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가스!! 불이 꺼지지 않는 카지노의 도시 한복판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컨퍼런스가 매년 열린다. IT업계에서 계속 일해오며 너무나 가고 싶었던 그곳에 드디어 가보게 되었다! 4일간 열리기 때문에 충분히 다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커도 너무 크다. 천조국 스케일이 이런 거구나 할 만큼 전시장이 넓기 때문에 처음 가는 분들을 위한 초보자 가이드는 따로 한번 써볼 예정이다.(하루에 평균 2만 보 정도 걸었다.)
멋진 해외 기업들의 화려한 볼거리들을 기대하고 갔지만, 가장 외신들의 주목을 많이 받은 것은 우리나라의 기업들과 제품들이었다.(국뽕이 차오른다!) 4일간 관람하며 가장 임팩트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제품들을 위주로 리뷰를 해보려고 한다.
보통 인공지능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시리나 알렉사와 같은 Assistant 형태의 인공지능을 떠오르는데, Neon은 어시스턴트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아바타이다. 우선 옷의 주름이나 표정 등의 디테일이 놀라웠다. 현장의 직원 분 설명으로는 각 업계의 전문직종의 데이터에 대한 학습을 바탕으로 Neon이 구성되고 아나운서, 스튜어디스, 댄서 등 실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과 흡사한 인공지능으로 사람과 더욱 디테일한 인터랙션이 가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ay8hlfSqwc&feature=youtu.be
볼리는 공 모양의 로봇으로 집아에서 자유롭게 이동하고 사용자를 인식해 따라다닐 수 있다. 집안 곳곳을 모니터링하며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스마트폰, TV, 빛 등 스마트 기기와 연동해 다양한 명령들을 수행할 수 있다. 네온과 달리 어시스턴트의 역할에 더 충실한 이 로봇이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c7N5UDZX7TQ
https://www.youtube.com/watch?v=_JsSfI5aX_c
CES에는 정말 많은 모빌리티 제품들이 나왔다. 자율주행은 아직 좀 먼 얘기지만,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센서나 전기차량에 관한 제품들이 많이 등장했다. 인상 깊었던 점은 전기차가 나오면서 가전제품을 만들던 회사들이 차량을 선보이고 스마트 시티와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려 했다는 점이다. 차량을 만들던 회사는 AI를 탑재시키고 다양한 컨셉의 차량들을 선보였는데, 그중 주목을 받은 제품들을 살펴보자.
현대는 UAM(Urban Air Mobility)를 내세우며 자율주행이 아니라 도로라는 공간적인 제약을 벗어나는 컨셉의 차량?을 선보였다. 거대한 드론에 가까워 보이는 이 차량은 우버와 합작으로 2023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벤츠의 컨셉카가 가장 멋졌다.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아바타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이 화려한 외관의 자동차는 영화에서처럼 인간과 기계의 '교감'이 이루어진다. 손을 컨트롤러에 대면 사람의 심장 박동 수 등과 연동되어 자동차 뒤편의 지느러미처럼 생긴 부분이 반응한다. 자율 주행차량이며 측면 주행이 가능하다. 라스베가스 스트랩에서 실제로 주행을 했다고 하는데, 주행 영상을 찾아보는 중. 디자인이 다 했다.
https://www.cnet.com/roadshow/videos/the-mercedes-benz-vision-avtr-concept-hits-the-stage-at-ces/
소니가 전기차를 선보인 것은 나름 충격적이었다. 이미징 및 센싱 분야 기술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전기차 '비전-S(Vision-S)'를 발표했다. 센서들은 360도 주변을 감지해 다양한 주행 상황을 인지하고 12대의 카메라와 레이더 그리고 초음파 센서 등을 통해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 현재 컨셉카에 탑재된 기술로 레벨 2의 자율주행이 가능하고 향후에는 레벨 4까지 소프트웨어만으로 가능하다고 한다. 센서하면 역시 소니인가. 덩치가 큰 전기전자 제품을 만드는 거라고 생각하면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우버와 리프트에서도 자율 주행 솔루션 탑재된 차량으로 테스트를 해보고 있다. 꼭 타보고 싶었지만 ㅜㅠ 인기가 많아서인지 부르는 데는 실패했다. 관련 기사는 아래 링크를 첨부한다.
https://qz.com/1781876/ces-2020-what-its-like-to-ride-in-a-self-driving-lyft/app
Aptiv’s LIDAR가 탑재된 Lyft의 자율 주행 차량
그 외 모빌리티 동향에 대한 부분은 또 CES 고수분께서 요약정리해 주셨다!
센트럴 Hall에서도 압도적 존재감을 보여주는 두 회사다. 작년에도 나왔지만 위에서 아래로도 내려오는 롤다운 TV를 보여준 LG와 8K 크기 다변화 정도가 주요 포인트일 듯한데, 작년 대비 아주 새롭다고는 못하지만 다양성(제품 확장)과 내실을 챙기는 것이 아닌가 싶다.
