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워킹 홀리데이는 만 30세까지만 가능하다.
내 삶에 제일 아쉬운 순간을 하나 꼽으라면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라는 사실이다. 지금이야 예전보다 워킹 홀리데이를 갈 수 있는 국가가 많아졌기에 기회와 선택의 폭 그리고 정보 공유까지 넓어졌지만 그때는 그렇지 못했다. (참고로 나는 03학번인데) 그때는 저가 항공이라는 개념도 전무하다시피 했고 해외여행을 가려고 하면 가까운 일본행 항공권 가격부터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남자는 군대를 다녀오기 전에 출국은 더더욱 어려웠다. 그렇게 넓은 세상과 접할 기회를 계속 놓치고 뒤늦게 늦바람이 들었지만 결국 청춘에게 주어진 혜택 워킹 홀리데이 비자 한번 못 써 보고 30대가 되었다.
내가 워킹 홀리데이 라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군대를 전역한 이후 2007년 학교에서 알게 된 동생이었는데 일본어를 전공하는 그녀는 2학년을 일본에서 보낼 예정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알았다.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를. 그러나 그 당시만 하더라도 워킹 홀리데이 협약이 된 국가는 가까운 일본과 농장과 공장 인력이 늘 부족했던 호주 정도였다. 그 조차도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던 시절이었다. 어쨌든, 워킹 홀리데이 비자는 청춘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고 보다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이다.
이건 여담 아니 이게 오늘 이야기의 핵심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이야기를 하려고 위에 워킹 홀리데이 이야기를 살짝 언급했을 뿐이다.
이 이야기는 대만에서 한식당 창업하면서 정작 해외에서 정당하게 체류할 근거 자료인 비자 발급 절차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온 한국인(이하 사장님이라 칭함)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인 커뮤니티에서 해외 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던 사장님을 가게에서 처음 만났을 때 내가 제일 먼저 했던 일은 사장님과 가게 직원 사이에서 통역을 해 주는 일이었다. 가게 내부 공사가 끝나고 이미 가오픈 상태로 영업을 하고 있었는데 사장님과 직원은 말도 통하지 않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나는 이 상황에 너무나 의구심이 들어서 조심스럽게 비자에 대해서 물어봤는데 너무나 당당하게 관광비자(무비자 90일)로 입국을 했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사장님이 비자 변경을 해야 한다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현재 사장님의 조건이 비자 발급이 안 되는 상황이었는데 이것에 대한 대비책이 없어 보였다. (어느 나라든 외국인이 자국에서 합법적인 노동을 하기 위해서는 충족해야 하는 요구 사항들이 많다)
결국 나는 오지랖 넓게 참견 아닌 참견을 했는데 돌아오는 답변이 가관이었다.
"그럼 워킹 홀리데이 비자 신청하면 되죠"... 나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비자 발급이 뭐 한국 여권 있고 서류에 서명 몇 번만 하면 발급이 되는 통장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해외에서 창업하겠다'라는 사람이 가진 태도나 지식수준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런 준비 상태로 장사가 잘 될 것 같지도 않았지만 잘 되더라도 행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겠구나 싶었다. 행정적인 문제가 심각한 것은 최악의 경우 추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 사장님은 '이미 한식당을 영업 중에 있었다'라는 사실이다. 본인은 사장이라고 하지만 실제 명의는 당연히도 타인의 것이었고 본인은 음식 하나는 자신 있다며! 추후 2호점, 3호 점도 이야기하셨지만 나는 그 말이 한마디도 와닿지가 않았다. 당장 눈앞에 닥쳐 있는 본인의 위기?를 모르고 음식만 맛있으면 된다.라고 큰소리치는 사장님과 나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었지만 심히 걱정이 되었다.
창업이 어디 돈만 있으면 되는 건가? 물론 한국에서는 그게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여기는 한국이 아니잖아요.
음식이 맛있어도 단 한 번의 행정적인 처분을 받으면 모든 게 무용지물일 뿐이다. 그리고 직원과도 의사소통이 안되는데 담당 공무원 하고는 어떻게 하려고요?
이번 이야기는 특정 인물과 해당 영업장을 비하할 의도가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점을 공유해서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알리기 위함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