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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이완짹슨 Feb 01. 2022

나의 '대만 이름'은!

모든 외국인들은 '중국어 이름' 이 있다.

성룡, 유덕화, 장국영, 이연걸, 주윤발, 견자단, 왕조현 등 낯설지만 한 번쯤 들어본 적 있는 이름들은 우리나라에서 홍콩 누아르나 무술 영화가 최절정의 인기를 달릴 때 출연했던 중화권 유명 배우들의 이름이다. 물론 이는 그들의 진짜 이름이 아니라 한국식 표기법에 의해 발음하는 소위 한국식 이름이다. 


대표적인 친한파 성룡의 원래 이름은 '청룽(成龍), 영어 이름은 'Jackie Chan'이다. 나라로 예를 들면 타이완(Taiwan臺灣)을 대만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청룽이라는 이름을 한국식으로 성룡이라고 불러온 것이다. 


어린 시절 나는 그들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읽히면서도 뭔가 한국에서 흔치는 않은 이름이어서 조금은 어색하게만 느껴지던 시절이 있었는데 나중에서야 그들의 한자 이름을 한국식으로 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자어가 있는 한국 이름들

어른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간혹 이름의 뜻을 묻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대부분의 한국인이 한자 이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는 '서로 상相'과 '법 헌憲'을 사용해서 '상헌'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뜻이 담긴 한자 이름만 가지고 있을 뿐, 대부분 중국어 발음은 대부분 모르고 있다. 물론 한국에서 살면서 이걸 굳이? 알 필요는 없다. 나 또한 대만에 살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혹여나 중화권에서 살아갈 계획이 있다면? 자신의 한자어 이름을 중국어로 어떻게 발음하는지 알아두면 좋을 듯하다. 



대만에서 나의 이름은

나의 대만 이름 그러니까 대만 이민소에서 발급하는 신분증에 적힌 나의 이름은 '陳相憲'이다. 중국어로 내뱉는 발음을 그대로 적으면  '천씨앙씨엔'이라고 읽는데, 조금 더 빠르게 읽을 때는 '천썅쎈' 뭐 이렇게 해도 거의 똑같이 들린다. 그리고 성을 빼고 이름만 부를 때는 '씨앙씨엔 혹은 썅쎈'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는데 내 이름이지만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다. (차라리 장첸이 더 좋겠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로마자로 표기하면 'Chen xiang xian'인데 막상 중국어에서 빠질 수 없는 '성조' 발음으로 듣다 보면 성조 특유의 억양 때문에 욕도 아닌 것이 이름도 아닌 것이 꽤나 낯설게 들린다. 

<한국인처럼 한자 이름이 없을 외국인은 본래 이름과 비슷한 발음으로 작명이 가능하다> - 중산대학교 어학당 초급 수료식 날 -

대만에서 흔한 성 '진陳'

예전에 영화배우 송지효와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했던 '진백림'을 기억하는가? 대만을 대표하는 청춘스타 그의 성 또한 나와 같은 '진'씨이다. 진백림의 중국어 이름은 '陳柏霖, 로마자로 천보린(Chen Bolin)'이다. 


한국에서는 흔하지 않은 성이지만 대만에서는 한국 '김, 이, 박'처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성 중 하나인데

대만에서는 진과 더불어 '왕'과 '하'가 제일 많은 성씨이다. 왕의 경우 발음 끝을 살짝 올려서 '왕~' 그대로 발음하지만 '하(여름)'의 경우는 '쌰!'라고 마지막에 강하게 내려주는 발음을 해야 하는데 막상 입에 붙으면 꽤나 발음하기도 쉽고 귀여운 발음이다. 


그런 이유로 내 중국 이름이 현지인들에게 이질감 없이 불린다. 부르는 사람은 자연스러운데 듣는 당사자는 어색한 상황인 것이다. 



관공서 & 병원

한국에서 고객 혹은 타인의 이름을 부를 때 보통은 이름 뒤에 '님'을 붙이지만, 대만에서는 남성은 '先生(선생)' 여성은 '小姐(소저)'를 뒤에 붙인다. 그러니까 나의 경우는 '진 선생(陳先生)' 이 되고, 여자라면 '진소저'로 불리는 것이다. (아참! 여기서 중요한 것은 중국에서 '小姐(소저)'라고 하면 큰 실례가 되는데 소위 업소에서 일을 하는 여성을 지칭하는 뜻이기 때문이다)


대만과 중국은 같은 중국어를 사용하지만 단어 사용에 대해서는 미묘한 차이가 있기에 알아두면 비즈니스를 할 때 큰 실례를 피할 수 있다. 



PS

대만을 포함한 외국에서 누군가를 만나면 나의 이름을 'JACKSON'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를 한다. 

여전히 어색한 중국어 이름과 약간 꼬인 발음의 한국 이름 JIN SANG HEON 보다는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이름이 나도 그들도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확히는 사람들이 '잭슨' 대신 '짹슨'이라고 부른다. 물어보니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그게 입에 잘 붙는다고 한다. 


그래서 나의 필명이 바로 '타이완 짹슨' 이기도 한 이유이다. (아참, 유튜브 채널도 있지만 브런치보다 구독자는 한참이나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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