LG's rollable OLED
Samsung Q950TS 8K QLED TV
베젤이 거의 없는 8K QLED TV와 모바일 환경과 유사한 UI를 보이는 SERO 세로 TV
스마트 농장에 들어가는 제품들을 개발하는 엔씽의 주력 상품은 플랜티 큐브다. 컨테이너 내에서 작물을 심은 선반을 수직으로 쌓아서 키워 ‘버티컬팜(Vertical Farm)’이라고도 한다. IoT 기반 센서를 활용해 농장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컨트롤할 수 있다. 온도·습도·조도·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분석하고 이를 최적화하여 어디서든 작물의 일정한 양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동 등 다양한 글로벌 지역에 진출 중이라고 한다. 엔씽은 2020 CES에서 스마트시티 부문 혁신상을 수상했다.
비트센싱은 만도에서 레이더 기술을 개발하던 분들이 모여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레이더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군과 기술력을 통해 혁신을 이루어 나가고 있다. 작년 그랜드 팁스에서 우승하기도 한 회사다. 스마트 시티에 활용될 수 있는 넓은 커버리지의 레이더를 활용한 교통 인프라 컨트롤 뿐만 아니라 차내나 실내에서 사람의 심장 박동이나 다양한 상황에 대한 인지를 통해 사용자들의 안전과 편의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비트센싱 또한 이번 CES에서 스마트시티 부문 혁신상을 수상했다.
테크 컨퍼런스에 푸드 회사라니? 대체 육류를 리딩하는 회사 중 하나인 임파서블 버거에서 CES에 부스를 내고 시식회 및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맛 자체는 비욘드미트나 지구인 컴퍼니의 언리미티드 제품이 더 맛있다고 느껴졌지만, 푸드 테크도 점점 더 확장되고 테크 컨퍼런스에 등장했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복잡한 공항에서는 여행지에 대한 정보나, 환승 정보 등을 직관적으로 찾기가 어렵다 이번에 델타가 선보인 ‘평행 현실(Parallel Reality)’ 을 통하면 자신의 탑승권을 인식만하면 여행 목적지에 따라 전광판에 서로 다른 맞춤 정보가 보였다. 상용화가 된다면 정말 직관적이고 여행의 경험을 달라지게 만들어줄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델타항공 부스에서는 마치 아이언맨의 수트를 연상시키는 웨어러블 로봇도 등장했다. 체험자들은 이 수트를 착용한 후 30kg가 넘는 여행용 가방을 가뿐하게 들어 올렸다. 온몸에 걸쳐 착용하는 이 수트형 로봇은 200파운드(90kg)의 짐까지는 쉽게 들어 올릴 수 있다고 한다. 공항에서 무거운 짐을 나르는 직원들에게 적용되면 안전과 효율 둘 다 잡을 수 있을 듯하다.
아무래도 하드웨어 제품들이 눈길을 끌다 보니 소프트웨어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는 않았는데,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회사가 있었다. 보통 CES에서 키노트 발표는 나중에 녹화본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부스 위주로 돌고 참석은 하지 않았는데, 이 회사의 키노트는 유일하게 챙겨본 키노트 발표였다.
Quibi는 ‘한 입 빠르게 베어 문(Quick Bites)’이라는 뜻으로 슛폼 콘텐츠 플랫폼이다. 창업 멤버도 화려한데,
‘드림웍스’ 창업자 제프리 카젠버그가 공동창업자로 있고 이미 누적 투자금 10억 달러를 유치했다.
인상 깊었던 점은 오직 모바일에서 볼 수 있는 맥락을 고려하여 가로, 세로 어떤 상태던지 화면이 전환되며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촬영부터, 기술까지 지원한다는 것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협업해 한밤중에만 볼 수 있는 공포영화 등 모바일의 컨텍스트를 반영하려는 많은 시도들을 발표를 통해 공개했다.
구글 클라우드팀과 협업하여 백핸드 ai 등 서포트를 받고, 펩시를 비롯한 대형 광고사들을 이미 확보하는 등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숏폼에서도 고퀄리티 오리지널 콘텐츠로 승부를 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퀴비는 4월에 175개의 작품, 8500개의 에피소드들과 함께 런칭 될 예정이라고 한다.
대략 17만 명 정도 참가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행사에, 한국 부스의 수나 참가자의 수가 세 번째로 많다고 한다. 그만큼 기업과 기관들에서 IT에 대한 관심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게 아닐까. 4일간 하루 종일 돌아다니고 새로운 정보를 접하는 게 생각보다는 체력이 많이 요하는 일이었지만, 많은 기업의 제품과 실무자들을 만나고 배울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Adios 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