. 배달의 민족, 야놀자, 마이뮤직테이스트 등 시장의 흐름을 바꿔놓은 게임 체인저들은 고객 벨류 체인을 면밀히 분해해내고 공략한다. 그리고 확장하기 위해 벨류체인을 하나씩 점거해 나간다.


3. 시장을 혁신하려면 '디커플링'을 배우자

이렇게 시장이 급격히 바뀌는 환경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새로운 기술을 찾고 발전시키는데만 의존하지 말고 고객 가치사슬(value chain) 파악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치 사슬의 긴 여정 중 고객에게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부분을 없애 버리고 자신이 원하는 가치만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고객 중심적 혁신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신생 기업이 게임 체인저가 되는 사례들 뿐만 아니라, 기존 기업이 신생 기업의 공격에 대응하는 방법, 자신의 비즈니스에 도입해 사업 모델을 혁신하는 법 등을 수백 개 기업의 사례를 근거로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UX를 넘어서서 비즈니스에 대한 분석을 할 때, 고객 가치 사슬을 중심으로 분석해보고 무엇을 분리해내어 개선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보면 많은 실무자분들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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